국감서 가계통신비 다뤄지는 상황 속, 이통사 간 눈치싸움 작용한 결과

국내 이동통신 시장이 아이폰8의 출시를 앞두고 '관망세'를 지속하고 있다.

[공감신문] 애플의 아이폰8이 국내 출시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이동통신 시장 분위기가 예년과 달리 잠잠하다. 

일반적으로 이통사 및 제조사는 신형 제품의 출시 전 구형 폰의 재고 소진을 위해 지원금을 올리고, 대기 수요를 얼마간 끌어들이는데 이번에는 상황이 조금 다르다. 

24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지난 주 17일부터 21일까지 이동통신 3사의 번호이동 건수는 하루 평균 1만 4670건에 불과했다. 이는 그전 주인 10일부터 14일까지의 기간(2만 25건)보다 27% 감소한 수치다. 

보통 월요일은 이통사의 전산휴무일인 일요일 다음날이기 때문에 물량이 몰리는데, 지난 23일 월요일에는 2만 4578건으로 16일(2만 4219건)과 비슷했다.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8. [삼성전자 웹사이트 캡쳐]

수요가 많은 프리미엄폰 지원금 동향도 조용하다. 이 기간 동안 SK텔레콤은 삼성전자의 갤럭시S8 지원금을 최고 4만원까지, 구형 폰인 갤럭시S7의 지원금을 최고 18만 4000원 올린 데 그쳤다. 

이와 같은 시장 분위기는 이달 초부터 지속되고 있다. 추석 연휴 기간 동안 고액의 보조금이 유포되긴 했으나, 우려와 달리 '대란' 수준은 아니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이는 방송통신위원회가 집중 모니터링에 나선 것과 더불어, 상한제 폐지 이후 지원금 인상을 두고 이통사 간 눈치 싸움이 작용한 결과인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정감사에 이통 3사 CEO들이 증인으로 채택됐다는 점도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SK텔레콤 박정호 사장은 지난 12일 국정감사에 출석했으며, 오는 30일 종합감사에는 LG유플러스 권영수 부회장이 출석하게 된다. KT의 황창규 회장은 업무 일정 등으로 인해 출석 여부를 확정하지 못했다. 

아이폰8, 아이폰8 플러스의 수요 상당수를 아이폰X(텐)이 흡수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애플 웹사이트 캡쳐]

업계 한 관계자는 "국감에서 가계통신비가 주요 이슈로 다뤄지는 상황에서 굳이 책잡힐 만한 상황을 만들 이유가 없을 것"이라면서, "당분간 조용한 분위기가 이어질 전망"이라 내다봤다. 

업계에서는 내달 3일 아이폰8 출시일까지는 이 같은 관망세가 이어질 것이라 보고 있다. 아이폰8은 오는 27일 예약판매를 시작으로 내달 3일 국내에 정식 출시된다. 아이폰8의 예약판매가 시작되면 견제를 위해 경쟁 제품의 보조금이 오를 것이라는 전망도 함께 나오고 있다. 

그러나 아이폰8의 대기 수요가 기대만큼은 미치지 못할 것이란 예상도 나오고 있다. 또한 갤럭시노트8과 LG전자의 V30이 신제품 수요 일부를 흡수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지난 달 하루 평균 번호이동은 1만 6268건이었는데, 계절적으로 비수기라는 점을 감안할 경우 최근의 번호이동 건수는 결코 적은 편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밖에 아이폰8의 배터리 스웰링 문제 등에 대한 우려 섞인 시선도 존재하며, 짧은 시차를 두고 출시될 아이폰X(텐)으로 대기 수요가 분산될 수 있다는 점도 이와 같은 관측을 뒷받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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