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글라데시 “감당할 수 없는 상황”...유엔 “3833억원 기부하기로 약정”

미얀마를 탈출해 방글라데시로 도피한 로힝야족 난민들. 끝이 보이지 않는 난민 행렬. [EPA]

[공감신문] 미얀마 군을 피해 국경을 넘어 방글라데시로 도피한 로힝야족 난민이 곧 100만명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미얀마 군의 탄압이 거세지면서 21세기 아시아 최대 난민사태가 더욱더 심각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8월 25일, 미얀마에서 로힝야 반군단체인 아라칸 로힝야 구원군(ARSA)이 ‘핍박받는 동족을 보호하겠다’며 미얀마 항전을 선포, 경찰초소 30여곳을 동시에 습격했다.

이에 미얀마군은 이 단체를 ‘테러단체’로 규정하고 대규모 병력을 동원해 소탕전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수백 명이 목숨을 잃었고 많은 로힝야족이 방글라데시로 탈출하고 있다. 

방글라데시 난민촌에서 식량 배금을 기다리는 로힝야족 아이들. [AP]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로힝야족 난민 지원기금 모금회의’에서 국제이주기구(IOM)는 “미얀마 정부군의 대대적인 군사 작전 이후, 두 달 동안 60만3000여명이 방글라데시로 피신했다”고 23일(현지시간) 밝혔다. 

그러면서 “방글라데시에는 8월 이전에도 미얀마에서 박해를 피해 온 로힝야족 30만명이 살고 있었던 데다 현재도 매일 수천명의 난민이 국경을 넘고 있기에 사태가 지속하면 난민 수는 곧 100만명에 이를 것이다”고 전망했다.

끝없이 이어지는 난민 행렬에 샤밈 아산 방글라데시 유엔대사는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미얀마가 안전하고 자발적으로 로힝야족을 데려갈 때 까지 국제사회의 원조가 필수적”이라고 도움을 요청했다.

유엔 인도지원조정국(OCHA)에 따르면 로힝야족 난민 지원기금 모금에 유엔 회원국들이 모두 3억4000만달러(한화 약 3833억원)를 기부하기로 약정했다.

로콕 국장은 “이번 난민 사태가 어쩌다 일어난 단순한 사건이 아니고, 수십 년간 되풀이된 처형과 폭력 그리고 강제이주의 결과”라며 “미얀마 정부가 폭력을 멈추고 인도주의적 구호활동을 허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로힝야족 거주지에서 중무장한 채 순찰 중인 미얀마군 [이라와디]

한편, 국제 인권단체와 난민은 “미얀마군과 일부 불교도들이 민간인을 죽이고, 로힝야족을 국경 밖으로 몰아내려는 일종의 ’인종청소‘”라 주장하고 있다.

유엔난민기구(UNHCR)에 따르면 로힝야 난민들은 미얀마군의 협박과 식량 부족 때문에 국경이탈 대열에 합류했다. 국경을 넘어온 다수의 난민들은 “떠나지 않으면 죽이겠다는 군인의 협박에도 미얀마에 남아있기로 했지만, 마을이 불타자 어쩔 수 없이 도망쳤다”고 밝혔다.

또한 소탕을 빌미로 민간인을 학살하고 성폭행, 방화, 고문을 일삼았다는 난민의 증언에 유엔은 미얀마군의 행위를 ‘인종청소의 교과적 사례’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미얀마 정부와 군은 이런 국제사회의 비판이 “거짓 정보에 의해 부풀려진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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