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국방부 1시간 만에 사진 삭제, “민간인 직원이 사진 잘못 게재해…경위 조사 중”

[공감신문] 러시아는 미국이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의 도주를 돕기 위해 IS와 협력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러시아 국방부는 ‘반박할 수 없는 증거(irrefutable proof)’라며 인터넷에 사진 5장을 게재했다. 러시아 국방부 주장에 따르면 문제의 사진은 IS 수송대가 미군의 도움으로 시리아를 떠나고 있는 모습을 담았다.

러시아가 제시한 '반박할 수 없는 증거' 사진 [유튜브 AC-130 Gunship Simulator 캡처 : Byte Conveyor Studios]

하지만 이들이 게재한 이 사진의 구석에는 “개발 이미지. 현재 작업 중이며 모든 콘텐츠는 변할 수 있다”라는 문구가 쓰여 있었다. 게임 개발자가 작성한 글인 것이다.

‘반박할 수 없는 증거’는 스마트폰 게임 AC-130 건십 시뮬레이터에서 나오는 장면을 캡쳐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은 게임 관련 웹사이트와 유튜브에 게재된 판촉물 비디오에 있던 장면이었다.

이러한 사실이 밝혀지자, 러시아 국방부는 1시간 만에 논란의 사진을 삭제했으며 “민간인 직원이 사진을 잘못 게재했으며 게재 경위 등을 조사하고 있다”고 수습했다.

시리아 동부에 배치된 러시아군 헬기.

게임 캡쳐 사진 이외의 나머지 4장의 사진도 이라크 공군이 이라크 내 IS 기지를 공습하는 모습을 담은 것으로 확인됐다.

우크라이나‧시리아에서 러시아군 활동을 분석하는 ‘분쟁정보팀(Conflict Intelligence Team)’의 팩트체크 그룹은 “(사진 4장은) 2016년 6월 비디오에서 캡처한 것, 잘못됐다”고 전했다.

몇 시간 뒤, 러시아 국방부는 다른 몇 가지 사진들과 같은 주장을 되풀이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성명을 통해 “미국이 IS 전사들을 실질적으로 보호하고 있으며, 이는 IS 전사들의 전투 능력 회복과 전사 재배치를 돕고 이를 이용해 중동에서 미국의 이익을 증대시키기 위한 것”이라 발표했다.

아울러 “미군이 지난주 시리아 군대와 나란히 알부카말을 해방시켰다”며 “IS 격퇴 동맹군이 이 지역(알부카말)에서 혹시라도 있을 수 있는 러시아군 공습을 방해하려고 작전을 수행했다”며 비난했다. 

미국의 IS 지원을 주장하는 러시아 국방부 트위터

러시아 국방부의 주장에 IS 격퇴 국제동맹군의 대변인인 라이언 딜런 미군 대령은 “분명히 증명할 수는 없지만, 사진 가운데 한 장이 비디오 게임에서 캡처됐다는 보도는 봤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러시아의 이런 주장이 그동안 러시아 국방부가 제시했던 근거 없고, 부정확하고, 완전히 허위였던 것과 딱 맞아 떨어진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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