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대피 가이드라인 제시하지만 명확하지 않아

15일 오후 2시 29분께 경북 포항시 북구 북쪽 6㎞ 지점에서 규모 5.4 지진이 발생했다. 포항시 북구 흥해읍 한 어린이집 외벽이 무너져 차량이 심하게 파손 돼 있다.

[공감신문] 꿈과 목표를 위해 3년을 준비한 이들이 있다. 하지만 지진 발생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시험을 제대로 치를 수나 있을지 의문이다.

15일 경북 포항시 북구 북쪽 9㎞ 지점에서 규모 5.4 지진과 여진이 연달아 발생하고 있다. 건물의 외벽이 무너져 차가 파손될 정도로 위력이 강했다.

이날은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하루 전이다.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해도 부족한 날이지만, 경북 포항에서 수능을 치르는 학생들과 그 가족들은 불안하기만 하다.

정부는 김상곤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주재로 긴급회의를 열어 대응책을 논의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는 수능을 예정대로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일부는 지진으로 인한 학생들의 스트레스가 심할텐데, 시험을 제대로 치를 수 있겠느냐며 우려를 나타낸다.

특히, 수능 시작 후 지진 발생에 대한 불안감이 큰 상황이다. 교육부는 해당 상황에 대비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가이드라인만으로는 수험생들의 불안감을 완전히 해소할 수 없다. 가이드라인이 명확하지 않기 때문.

경북 포항시 북구 흥해읍 한 마트 외벽이 지진 영향으로 일부 무너져 차량 위로 떨어져 내렸다.

교육부가 제시한 가이드라인은 진도에 따라 '가·나·다' 3단계로 나뉜다.

'가' 단계는 진동이 경미한 경우로 시험을 계속한다. '나' 단계는 진동은 느껴지지만, 안전성에 위협이 없는 상황이다. 일시적으로 책상 밑에 대피했다가 시험을 재개한다.

'다' 단계는 진동이 커서 현실적인 피해가 예상되는 상황이다. '다' 단계의 경우 수험생과 감독관 등은 통보된 시험지구 학교 운동장으로 대피한다. 얼핏 보면, 문제가 없어 보인다. 하지만 단계별로 진도에 대한 명확한 정보가 공개되지 않았다.

교육부는 단계별 진도가 존재하지만, 공개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이는 수험생과 학부모를 더욱 불안하게 한다.

포항지진 발생현황

또 다른 문제는 '수능 지진 훈련' 등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정부는 수능 당일 지진이 발생할 경우 85개 시험지구, 1180개 시험장 책임자에게 인터넷 지진 정보 화면과 휴대전화 문자 등을 이용해 지진 규모와 발생 시각, 장소, 시험지구별 대처 가이드라인을 제공한다.

그러나 훈련이 전무한 가운데 수험생들이 감독관 등 책임자의 지시를 전적으로 따를 수 있을 지도 의문이다. 정부는 보다 명확한 대책으로 수험생의 불안함을 해소하는 게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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