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0cm·60kg 왜소한 체격에 몸속 음식물 대부분 ‘옥수수’…북한군 열악한 실태 엿보여

[공감신문] 지난 13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통해 귀순한 북한 병사의 몸에서 엄청난 양의 기생충이 발견돼 북한군의 열악한 사정을 짐작케 한다. 

지난 13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를 통해 총상을 입은 북한군이 우리나라로 귀순해왔다.

15일 수술 집도의인 이국종 교수는 아주대병원에서 브리핑을 열고 지난 13일과 이날 2차례에 걸쳐 진행한 귀순병사의 수술경과와 현 상태에 대해 언론에 설명했다. 

이 교수는 “귀순병사의 배에서 엄청난 양의 기생충이 나와 치료에 애를 먹고 있다”며 “한국 사람에게서는 한 번도 보지 못한, 엄청난 합병증을 초래하고 예후를 나쁘게 할 수 있는 기생충이 나왔다”고 밝혔다. 

기생충에 의한 질환은 소외질병(Neglected Diseases)으로 주로 아프리카나 아시아, 아메리카 등 개발도상국의 저소득층에서 풍토병으로 자리 잡은 감염성 질환 중 하나다. 

우리나라는 전쟁 직후인 1960년대 기생충박멸협회(현 건강관리협회)를 창설해 기생충 퇴치에 나선 바 있다. 이후 국내 기생충 감염률은 1971년 84.3%에서 2004년 4.3%로, 약 30년 만에 대폭 낮아지면서 기생충 박멸 모범국가로도 꼽히고 있다. 

JSA 귀순병사 몸에서 발견된 기생충

이 교수는 귀순 병사의 몸에서 발견된 수십마리의 기생충 가운데 큰 것은 길이가 27cm에 달하는 것으로 볼 때 회충일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회충은 주로 채소를 기룰 때 비료 대신 인분을 사용하면서 번지는데, 채소를 사람이 먹고 그 인분을 다시 쓰고 하는 과정을 통해 확산되는 것으로 알려진다. 

이 교수는 “기생충에 의한 오염이 매우 심한 상태였다”며 “총상 이후 상처로 들어간 것이 아닌 원래 병사의 몸 속에 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귀순병사의 복강에서는 분변과 함께 소량의 음식도 확인됐는데, 음식물 대부분은 옥수수인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군 내 식량보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음을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이 병사는 키 170cm의 몸무게 60kg으로 몸집도 왜소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는 올 초 교육부가 발표한 우리나라 고3 남학생의 2016년 평균 키(173.5cm)와 몸무게(70kg)에 한참 못 미치는 것이다. 

한편 귀순병사는 총알 제거 수술 등을 무사히 마치긴 했으나, 수술 전 대량출혈에 의한 쇼크상태 기간이 길었던 데다 복강 내 오염이 심했던 탓에 여전히 위중한 상황인 것으로 전해진다. 

15일 이국종 교수가 총상을 입은 채 귀순한 북한군 병사의 수술결과 및 환자 상태에 대해 브리핑을 하고 있다.

이 교수는 “혈압, 소변량 등은 많이 호전됐다고 볼 수 있다”며 “환자의 회복상태에 따라 추가적인 정형외과와 성형외과 수술이 필요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현재 병사는 중환자실로 옮겨져 생명유지장치를 통해 기계호흡을 하고 있으며, 추가 감염을 막기 위한 항생제와 염증을 약화시키는 약물 등에 의한 치료를 이어가고 있다. 

병원 측은 내주 귀순병사의 상태 등에 대한 추가 브리핑을 가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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