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14분 내로 타격도 가능…현재 비행체 시험시설 건설 중

중국이 초음속 비행체 시험을 위한 시험시설을 건설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Pixabay / CC0 Creative Commons]

[공감신문] 미국과 중국 양강의 군비 경쟁이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SCMP)는 16일 보도를 통해 중국이 '극초음속' 무기 개발에 나섰다고 전했다. 

SCMP의 보도에 따르면, 베이징 소재 중국과학원의 고온기체동역학 국가중점실험실은 초속 12km, 시속 4만 3200km에 달하는 극초음속 비행체를 시험할 '풍동(風洞, Wind Tunnel)' 시험시설을 건설하고 있다. 

한편 시속 4만 3200km는 음속(시속 1224km)의 약 35배인 마하 35로, 중국에서 미국 서부 해안까지 14분만에 도달할 수 있는 속도다. 극초음속 무기는 최소 마하5(시속 6120km)의 속도로 지구 어느 곳이든 1시간 내에 타격을 가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미사일 방어막을 무력화할 차세대 무기로 평가받고 있다. 

실험실 부책임자인 자오웨이 선임연구원은 "이 시설(풍동)은 극초음속 비행체가 맞닥뜨리게 될 가상의 극한 환경을 만들어, 실제 비행에서 일어날 여러 문제를 지상에서 해결하고자 만든 시설"이라 설명했다. 

풍동은 날개 길이만 3m에 달하는 극초음속 비행체가 들어갈 수 있도록 넓게 제작된다.

이 안에서는 비행체가 맞닥뜨릴 공기 흐름을 만들기 위해 산소, 수소, 질소 등이 담긴 가스통을 한꺼번에 폭발시킨다. 이때 발생하는 에너지 양은 1기가와트로, 이 충격파가 극초음속 비행체를 감쌀 때 발생하는 열은 섭씨 7727도다. 태양 표면보다 50% 이상 뜨거운 온도다. 이 온도를 감당하기 위해 극초음속 비행체에는 열을 분산시킬 수 있는 효율적인 냉각 시스템을 장착해야 하며, 특수 금속으로 외부를 감싸야 한다. 

이밖에도 극한의 공기 흐름을 감당하기 위한 '스크램젯(Scramjet)' 엔진을 장착해야 한다. 

풍동은 비행체가 극초음속 비행 중 맞닥뜨릴 공기 흐름, 열 등을 시험할 수 있는 시설이다. [Wikimedia]

중국을 비롯해 미국, 러시아, 인도, 호주도 극초음속 무기 개발 경쟁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극초음속 비행체 개발을 위해서는 이처럼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많다. 지난 2011년 미군이 시험한 마하20의 무인비행체 'HTV-2'는 수 분간 비행하다가 태평양으로 추락한 바 있다. 

현재까지 세계에서 가장 앞선 극초음속 비행체 시험시설은 미국 뉴욕 주 버펄로에 위치한 'LENX-X'다. 이 시험시설에서는 음속의 30배에 달하는 초속 10km의 비행체를 시험할 수 있다. 

또, 지난 3월 중국은 'DF-ZF'라 불리는 극초음속 비행체 'WU-14'의 시험비행에 성공했다. 이 비행체는 시속 1만 2240km(마하 10)의 속도를 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항대학 우다팡 교수는 "중국과 미국은 본격적인 극초음속 무기 경쟁에 돌입했다"면서, "중국 내에는 이미 여러 극초음속 시험시설이 있어 극초음속 무기의 비행 성공률을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베이징의 극초음속 비행체 시험시설 JF12. [중국 CCTV 캡쳐]

베이징에 위치한 시험시설 'JF12'는 고도 20~50km상에서 마하 5부터 마하 9까지의 속도로 나는 비행체를 시험할 수 있도록 건설됐다. 지난 2012년 지어진 이 시설에서는 이틀에 한 번 꼴로 극초음속 비행체를 시험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한편 극초음속 비행체가 무기 뿐 아니라 인류의 삶을 향상시킬 다양한 부문에도 활용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냉전시대 미국과 소련의 군비 경쟁에서 촉발된 우주개발과 유사한 흐름으로 보인다. 

JF12 개발자 쟝중린은 "극초음속 비행체를 이용하면 두 시간 이내에 지구 어느 곳이든 갈 수 있으며, 우주 비행의 비용도 99% 줄일 수 있어 국가안보는 물론이고 민간 여행, 우주 탐사 등에 두루 활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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