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고 출고가·품질 논란에도 '물량 부족' 두드러질 듯

애플의 프리미엄 스마트폰 '아이폰X'의 예약판매가 17일부터 시작된다. [애플 웹사이트 캡쳐]

[공감신문] 애플의 아이폰 시리즈 10주년 기념작인 프리미엄급 스마트폰 '아이폰X(텐)'이 오는 17일부터 예약판매된다. 이번에 출시되는 아이폰X는 여러 의미로 '없어서 못 파는 폰'이 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것이 업계 관측이다. 제품의 인기는 차치하고, 수급난 역시 상당히 우려된다는 분석이다.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아이폰X는 17일부터 예약판매를 시작하고, 오는 24일부터 정식 출시된다. 제품은 64GB, 256GB 두 가지 모델로 출시되며, 이통사 출고가는 각각 136만 700원, 155만 7600원으로 책정됐다. 이는 애플이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알린 공기계 가격(64GB 142만원, 256GB 163만원)보다 약 5% 가량 낮은 금액이다. 

17일 공개되는 공시 지원금은 최근 출시된 아이폰8과 비슷한 수준인 3만~12만원 대가 될 전망이다. 출고가의 10%에도 못 미치는 수준으로, 대다수 가입자가 지원금을 받기보다 할인폭이 큰 25% 요금할인(선택약정할인)을 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통3사도 제품 공식 출시를 앞두고 예약구매 고객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설 전망이다.

이러한 요금할인에도 '역대 최고 출고가'라는 점 때문에 가격 부담이 큰 편으로 구매 수요가 폭발적이진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이통업계는 오히려 아이폰X가 '없어서 못 파는 폰'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아이폰X의 국내 초도 물량은 15만 대가 채 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이달부터 판매가 시작된 아이폰8, 아이폰8 플러스가 초도 물량 20만대 이상이었던 점과 비교하면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여기에 아이폰X를 기다리며 아이폰8을 걸렀던 대기 수요를 고려할 경우 물량 대란이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초도 물량의 소진 이후 공급 계획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그간 미국, 일본, 유럽 등 아이폰X 1차 출시국들의 온라인 매장에서는 제품 발송 기간을 '3~4주'로 알려왔으나, 16일부터는 '2~3주'로 표시하고 있다. 이는 분명 수급난이 다소 호전됐다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대목이나, 어디까지나 1차 출시국의 상황일 뿐 국내 수급도 무탈하리라고만 볼 수는 없는 상황이다. 

11월 말에 있을 미국 추수감사절 전후의 연말 쇼핑 시즌에도 역시 아이폰X의 수요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때문에 아이폰X의 국내 공급은 순탄하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통사 관계자 역시 "아직 애플로부터 추가 공급 계획에 대해 들은 바가 없다"고 설명했다.

아이폰X 1차 출시국 소비자들로부터 '녹색 줄 현상', '콜드 게이트', '잡음' 등의 문제점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맥루머스 웹사이트 캡쳐]

1차 출시국에서 잇따라 보고된 아이폰X의 각종 품질 논란도 판매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해외 아이폰X 사용자 중 일부는 제품의 디스플레이 패널이 낮은 기온에서 원활히 작동되지 않는다는 문제를 제기하고 있으며, 또한 화면에 '녹색 줄'이 생겨 사라지지 않는다는 이용자들의 성토도 이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볼륨을 최대로 했을 때, 또는 특정 볼륨에서 잡음이 발생한다는 불만까지 들려오면서 "높은 가격과 '10주년 기념'이라는 이름에 걸맞지 않는 품질"이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이 같은 온갖 난관에도 아이폰X의 판매 전망을 밝게 보는 관측 역시 있다. 시리즈 최초로 홈 버튼을 없애고, 지문 인식이 아닌 얼굴 인식 기능을 탑재했다는 점 등 제품 자체의 경쟁력이 소비자에게 어필하기 충분하다는 평가다. 

한 이통사 관계자는 "페이스ID의 인식 속도가 생각보다 빠르고, 디자인도 차별화 돼 소비자의 관심을 끌 것"이라며, "가격과 공급 수량이 수요를 커버할 수 있느냐가 문제"라고 설명했다. 

내년 초에는 서울 가로수길에 애플스토어 국내 1호점이 오픈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다. 가로수길 애플스토어 건설 현장.

이통3사는 17일 오전 9시를 기해 온·오프라인 매장에서 아이폰X의 예약판매를 시작한다. 우선 SK텔레콤은 공식 온라인 매장 'T월드 다이렉트'에서 사전 예약한 고객에게 아이돌 그룹 워너원 피겨, 애플 에어팟 할인 쿠폰(3만원), T기프트 등의 사은품(택1)을 증정한다. 

KT는 사전예약 고객 중 100명을 24일 광화문 KT스퀘어에서 예정된 개통 행사에 초청하고, 1호 가입자에게는 7만원대 데이터 선택 76.8 요금제의 1년 무료 혜택과 함께 최신 스마트 기기 등을 선물한다. 

LG 유플러스의 경우 올해 말(내달 31일)까지 아이폰X 구매 고객이 'I폰 분실/파손 보상 85' 상품에 가입할 경우 12개월동안 보험료 전액을 할인해준다. 

이밖에 이통3사는 아이폰X 구매자가 기존에 사용하던 기기를 반납할 경우 남은 할부금을 지원하는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단, 이통사별로 월 1100~3190원의 이용료를 내야 한다. 

'아이폰8' 시리즈의 저조했던 국내 판매 실적을 '아이폰X'가 메꿀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애플 웹사이트 캡쳐]

높은 기대만큼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아이폰X의 예약판매가 하루, 공식 출시는 일주일 가량 앞으로 다가왔다. 아이폰X가 국내에서 어떤 성적을 거둘지에 따라, 내년으로 예정된 가로수길 국내 1호애플스토어의 정식 오픈 분위기도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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