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현장 상황 보고받은 후 정상진행에서 연기 결정

문재인 대통령이 페이스북에 올린 수능연기 관련 공식 메시지 [문재인 대통령 페이스북 캡처] / *사진을 클릭하시면 큰 화면에서 전문을 보실 수 있습니다.

[공감신문] 지난 15일 2시 30분께 포항에서 발생한 5.4 규모의 지진으로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일주일 연장된 것은 문재인 대통령의 결단력 덕분이라는 증언이 등장했다.

이날 문 대통령은 동남아 귀국길에 비행기 안에서 포항에 큰 지진이 발생했다는 보고를 받고, 귀국 즉시 긴급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했다.

한 회의 참석자에 의하면 그날 논의된 내용의 대부분은 수능시험을 어떻게 진행할지였다. 대다수 청와대 참모들은 정해진 날짜에 수능을 치를 수 있는 방안을 생각했지만, 문 대통령은 수능을 연기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회의결과 수능연기로 인해 전국에 큰 혼란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의견으로 의견이 기울어져 정상적으로 수능을 치르기로 결정이 났다.

문재인 대통령은 김부겸행정안전부 장관의 현장 보고 결과를 수용해 수능연기를 최종 결정했다.사진은 김부겸 장관이 지난 15일 오후 경규모 5.4 강진이 발생한 경북 포항시 흥해읍 한 아파트를 방문, 피해상황을 점검는 모습

하지만 지진현장 파악을 위해 현장에 파견된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의 보고로 인해 최종 결정은 180도 달라졌다. 김부겸 장관은 문 대통령에게 포항에 위치한 고사장 14개의 피해가 커 정상적으로 수능을 진행할 수 없다고 보고했다.

김 장관의 보고를 받은 문 대통령은 현장의 판단을 존중해 수능을 일주일 연기할 것을 결정하고, 최종 결론을 각 참모와 부처장들에게 지시했다.

당시 청와대 한 관계자는 문 대통령의 결단에 “참모들 중에 수능연기를 생각한 사람은 한 명도 없었는데, 대통령께서 수능연기를 말씀하셔서 깜짝 놀랐다”고 말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의 판단은 여야를 막론하고 올바른 결정이라고 평가받고 있다. 만약 수능이 정상적으로 치러졌다면 포항의 수험생들은 시험 도중 여진을 경험해야 했다.

실제 포항과 그 인근에서는 수능예정일이었던 16일 오후 8시까지 총 49차례 여진이 발생했다. 수능이 한창 시작된 9시께는 규모 3.6의 여진이 발생했다.

포항지진 소식을 접한 문재인 대통령이 부인 김정숙 여사와 함께 인도네시아·베트남·필리핀 3개국 순방을 마치고 지난 15일 오후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 굳은 표정을 보이며 전용기에서 내리고 있다. 문 대통령은 귀국 즉시 포항지진 대책 수립을 위해 긴급 수석보좌관 회의를 주재했다.

문 대통령은 참모들에게 수능 외 상황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대처방안을 지시한 것으로 전해진다. 

청와대 관계자들에 의하면 문 대통령은 ‘여진의 피해가 올 수 있으니 각별히 긴장을 늦추지 말 것’과 ‘원전·석유·화학제품 시설에 피해가 없는지 낡은 배관 구조까지 전부 다 파악해서 보고할 것’ 등을 지시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대통령이 수능연기를 가장 먼저 언급한 것이나 지진피해대책을 구체적으로 살피는 것을 보고 참모로서 약간 부끄러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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