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는 ‘세상을 바꾸는 에너지’ 
양극화 해소로 민생 경제 챙길 것
 
  지난 총선에서 가장 격전지로 손꼽혔던 곳은 바로 서울 종로였다. ‘정치 1번지’로 불리는 서울 종로에서는 예상대로 새누리당의 홍사덕 후보와 민주통합당의 정세균 후보의 치열한 접전이 벌어졌다. 결과는 52.26%를 득표한 민주통합당 정세균 후보의 승리였다. 그는 당선이 확정되자 “종로의 민심은 대한민국의 민심”이라며 “무능하고 부패한 정권을 심판하라는 민심이 드러난 결과”라고 소감을 밝혔다. 
 4선을 했던 지역구 전북 진안·무주·장수·임실을 떠나 서울 한복판에 새 둥지를 트는데 성공한 그는 이제 ‘호남 정치인’에서 벗어나 ‘전국 정치인’의 위상을 갖게 됐다. 
 “양극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민생 경제를 우선적으로 챙기고, 정치에 대한 국민적 신뢰를 되찾겠습니다. 이를 통해 오는 12월 대선에서 우리 당이 수권정당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단 한 번도 민주당이 승리한 적 없는 서울 종로에서 새로운 역사를 쓰게 된 정 의원은 “주민 여러분이 주신 의석을 바탕으로 제 역할을 다하겠다”며 향후 포부를 밝혔다. 
 다음은 그와 나눈 인터뷰를 정리한 내용이다.
 
-5선에 성공하시며 호남 중진 출신 수도권 의원이라는 새로운 타이틀을 얻으셨습니다. 그만큼 감회가 남다르실 것 같습니다만.   
  “종로는 대한민국의 축소판입니다. 특이하게도 인구구성과 계층분포가 우리나라 전체 평균과 매우 유사한 지역구이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종로는 대한민국 전체의 민심을 대변하는 곳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정치 1번지’라고 불리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겠지요. 이렇게 정치적 영향력이 큰 지역구의 국회의원으로 당선돼 기쁘면서도 한편으로는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더욱이 종로는 중소기업, 자영업자 등 서민중산층이 양극화로 고통 받는 현장이기도 합니다. 이에 저는 ‘종로 경제가 아프면 대한민국 경제도 병든다’는 일념 하에 민생을 살피는 정치, 화합과 상생을 통해 모두가 다 같이 잘 사는 대한민국을 만들고자 합니다. 대한민국의 비전을 바로 이곳, 종로에서부터 실현할 것입니다. 항상 지켜봐주시길 바랍니다.” 
 
 
 
민심은 곧 ‘천심’  
 
  그는 당 대표를 가장 오랫동안 해온 정치인이다. 더불어 오래전부터 중산층과 서민, 중소기업이 중심이 되는 ‘분수경제론’을 주장한 장본인이기도 하다. 사회적 약자들의 아픔과 어려움을 치유하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여온 그는 지역주민들과의 소통에도 소홀함이 없다. 
 “그간 정치를 하면서 배운 가장 근본적인 공리(公理)는 정치인에게 민심은 ‘천심’이라는 것이었습니다. 민심에 대해서는 그 어떤 토를 달 수 없습니다. ‘나는 올바른 말과 행동을 하고 있는데 국민들은 왜 몰라줄까’라는 생각은 이미 그 자체로 잘못된 것입니다. 민주주의가 무엇입니까. 결국 민심에 봉사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이처럼 정치는 민심에 귀 기울이는 것에서부터 출발한다고 생각합니다. 때문에 저는 많은 시간을 지역민들과 함께 보내며 그들의 고충과 애로사항을 늘 청취하고 있습니다.”
 
정치의 미덕은 대화와 타협
 
  하지만 여야를 막론하고 정치 전반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감은 현저히 떨어진 상태다. 때문에 이번 제19대 국회의 가장 중요한 과제는 국민의 신뢰를 다시 되찾는 것이다. 취재진은 그에게 이에 대해 어떤 의견을 가지고 있는지 물어봤다. 
 “정치가 국민들로부터 외면 받은 이유 중 하나는 ‘양극화’라고 생각합니다. 말하자면 정치에는 갈등과 대결만이 만연하고, 대화와 타협은 찾아볼 수 없다는 것입니다. 저는 누구보다 진보의 가치를 소중하게 여기는 사람입니다. 다만 그 가치 못지않게 상응하는 결과를 도출하기 위한 대화와 타협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인 성과를 낳을 수 없는데 언성만 높이거나 상대를 면박하는 정치는 결코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없다고 봅니다. 정치의 미덕은 타협할 수 있는 것을 최대화하고, 타협할 수 없는 것을 최소화하는 것입니다. 수많은 현실의 제약 하에서도 작은 변화를 모아 더 큰 변화를 이뤄내는 것이 바로 진보의 가치를 실현하는 방법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경제발전의 새로운 패러다임…분수경제론
 
  그는 국민의 신뢰를 되찾기 위해 또 다른 의미의 ‘양극화’를 해소하고자 한다. 앞서 말한 양극화가 갈등과 대화의 간격을 의미하는 것이라면 지금 말하는 양극화는 빈부의 격차를 의미하는 것이다. 
 “지금 너무나 많은 국민들께서 ‘먹고 살기 힘들다’고 하소연하고 계십니다. 소위 낙수경제에 근거한 현 정권의 경제정책은 ‘강자는 더욱 강하게, 약자는 더욱 의존적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이러한 특권경제의 결과 우리가 당면한 현실은 고용 없는 성장, 심각한 양극화의 모습들뿐입니다. 이제는 경제발전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필요한 때입니다. 경제 성장의 원동력을 상층의 수출 대기업이 아닌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등으로 인식해야합니다. 이들이 아래로부터 분수처럼 솟구쳐 올라갈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돼야하는 것입니다. 제가 지금껏 주장해온 ‘분수경제’의 의미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민심으로 정권교체 이뤄내야
 
  그의 이러한 노력과 성과에도 불구하고 민주통합당은 이번 총선에서 예상했던 만큼의 의석수를 확보하지 못했다. 그는 이에 대해 “민심을 표심으로 연결시키지 못한 결과”라고 말했다. 
 “당의 공천 과정과 일부 후보의 돌발행동 등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것이 결국 민심을 표심으로 연결시키지 못한 원인이 됐습니다. 하지만 이번 총선 결과는 우리 민주통합당에게 정권교체를 위한 쓴 약이 됐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에 대한 깊은 반성을 토대로 심기일전해 민심에 부응한다면 오는 연말 대선에서 정권교체에 성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정권교체를 위한 비전제시가 꼭 필요하다고 말하는 그에게서 사뭇 비장함을 느낄 수 있었다. 취재진은 인터뷰 말미 그에게 마무리 인사를 부탁했다.
 
-국민들께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으시다면. 
  “저는 정치를 ‘세상을 바꾸는 에너지’라고 생각합니다. 정치가 많은 국민들의 밥과 꿈이 되고 나아가서는 대한민국을 밝힐 에너지원이 되게 하고 싶기 때문입니다. 그 중에서도 특히 민주통합당이 국민들로부터 신뢰받을 수 있는 대안세력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국민여러분께서도 우리 당이 그렇게 될 수 있도록 격려해주시고, 때로는 따끔한 회초리를 들어 이끌어주시길 바랍니다. 항상 열심히 하겠습니다. 지켜봐주십시오.”
 
<정세균 의원>
-1950년 9월 26일 출생(음력)
-전주 신흥고 졸업
-고려대 법학과 졸업
-미국 페퍼다인대학 경영학 석사(MBA)
-경희대 경영학 박사
-새정치국민회의 진안·무주·장수지구당위원장
-새정치국민회의 김대중총재 특별보좌역
-노무현 새천년민주당 대통령후보 경제특보
-열린우리당 당의장·원내대표
-민주통합당 상임고문
-민주당 대표·최고위원
-제15·16·17대 국회의원
-現 제18대 국회의원
     민주통합당 경제민주화본부장
     민주통합당 상임고문
     국회 국방위원회 위원
     (사)미래농촌연구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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