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AI·구제역·기상이변 등으로 농·축·수산물 물가 급등…3분기 상승률 5.4%로 OECD 6위
[공감신문] 우리나라 식품 물가 상승률이 올해 1~3분기 연속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최상위권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올초 잇따라 발생한 조류인플루엔자(AI), 구제역 등과 폭염·폭우 등의 기상이변이 농·축·수산물 물가를 급등시킨 데 원인이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18일 OECD에 따르면 3분기 한국의 식품 물가는 전년동기대비 5.4% 올라 OECD 6위를 차지했다. 우리보다 식품 물가 상승률이 높은 나라는 터키(11.5%), 멕시코(9.7%), 라트비아(6.3%), 에스토니아(5.8%), 체코(5.7%) 등이다.
우리나라의 식품 물가 상승률은 올해 내내 OECD 회원국 가운데 높은 순위를 유지하고 있다.
1분기에는 상승률이 3.9% 증가해 터키(9.7%), 라트비아(5.9%), 체코(4.1%), 에스토니아(4.0%)에 이어 5위를 기록했다. 2분기 역시 상승률 3.6%로 터키(15.6), 멕시코(7.0%), 에스토니아(5.8%), 라트비아(5.6%), 체코(4.5%)의 뒤를 이어 6위에 올랐다.
이처럼 식품 물가 상승률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것은 농·축·수산물 물가가 올랐던 데에서 기인한 것이라고 분석된다.
통계청 관계자는 “식품 물가는 농·축·수산물과 공장에서 제조하는 가공식품 두 가지로 분류되는데, 상대적으로 상승률이 안정적인 가공식품보다는 등락이 큰 농·축·수산물에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는 올해 초 AI와 구제역이 창궐하면서 달걀 가격이 크게 올랐다.
1월 달갈 가격은 1년 전보다 61.9%나 급등했고 전체 농·축·수산물 가격은 같은 기간 8.5% 올랐다. 1월 전체 물가를 농·축·수산물이 0.67%p 끌어올리는 효과마저 보였다.
2분기에는 AI와 구제역이 가라앉으면서 다소 안정될 것으로 보였지만 AI가 다시 창궐하면서 상황은 더 악화했다. 지난 6월 농·축·수산물은 7.6% 올랐다. 이로 인해 전체 물가가 0.59%p 상승하면서 1월 이후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AI로 치솟던 계란값은 3분기 살충제 파문으로 잠잠해지긴 했지만, 이번엔 폭우·폭염 등의 영향으로 채소값이 크게 오르면서 밥상물가는 진정되지 못했다. 8월 채소 가격은 22.5% 상승했고 전체 물가를 0.37%p 올리는 효과를 냈다.
이로써 우리나라 전체 물가는 2.6% 상승했다. 이는 5년 4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이다. 채소 가격 상승으로 인해 전체 농·축·수산물 가격은 12.2% 올랐으며 전체 물가를 0.96%p 끌어올린것으로 집계됐다.
4분기 들어서는 다행히 밥상물가가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10월 채소값은 9.7% 하락해 전체 물가도 0.18%p 함께 내려갔다. 채소류 가격을 끌어내린 데에는 재배면적 증가로 인해 가격이 크게 하락한 무·배추 등이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축산물 가격은 상승폭이 둔화되며 1.9% 상승하는 데 그쳤다. 이 같은 영향으로 10월 농·축·수산물의 상승률은 3.0%로, 전월(4.8%)보다 그 폭이 완화됐다.
이 같은 안정세와 더불어 1~3분기에 작용했던 기저효과가 사라지고 있는 점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고 통계청은 밝혔다.
통계청 관계자는 “작년 1~3분기에 식품물가 상승이 높지 않았다가 4분기부터 높아지면서 상대적으로 올해 상승률이 더 높아 보이는 효과가 있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