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포항 북부 고사장 4곳 남부로 변경…시험 중 여진 발생시 단계별 ‘지진행동요령’ 내놔

포항에 마련된 한 지진대피소에서 고3 학생이 수능시험 공부를 하고 있다.

[공감신문] 지난 15일 포항서 발생한 지진으로 인해 2018학년도 대학수항능력시험이 이례적으로 한 주 연기된 가운데, 교육부가 두 번의 수능 연기는 없을 것이라고 못을 박았다. 다시 지진이 발생하더라도 예정대로 23일 수능을 치른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지진 피해를 입은 포항 북부지역 4개 수능시험장을 포항 남부지역으로 이전하고 수능 직전 여진이 발생할 경우에 대비해 경북 영천 등에 예비시험장 12곳을 마련할 방침이다. 

20일 교육부는 이런 내용의 수능 시행 범부처 지원 대책과 포항 수능시험장 운영방안을 발표했다. 

이진석 교육부 대학정책실장은 지진 때문에 수능을 또 연기하거나 재시험을 보게 될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출제 등에 2개월 이상 걸려 2018학년도 대학입시 일정 안에 수능을 다시 보는 것은 불가능 한 일”이라고 답했다. 

교육부는 20일 수능시행 범부처 지원대책과 포항 수능시험장 운영방안을 발표했다.

교육부는 만일 수능을 치르다 지진이 발생할 시 수험생들은 감독관 지시에 따라 행동해야 한다는 지침도 알렸다. 

지침에 따르면 진동이 느껴지나 경미한 상황(가단계)일 때는 중단 없이 시험을 계속 치르게 된다. 경미한 상황은 아니나 안전을 위협받지 않는 상태(나단계)에서는 시험을 중단, 책상 아래로 대피한 뒤 안전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되면 시험을 재개한다. 

진동이 크고 실질적인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다단계)이 되면 운동장으로 대피할 수 있다. 다만 이 경우 시험은 무효처리가 되는데 이에 대해 정부는 “대응 방안은 있지만 밝힐 수 없다”고만 알려왔다. 

이창훈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수능본부장은 “(시험 무효 상황에 대해) 대비책을 논의하기는 했으나 정무적·정책적 판단과 학생에 대한 배려가 필요한 문제라 지금 발표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진으로 인해 시험이 무효가 된 학생들을 구제하는 것은 쉽지 않은 문제기에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지진으로 시험이 무효화 될 경우 특별전형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이 업계의 전망이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 관계자는 "세월호 특별전형은 각 대학이 몇 명을 정원외로 모집할 것인지 이미 정한 상태에서 전형을 실시했지만 이번에는 물리적(시간적)으로 어렵고 공정성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현실적으로 (올해 특별전형은) 불가능하다는 의견을 (교육부에) 개진했다“고 설명했다. 

교육부는 지진이 발생한 포항지역 일부 고사장을 변경하기로 했다. 상대적으로 피해가 심한 포항 북부지역의 학생들은 심리적으로 더 불안감을 느낄 수 있기 때문에 진앙에서 가까운 4개 학교 대신 포항 남측에 대체시험장 4곳을 설치했다. 

이에 따라 포항 시험지구 수험생 6098명 중 포항고·포항장성고·대동고·포항여고에 배정됐던 2045명은 남부의 포항제철중·오천고·포항포은중·포항이동중으로 고사장이 변경된다. 이에 따라 지역 내 수험생 3분의 1가량이 새로운 곳에서 시험을 보게 되는 것이다. 

교육부는 또 여진이 다시 발생하는 등의 비상상황에 대비해 영천·경산·경주에 예비 시험장 12곳을 마련하기로 했다. 포항지역 예비소집은 기존 예비소집 장소에서 22일 오후 2시에 진행한다. 

예비소집 전 강한 여진이 발생해 포항 밖 예비시험장에서 시험을 치러야 할 경우 학생들은 각자 예비시험장으로 가서 시험을 보게 되며, 예비소집 이후 강한 여진이 발생해 예비시험장을 이용해야 되는 경우에는 수능 당일 아침 포항 지역 시험장에 모여 버스로 함께 이동하게 될 예정이다. 

포항지역 수험생들은 차질없이 수능을 치르기 위해 미리 수능시험장소 등을 잘 알아보고 가야할 것으로 보인다.

포항 밖 예비시험장 활용 여부는 강한 여진이 발생했을 때 경북교육청이 결정해 학생들에게 개별 안내키로 했다. 

수능 당일에는 수능시험비상대책본부장인 김상곤 부총리가 포항에서 직접 대기하면서 만일의 상황에 대응할 방침이다. 

정부는 아울러 전국 수능 시험장을 대상으로 소방안전점검을 실시하고 시험 당일 포항지역 시험장에는 소방공무원과 구조대원을 각각 2명씩 배치할 계획도 밝혔다. 

또 대중교통 편성 횟수를 늘리고 영어 듣기평가 시간에는 항공기 이착륙을 제한하는 등 수능 당일 연례적으로 행해진 조치들도 동일하게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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