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향학적 분석 결과, 해양이나 해양 동물에서 나온 것…기상 조건 나빠 수색 작업 제자리

지난 15일 이후, 교신이 끊긴 산후안 호. 44명의 승조원을 태운 것으로 알려졌다.

[공감신문] 지난 15일, 아르헨티나의 잠수함인 독일산 TR-1700급 ARA 산후안 호가 사라졌다. 육안이나 레이더로도 위치를 파악할 수 없으며, 교신도 끊긴 상태다.

실종 닷새째, 많은 이들이 산후안 호의 조난신호이길 바랐던 소음이 실종 잠수함에서 발신한 게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아르헨티나 국방부는 18일 오전 10시52분과 오후 3시 42분 산후안 호에서 보낸 것으로 보이는 7차례의 위성 수신 조난신호를 탐지했다고 발표했다. 

해수면 200m 아래 지점에서 감지된 소음은 마치 도구로 잠수함 선체를 두드리는 듯 들려 ‘실종 잠수함 승조원들이 조난 신호를 보낸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해군 측도 “(파타고니아) 해안에서 360km 떨어진 지점에서 여러 소음이 탐지됐다. 소음이 탐지된 위치는 산후안 호가 예정대로 마르 델 플라타 해군 기지로 이동하는 경로와 일치한다”고 발표했다. 

미 해군 항공기가 현장으로 급파돼 소음을 채집하고 음향 분석을 실시했으나 기대와 다른 결과가 나왔다.

산후안 호를 찾기 위해 출항하는 아르헨티나 해군 선박.

20일(현지시간), 엔리케 발비 아르헨티나 해군 대변인은 “아르헨티나 해군 함정에 감지됐던 소음을 음향학적으로 분석한 결과, 잠수함이 아닌 해양이나 해양 동물에서 나온 것 같다”고 전했다. 

아울러 산후안 호와 해군 본부가 마지막으로 교신했을 당시, ‘배터리 시스템 고장으로 긴급한 상황에 직면해 있다’고 보고한 사실도 새롭게 밝혀졌다.

마르 델 플라타 해군 기지의 사령관인 가브리엘 곤살레스 제독은 “마지막 교신 당시 산후안 호가 수면 위로 부상한 뒤, 고장 사실을 보고했다”면서 “항로를 변경해 마르델 플라타 해군 기지로 이동하겠다고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44명의 승조원이 타고 있는 산후안 호는 일상적인 작전 수행 중 실종됐다. 아메리카 대륙 최남단 우수아이아에서 마르 델 플라타 기지로 향하던 차에 사라진 것이다. 마지막으로 해군 본부와 교신한 곳은 파타고니아 해안 430km 지점으로 15일 아침 이후 교신이 되지 않고 있다.

승조원의 가족들은 잠수함 구조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산후안 호는 외부 지원 없이 90일간 운항이 가능한 수준의 연료, 물, 원유, 산소가 구비돼 있다. 외부에서 공기를 유입하기 위한 용도의 관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해수면에서 표류 중이어서 승강구를 열어둘 수 있다면, 산소가 충분해 예비 식량으로 30일은 더 버틸 수 있다. 하지만 수면 아래 갇혔다면 산소 부족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잠수함에는 7일분의 잠수가 가능한 산소가 마련돼 있다. 이미 닷새가 지난 상태라 수면 아래서 올라오지 못할 경우 산소는 이틀분밖에 남지 않았다. 따라서 수색과 구조 작업이 극히 중요한 시점이다.

현재 아르헨티나, 미국, 영국, 브라질, 칠레, 우루과이가 지원한 항공기와 영국의 남극 순시선 등 25척의 선박이 반경 300km를 수색 중이다. 하지만 높은 파도와 거센 바람으로 현지 기상조건이 나빠 뚜렷한 진전이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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