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끝에서 책 한권, 주말추천 교양공감 포스트

[공감신문 교양공감]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라 했다. 이번 가을, 여러분은 몇 권의 책을 읽으셨는지. 이실직고 하자면 기자는 올 가을을 딱 한 권의 책만 읽고 지나쳐버렸다. 

읽으려고 사다둔 책만 몇 권인지(...) 마음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pixabay/CC0 Creative Commons]

사실 첫 장만 넘기고 나면 그 후부터는 술술 읽히기 마련이라는 것을 잘 알면서도, 시간이 지날수록 책 읽기를 시작한다는 게 왠지 부담스러워진다. 스마트폰 속 스낵컬처에 익숙해진 탓도 있을 테지만 무엇보다 책의 긴 호흡을 따라갈 만큼의 심적 여유가 생기지 않기 때문이지 않을까. 아마 많은 분들이 고개를 끄덕거리실 것으로 짐작된다. 

하지만 쌀쌀한 바람이 불어드니 마음속에 낭만 한 스푼쯤 끼얹고 싶은 것 역시 다 비슷한 마음일 것이다. 선뜻 책을 펼칠 용기(?)는 나지 않지만, ‘한 권은 읽을 때긴 한데’ 하는 의무감이 드는 시기도 딱 연말에 접어드는 이쯤이다. 

실내 활동이 잦아지는 만큼 더더욱 책 읽기 좋은 계절이겠다. [pexels/CC0 Creative Commons]

그래서 오늘 교양공감 포스트에서는 조금 더 책을 편안하고 즐겁게 읽을 수 있는 공간들을 소개해보고자 한다. 창밖에 불고 있는 저 날선 겨울바람은 크게 신경 쓰지 않으셔도 된다. 모두 따뜻한 실내공간들이기 때문.  

혼자 사색을 즐기고 싶은 분이나 연인과의 색다른 데이트 장소를 찾고 계신 분, 혹은 가족들과의 여행을 계획하시는 분 모두, 이번 포스트를 읽어볼만 하겠다. 

오늘 포스트에서는 좀 더 특별한 독서 공간을 소개하고자 한다. [pexels/CC0 Creative Commons]

■ 도서관도 개성시대 
흔히 도서관이라고 하면, 네모난 무채색 공간에 책이 가득 꽂힌 책장이 일렬로 세워진 모습을 떠올릴 것이다. 생각 속 그곳의 분위기란 또 어떤가. 책장 넘기는 소리까지 조심하게 될 만큼 조용하고 무거운 공기가 벌써부터 우리를 숨 막히게 한다. 

우리가 이전에 알고 있던 도서관은 이렇듯 각지고 딱딱한 곳이었다. [pixabay/CC0 Creative Commons]

하지만 요즘은 이런 천편일률적인 모습에서 벗어나 변신을 꾀하는 도서관들이 많이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한옥으로 지어진 도서관이 있질 않나, 영화관이나 역사(驛舍)를 개조한 곳도 있고 심지어는 궁(맞다, 宮이다) 안에 마련된 작은 도서관도 있다. 

한옥마을인가? 하시겠지만, 실은 한옥으로 지어진 도서관이다. [청운문학도서관 홈페이지]

이처럼 독특한 모습을 한 도서관들은 외관변신에서만 그치지 않았다. 대다수의 이색 도서관들이 제 나름대로의 테마를 정해놓은 점도 매우 흥미로운 부분이다. 여행, 음악, 영화, 문학 등 저마다의 테마를 정해 그와 관련한 도서들을 진열해두는 식이다. 

분위기도 전보다 더 자유로워졌다. 어린이를 위해 만들어진 한 도서관은 책 읽는 공간을 놀이터처럼 꾸미기도 했고, 어떤 도서관은 책상 대신 커다란 소파들을 배치해둬서 훨씬 개방적인 공간으로 꾸몄다. 

언뜻 그저 대형 서점처럼 보이는 이곳도 도서관이다. 약간의 소란스러움이 이곳의 매력이다.

덕분에 이제는 도서관도 내 취향따라 고를 수 있게 됐다. 나에게 잘 맞고 편안한 공간에서 좋아하는 책들을 맘껏 볼 수 있다니, 상상만으로도 신이 나는 건 여러분도 기자와 마찬가지이지 않을까?

■ 커피와 함께하는 책 한 권
최근 부쩍 많이 늘어나는 듯 보이는 ‘북 카페’도 책 읽기에 몰두하기 좋은 곳이다. 일단 향긋한 커피는 독서의 아주 좋은 준비물일 테니, 그걸로 벌써 반은 먹고 들어가는 것이라 할 수 있지 않을까? 

향긋한 커피와 책은 참 잘 어울리는 조합이다. 달콤한 빵까지 있다면 더할 나위 없고 말이다. [pixabay/CC0 Creative Commons]

거기에 ‘북’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어 잔잔함이 보장돼 있는 점도 꽤 큰 메리트다. 이 때문에 공부를 하기 위해 일부러 북 카페를 찾는 학생들도 많다고 한다. 

하지만 읽을거리와 공간만 제공하는 데서 그친다면 일반 카페와 딱히 큰 차이를 못 느꼈을 것이다. 그래서인지 초반만 하더라도 큰 특이점을 보이지 않았던 북 카페들은 시간이 흐를수록 저마다의 콘셉트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최근엔 책과 맥주를 함께 즐기는 ‘책맥’이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고 한다. [북바이북 인스타그램]

밤이면 ‘책맥(책+맥주)족’을 배려해 맥주를 함께 파는 곳도 있고 주에 한 번씩 저자를 초청해 북 콘서트를 여는 곳도 있다. 어떤 곳은 내 방 마냥 누워서도 책을 볼 수 있게끔 꾸며놔 친근함을 더했다. 

도서관보다는 아무래도 책의 숫자도 적고, 더러는 좁은 공간에 마련된 곳도 있지만 다들 자신만의 낭만을 담고 있다. 잠깐의 힐링이 필요하신 분들이라면 이번 주말에라도 북 카페에 한 번 들러보시길 추천한다. 

분위기도 좋고 커피 맛도 좋은 북 카페들이 많다. [pixabay/CC0 Creative Commopns]

■ 책과 함께 하룻밤
아예 책 속에 파묻혀 하룻밤을 보내는 것도 좋겠다. 혼자든 둘이든 그런 건 크게 상관없을 것이다. 이날 밤만은 책 몇 권이 당신의 친구가 돼줄 테니 말이다. 

그냥 책방처럼 보이는 이곳은 북 스테이 게스트하우스다.

북 스테이. 아마 이 단어가 생소한 분들도 있을 것이다. 이 개념이 우리나라에 들어온 것도 그리 오래된 일은 아니기 때문이다. 사실 많은 책을 가지고 있다는 것 외에 일반 숙박업소와 크게 다를 것은 없어 보이는데도, 북 스테이는 입소문을 타고 점점 더 인기를 얻어가고 있는 추세다. 

이미 북 스테이를 경험한 이들의 말에 따르면, 숙소 안에 비치된 책들을 맘껏 빌려볼 수 있는 게 제일. 그리고 마음씨 좋은 주인과 따뜻한 차 한 잔 나누며 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게 두 번째로 좋았단다. 

시골 할머니집 같은 이곳도 북스테이 겸 책방이다. [국자와주걱 블로그]

북 스테이 역시 전국 여기저기에 다양한 모습으로 존재하기 때문에 가고자 하는 분들이라면 미리 잘 알아보시는 게 좋겠다. 기자는 개인적으로 바닷가가 내려다보이는 곳도 좋았고, 주인 할머니가 감자를 내어주시는 곳도 꽤 낭만적이라 생각했다. 

■ 딱딱하기만 한 독서 문화에서 벗어나...
2018년 떠오를 키워드 중 눈에 띄는 단어가 있다. 바로 ‘리딩테인먼트’다. 

리딩테인먼트. 책을 읽기만 하는 데서 벗어나 즐기고자 하는 이들이 많아짐에 따라 생긴 신조어다. [pixabay/CC0 Creative Commons]

Reading과 Entertainment를 결합한 이 단어는, 독서를 즐기는 다양한 방법을 모두 아우르는 개념이라고 한다. 우리가 앞서 살펴본 이색 도서관, 북카페, 북스테이 등이 다 리딩테인먼트에 속한다고 할 수 있겠다. 

그간 책이라 하면 사실 딱딱하고, 어렵고, 부담스러운 이미지가 강했다. 그 안에 아무리 말랑한 사랑 이야기를 담고 있다 한들, 왠지 진지하게 고뇌하며 읽어야 할 것 같기도 했고 말이다. 

리딩테인먼트 공간이 책과 우리의 사이를 더 가깝게 해줄 것으로 보인다. [pixabay/CC0 Creative Commons]

하지만 이렇게 생활 속에 독서 문화를 녹이고 예술과 잘 어우러지게 한 공간들이 속속 등장하며 앞으로는 책과의 거리가 더 가까워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든다. 

겨울엔 역시 따뜻한 게 최고다. [pixabay/CC0 Creative Commons]

날이 정말 춥다. 주말마다 어디로 가야할지 고민하는 분들이라면 책을 읽으러 떠나보심은 어떨까. 따뜻한 곳에서 읽는 책 한 권은 여러분의 손발뿐만 아니라 마음까지도 녹여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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