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우산 버리고 국민과 함께 비 맞겠습니다” 
국민이 필요로 하는 것 해결이 불신 타파의 정도
 
 김용태 국회의원(새누리당, 서울 양천을)은 이번 4·11 총선에서 재선에 성공하며 18대에 이어 19대 국회에서도 양천을 주민의 목소리를 대표하게 됐다. 특히 그의 지역구인 양천을은 전통적인 야당 텃밭으로, 이번 총선에서도 양천을 지역의 정당지지율은 새누리당이 야당에 크게 뒤졌으나 후보자 지지율은 이를 뛰어넘어 모두를 놀라게 했다. 그는 이번 선거의 승리에 대해 “그동안 주민과의 소통을 중시하고, 누구보다 열심히 발로 뛴 결과”라고 말했다.
 
 선거운동기간 동안 김 의원은 타 후보들과는 다른 유세를 펼쳤다. 차를 타고 높은 곳에서 국민들을 내려다보며 유세하거나 자신을 알리려고 확성기를 크게 틀어 동네를 떠들썩하게 하지 않았다. 홀로 걷고, 때로는 뛰어가며 국민들의 눈높이에서 조용히 지지를 호소했다. 비가 내리는 유세 마지막 날까지 자전거로 지역구 구석구석을 돌며 유세를 했던 그는 국민들에게 항상 가까운 곳에 자신이 있다는 인식을 심는데 성공했다.
 
 이제 막 19대 국회가 개원했지만 벌써 현안 해결에 소매를 걷어붙인 그는 “앞으로 해결해야 할 일이 산더미처럼 쌓여있다”며 “어렵게 재선된 만큼 더 열심히 일하겠다”는 포부를 거듭 밝혔다.
 
-재선을 축하드립니다. 이번에 상당히 어려운 지역에서 재선을 이뤄내 상징적 의미가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선거 결과 어떻게 보십니까? 
 “먼저 선거 결과부터 설명 드려야겠죠. 이번 4?11 총선 정당 투표에서 우리 양천을 주민들은 새누리당 말고 야권연대를 16.5% 더 지지했습니다. 이 정도면 새누리당과 야권연대 정당지지율 격차로는 서울에서 최고 수준 입니다. 그런데 후보 지지율에서는 야권 후보보다 제가 1.8%를 이겼습니다. 즉 우리 주민들께서 18% 이상 역전시켜준 셈입니다. 기적 같은 일입니다. 지난 2008년 제가 정치를 시작할 때 저의 정치적 멘토셨던 이원종 전 정무수석이 제게 ‘정치하는 사람이 가장 두려워해야할 것은 바로 국민이다. 국민만큼 냉정하고 냉엄하게 정치를 판단하는 사람이 없다. 늘 국민들을 두려워해야 한다. 또한 정치인이 가장 믿을 수 있는 사람 역시 국민이다. 국민만 믿고 열심히 한다면 정치적으로 성공할 것이다’ 라는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저는 이번 총선 결과를 통해 그것을 뼈저리게 깨달았습니다. 이번 총선에서 우리 양천을 주민들은 ‘먹고 살기 힘들다’, ‘집권여당 뭐한거냐’ 하는 정확한 정권심판론의 회초리를 들었습니다. 이것이 바로 16.5%의 새누리당-야권연대 정당득표율 차이로 나타났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그래도 젊은 사람이 악착같이 일하지 않았느냐. 그냥 죽이기에는 아깝고 불쌍하지 않느냐’ 하며 악착같이 일한 저를 인정해주고 제게 소중한 한 표를 주셨습니다. 그 덕분에 제가 16.5%의 정당득표율 열세를 딛고 1.8% 차로 승리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니 얼마나 고맙겠습니까. 그간의 노력을 국민들께서 알아주시니 말입니다. 역시 믿을 것은 국민밖에 없구나, 이것을 깨달은 선거결과였습니다.” 
 
 
 
 
 
-이번 총선 전후로 국민들의 정당정치에 대한 불신이 커졌습니다. 선거 결과로만 볼 때 새누리당은 152석으로 선전했지만 앞으로 있을 대선에도 국민들의 불신은 이어질 것입니다. 이를 극복하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요?
  “이번 총선에서 우리 국민들은 놀라운 선택을 했습니다. 새누리당이 152석을 차지하며 의석수로는 총선 승리를 거두게 됐으나 저는 내용으로 보면 새누리당이 사실상 패배한 것이라고 봅니다. 152석의 의석수 이외에 정당득표율, 각 후보 득표자 수 총합에서 밀렸고 지역구도로 봤을 때 새누리당이 서울에서 참패, 경기에서 패배, 또 새누리당의 아성이었던 PK지역에서마저 신승에 그쳤습니다. 저는 이렇게 국민들이 총선에서 절묘하게 균형을 이뤄주셨다고 봅니다. 이번 대선에서는 각 당이 받은 성적표를 토대로 보다 국민들에게 다가가는 노력을 해야 할 것입니다. 정당이 받은 득표에 만족한다면 결과는 필패입니다. 정당이 대선까지 국민들의 마음을 얻으려면 공염불이 아니라 국민이 필요로 하는 것들을 읽어내 대책을 마련하고, 실천해 나갈 구체적이면서 분명한 의지를 표명해야 할 것입니다.”
 
-19대 국회에서 하실 일이 많을 텐데, 공약을 짚어주신다면. 
 “가장 중요한 것은 반드시 처리돼야 할 ‘자본시장법’ 개정안입니다. 이 법은 우리나라 금융시장 전반을 규율하는 큰 법입니다. 법의 갈래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먼저 금융업이 제조업의 백업 역할을 넘어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산업으로 손꼽힐 수 있도록 키워내는 것입니다. 한편으로는 금융소비자를 철저히 보호하는 것입니다. 금융산업이 고도화되고 커진다 해도 이것이 잘못되면 국민들은 어마어마한 피해를 입게 됩니다. 그래서 금융산업 성장과 더불어 금융소비자 보호를 강화하는 방안을 동시에 담고 있는 것이 바로 이 자본시장법 개정안입니다. 이 법안을 통과시켜야 우리나라 금융산업 전체가 한 단계 도약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한편 제 지역구에서 해결할 문제로는 지난 4년간 우리 지역의 큰 틀을 바꾸는 여러 기반사업들 준비 작업을 추진해왔는데 이를 본격화해서 마무리하는 것입니다. 대표적인 것이 항구적인 수방대책사업, 경인고속도로 지하화사업, 서부트럭터미널 복합개발 등입니다. 우리 양천을 지역의 틀을 바꾸는 사업을 본격 추진하는데 매진할 것입니다. 양천갑?을간 양극화 심화도 지역의 중요한 문제입니다. 양극화 해결을 위해서는 도시의 틀 자체를 바꾸고 인프라를 뜯어고쳐야 합니다. 그래야 지금 우리지역에 부족한 쇼핑지대, 문화지대, 오피스 사무공간 등의 소프트웨어가 들어옵니다. 이것들이 들어서야 우리지역 평판이 높아지고, 이에 따라 지역에 산적한 여러 문제들을 풀어나갈 수 있습니다. 일단 우리 도시의 틀을 바꾸고 인프라를 고쳐 우리지역에도 선진화된 소프트웨어가 들어올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하겠습니다.” 
 
 
 
국민 관심집중과 대선후보자 경쟁력 위해 완전국민경선 필요
 
 “지금 새누리당 절체절명의 목표는 '정권재창출'입니다. 그렇다면 정권재창출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느냐, 우선 대선 후보를 잘 뽑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지금 당내에는 이미 완벽한 대세론이 휩쓸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대세론만 갖고 우리가 국민의 마음을 얻을 순 없다고 봅니다. 앞서 말했듯 이번 총선에서 사실상 패배했다는 현실을 인정하고 볼 때 현재의 대세론에 안주한다면 대선은 가시밭길일 것입니다. 지금부터 야당은 대선후보를 선출하는 과정에서 놀라운 드라마를 써 나가야할 것입니다. 이에 국민들의 이목이 집중되어 관심과 참여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 덩달아 투표율도 높아질텐데, 이렇게 되면 투표하러 나오는 분들의 상당수는 야권 지지 성향의 국민들일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우리 새누리당이 정권재창출의 목표를 이루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우리 새누리당은 대선후보 선출 과정에서 ‘좋은게 좋다’는 안일한 생각을 버리고 국민의 관심과 참여를 극대화할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해야 합니다. 소위 ‘완전국민경선’을 적극적으로 도입해서 당에서 가장 중요한 공직후보인 대통령 후보를 국민의 참여 속에서 뽑아 국민 관심을 확대해야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당내 여러 후보가 나와 경쟁하는 것도 당연히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오로지 한사람만 보고 가는 것만큼 어려운 것은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국민들이 대선 후보를 선출하는 과정을 지켜보고 있다는 점입니다. 여러 경선 후보 간에 선의의 경쟁, 때로는 치열한 경쟁이 있어야 국민들이 관심을 갖게 되고, 그런 관심 속에서 더 좋은 후보가 선출될 것입니다. 그리고 이런 과정을 통해 대선 후보로 선출된다면 그 후보의 경쟁력도 더욱 강화될 것입니다. 그런 차원에서 당내 여러 대선후보가 나오는 것은 좋다고 생각합니다.”
 
-‘소통’이라는 키워드를 가장 모범적으로 이용하며 ‘양천구민 민원의 날’을 운영하고 계십니다. 이런 아이디어는 어떻게 얻으셨습니까? 
 “지난 2008년 당선된 이후 2년 동안 다른 국회의원보다 열심히 일했다고 자부해 온 만큼 지난 2010년 지방선거 참패는 저로서는 충격적인 일이었습니다. 저는 임기동안 외국도 한번 안 나갔고, 골프도 못 칩니다. 오로지 지역 일에 매진했습니다. 동네 모든 행사에 참여하려고 노력했고, 지역구 사업예산 따 내려고 불철주야 뛰어다녔습니다. 그럼에도 저에게 돌아온 것은 ‘완전참패’였습니다. 사실 속으로는 ‘도대체 나보고 어떻게 더 하라는 건가’ 하는 마음도 들었습니다. 그러다 마음을 다잡고 동네 주민 백여명을 만나 얘기를 나눠본 후 깨달았습니다. 이분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말이 “국회의원이 텔레비전에 많이 나오는 것도 좋고 동네 예산 많이 따오는 것, 행사에 참여해 악수하고 그런 것도 좋지만 그보다 ‘요즘 먹고살기 힘들다’ 이런 우리 사는 얘기에 대해 국회의원과 얘기해보고 싶다” 하는 말이었습니다. 그때 깨달은 것이 바로 ‘연대정신’입니다. 비오는 날 가서 우산을 받쳐주는 것이 아니라 제 우산을 버리고 그분들과 같이 비를 맞는 것, 한배 탄 마음을 갖는 것입니다. 그때부터 주민들의 소리에 더욱 귀 기울이기 위해 ‘민원의 날’을 시작했습니다. 2주에 한 번씩, 매달 둘째, 넷째 토요일에 진행하고 있으며 선거 후에도 계속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미 4000여건에 달하는 민원을 접수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주민들, 국민들께 한마디 해주신다면. 
 “주민들께는 이렇게 말씀드리겠습니다. 천 길 낭떠러지, 벼랑 끝에서 한없이 추락하던 저 김용태를 그래도 젊은 사람이 그렇게 열심히 했는데 죽이기는 불쌍하다, 아깝다며 손을 놓지 않으신 은혜 잊지 않고 악착같이 열심히 일하겠다고 각오를 다짐하겠습니다. 그리고 국민들께도 한마디 드리겠습니다. 정치의 핵심은 사실 갈등조정입니다.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것이지요. 제가 한 지역구의 국회의원일 뿐이고, 이제 재선이 됐지만 우리 국민들의 갈등과 이해관계를 조정하는데 맡은 분야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합니다. 국민 여러분, 정치에 대해 얼마나 짜증과 불만이 많으십니까. 이게 다 먹고살기 힘들어 그런 것 아니겠습니까. 국민들이 먹고사는 것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 위해 열심히 하겠다는 말씀 드립니다.”
 
<김용태 의원>
-1968년 3월 26일 출생
-대전고 졸업
-서울대 정치학과 졸업
-美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대학원 객원연구원
-㈜알티캐스트 이사
-제18대 국회의원
-여의도연구소 기획위원
-중앙일보 기획위원
-새누리당 기획위원장
-국회 정무위원회 위원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
-現 제19대 국회의원
     서울대 총동창회 종신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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