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사당화 저지 목적아래 외연 넓힌 대홍(對洪)투쟁 등장할까

[공감신문] 지난 17일 자유한국당의 당협위원장이 대거 교체되면서 거센 후폭풍이 몰아치고 있다. 당협위원장 탈락자에 친박(친박근혜)계 좌장격인 8선 서청원 의원과 4선 유기준 의원, 박근혜 전 대통령의 옹호 발언을 쏟아낸 류여해 최고위원까지 포함되면서 홍준표 대표의 ‘인적청산’이 본격 시작됐다는 의견도 나온다.

자유한국당 류여해 최고위원이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이날 발표된 당무감사 결과에 따른 당협위원장(서울 서초구갑) 자격 박탈에 대한 입장을 밝히며 울먹이고 있다.

류여해 최고위원은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홍 대표가 자신의 대선 당선을 위해 노력한 신임 당협위원장들을 쉽게 내치는 것은 토사구팽이자 후안무치, 배은망덕"이라며 "이번 당협위원장 교체는 바른정당과의 추잡한 뒷거래를 실천하기 위한 것이나 다름없다. 홍 대표가 내년 지방선거에 적극적으로 사적 공천을 하려는 의도도 있어 보인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유기준 의원도 당무감사 결과가 나온 다음 날인 18일 국회에서 항의 기자회견을 열어 "당 대표의 폭주를 견제해 온 저 같은 인사를 희생양 삼아 마음에 안 드는 인사들을 몰아내려는 당내 정치보복이 시작됐다"며 "당력을 모아 대여투쟁에 집중해도 모자랄 시기에 사당화를 위해 내부 정적 제거에 나섰다"고 비판했다.

류 최고위원과 유 의원 외에도 사당화를 위해 당무감사 결과가 작위적으로 도출됐다는 목소리가 탈락자들 주변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친박계 인사로 꼽히는 권영세 전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제가 물갈이 대상에 포함됐다. 2012년 대선의 중심에 서 있었던 제가 홍 대표로선 불편했을 것"이라며 불만을 토로했다.

자유한국당 김성태 신임 원내대표와 홍준표 대표(왼쪽부터)

그러나 김성태 원내대표는 18일 MBC 라디오에 출연해 "당 대표는 물론이고 원내대표인 저도 발표될 때까지 그 결과를 전혀 모를 정도로 객관적으로 진행됐다. 당 지도부가 정치적 판단을 했다는 일말의 오해를 남기지 않게 극도로 진중하고 신중했다"며 의혹을 일축했다.

홍문표 사무총장도 "감사 결과를 놓고 자기 나름대로 논리와 이야기는 있겠지만, 주장이 지나쳐 당에 대해 흠집을 내는 좋지 않은 언사는 자제했으면 좋겠다"고 주의를 줬다.

지도부의 해명과 의혹제기 자제에도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수도권의 한 재선의원은 "만에 하나 당무 감사 과정에서 명백한 오류나 조작이 발견될 경우 후폭풍은 생각보다 클 것이다. 반대로 객관적인 조사였다는 게 확인되면 지도부로선 조직혁신 드라이브를 더 강하게 걸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해당 의원의 발언대로 당무감사가 한국당의 터닝포인트로 작용하게 됐다. 친박계 입장에서 이번 파동은 더욱 중요할 것이다. 위기를 돌파하지 못하면 ‘친박’이라는 명칭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되기 때문이다. 

2월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자유한국당 당사 외벽에 새누리당에서 변경된 당명 현수막이 걸리고 있다.

지난 12일 실시된 한국당 새 원내대표 경선에서 친박의 홍문종 의원은 35표를 얻었다. 김 원내대표가 55표를 얻었던 점을 감안하면 결코 적지 않은 표다. 

얼마 전 원내대표 자리에서 물러난 정우택 의원은 지난 10월 24일 "정치라는 것은 결과도 중요하지만, 과정도 중요하다. 오랫동안 정치를 해 온 선배나 동료 의원에 대한 신상의 문제는 더욱 민감하다"고 말했다.

같은 날 진행된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는 "'당내에서 탄핵에 반대한 사람이 탄핵에 찬성한 사람에게 축출되는 모습은 맞지 않다'는 이야기를 하는 의원들이 꽤 있다. 홍 대표가 당을 장악하기 위해 베팅을 한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오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 가운데 점차 주변으로 밀리고 있는 친박계가 대홍(對洪)투쟁 강화전선을 구축해 마지막 불꽃을 태울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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