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부터 해빙 무드 연출됐지만 현장에서는 체감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대다수

[공감신문] 한중 정부가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갈등으로 악화된 양국 관계를 회복하자는 데 합의한 지도 벌써 3개월여가 흘렀지만, 여전히 훈풍을 체감하지 못하는 업계도 많다. 

중국 니오의 전기차 ES8

전기차 배터리 업체들 역시 사드해빙기를 체감하지 못하고 있으며 중국에서의 입지가 점점 좁아지고 있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중국 공업신식화부는 지난달 29일 2017년 12차 친환경차 보조금 지급 목록을 발표했는데, 이중 한국산 배터리를 선택한 차량은 한 대도 없었다. 

중국에서는 차량 가격의 최대 절반에 해당하는 보조금을 전기차에 지급하고 있어 이 보조금을 받지 못하면 현지 판매가 거의 불가능하다. 

2016년 12월 29일 이후 삼성SDI, LG화학 등 한국산 배터리가 탑재된 차량은 보조금 명단에서 제외되고 있다. 

중국정부는 이날 오전 전기차 보조금 지급 차량을 발표하면서 한국업체의 배터리가 장착된 차종 4개를 명단에 포함시켰지만, 오후에 이를 삭제한 후 수정해 발표했다. 

이때부터 한국 업체 배터리 장착 차량은 단 한 번도 보조금 지급 명단에 들어가지 못했다.

유커의 발길이 뚝 끊겼던 지난 3월의 한산한 명동거리

한국 업체들은 또 2016년부터 중국 정부에서 시행 중인 ‘모범규준 인증제도’도 통과하지 못하고 있다. 

삼성SDI와 LG화학 등 두 회사는 2016년 6월 제4차 전기차 배터리 모범기준 인증에 신청해 탈락한 뒤 5차 심사 준비에 심혈을 기울였다. 

하지만 중국 당국이 5차 심사신청을 받지 않고 있어 이 부분에서조차 개선이 되지 않고 있는 형편이다. 

이런 와중에서 이들 업체의 배터리를 장착한 자동차마저 보조금 지급 명단에서 계속 제외되고 있어, 한국 배터리 업체가 중국에서의 입지를 잃어간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업계에서는 한중 대표 간 사드 갈등 봉합은 이뤄졌을지 몰라도 양국의 합의가 업계 구석구석 영향을 미치려면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정부의 한국행 단체관광 일부 허용 이후 첫 중국 단체관광객이 지난달 초 오전 서울 경복궁을 관람하고 있다.

사드보복의 최대 피해자 중 하나로 꼽혔던 롯데의 상황도 여전히 열악하다. 롯데마트는 중국 내 112개의 전 점포를 일괄 매각하기로 이미 지난해 9월 결정됐지만 매각 작업은 구체화되지 않고 있다. 

롯데그룹이 수조원을 투입해 중국 선양에 올릴 예정이던 롯데타운은 2016년 11월 소방 점검 등을 이유로 공사가 중단된 이후 여전히 별다른 진척사항이 없다. 

이 같은 어려움은 국내에서도 이어진다. 한때 중국인 관광객들로 북적였던 인천항 터미널은 사드 보복조치 이후 매출이 급감하면서 입주업체들의 폐업이 속출하고 있는 실정이다. 

국내 게임업계 역시 중국으로의 수출길은 여전히 굳게 닫혀있다고 고충을 토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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