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 인력난과 완만한 경기 회복세 맞물리며 취업 시기 앞당겨져

일본의 올 봄 대학 졸업 예정자 10명 중 8~9명은 이미 직장을 구한 것으로 나타났다. [도코대 웹사이트 캡쳐]

[공감신문] 오는 3월 졸업을 앞둔 일본 대학생의 86% 가량이 벌써 직장을 구해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요미우리신문의 18일 보도에 따르면, 문부과학성과 후생성은 작년 12월 1일을 기준으로 대졸 예정자의 취업 내정률(취업 희망자 중 취직이 결정된 비율)이 작년 동기 대비 1.0%포인트 높은 86%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이 비율은 같은 방식으로 조사를 시작한 1996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동기간 기준 대졸 예정자의 취업 내정률은 지난 2011년 이후 지속적으로 상승해왔다. 

이번 조사는 국립·공립·사립대 62곳의 학생 4770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올 봄 대졸 예정자들의 취업 내정률을 분류별로 살펴보면 여성이 남성보다, 이과가 문과보다 높게 나타났다. [재팬타임즈 캡쳐]

이들의 취업 내정률은 남성(85.2%)보다 여성(87%)이, 문과(85.7%)보다 이과(87.2%)가 각각 높게 나타났다. 

고교 졸업예정자의 취업 내정률은 지난 11월말 기준 88.1%에 달했다. 대학 진학 대신 취업을 희망하는 고3 학생 10명 중 9명 가까이는 벌써 일터가 결정된 셈이다. 특히 대학 졸업 예정자의 취업 내정률보다 높게 나타난 것이 눈에 띈다. 

이같은 취업 내정률은 기업들이 인력 부족을 겪고 있는데다,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나타나는 것으로 풀이된다. 

후생노동성은 "경기가 완만하게 회복해 회사의 채용 의지가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하면서, "인력 부족이 심한 가운데 기업들이 취업자 내정 시기를 앞당기고 있는 것도 내정률이 높은 이유 중 하나"라 설명했다. 

취업 내정률의 지속적인 상승은 기업들의 일손 부족을 겪고 있다는 것과 완만한 경기 회복세가 맞물린 탓으로 풀이된다. [pixabay/cc0 creative commons]

이같이 대졸 취업률이 사상 최고를 기록한 배경에는 경기 회복과 함께 인구 감소와 고령화도 있다. 현재 일본 내에서는 전체 인구도 줄고 있지만 15~64살 ‘생산연령 인구’ 감소세가 가파르게 나타나고 있다.

생산연령 인구는 1995년 약 8700만명으로 최고를 기록한 뒤 2013년 8000만명 이하로 줄었고, 계속 감소중이다.

이에 기업들은 일손 부족에 각종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물류기업들 가운데는 일손 부족 때문에 운임 인상을 추진하는 곳이 68%에 달한다. 최대 택배회사 야마토운수는 26년 만에 운임을 올리기로 했고, 편의점 기업 세븐일레븐은 가맹점주에게 받는 로열티를 내리기로 했다. 

일본 경제는 경기 회복 기미가 강하지만 눈에 띄는 실질임금 상승과 소비 증가로는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 이를 두고 비정규직이 증가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 나온다. 아직 경기 전망을 불투명하다고 보는 기업들이 쉽게 임금을 올리지 않는다는 점도 지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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