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신문] 국내 신생아중환자실에 구비돼 있는 보육기(인큐베이터) 가운데 제조된 지  10년 이상이 됐거나 정확한 제조연도를 알 수 없는 기기들이 약 40%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의료기기로 분류되는 인큐베이터는 의약품과 달리 별도의 사용기한(유통기한)이 지정돼 있지 않지만 보건당국의 장비 노후화 및 위생관리 시스템에 구멍이 있는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전국 97개 병원의 신생아중환자실을 대상으로 지난해 12월 12일부터 28일까지 안전관리 실태를 조사한 결과를 23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달 발생한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사망 사고에 관련한 사후 조치로 진행됐다. 

인큐베이터 제조연도 현황을 분석한 결과 5~10년 미만이 623대(27.7%)로 가장 많았다. 10~20년 미만은 485대(21.5%), 3~5년 미만 367대(16.3%), 3년 미만 356대(15.8%), 제조연도 미상 310대(13.8%), 20년 이상 112대(5%) 순으로 확인됐다. 

전체 인큐베이터 2253대 중 10년 이상된 장비들과 제조연도 미상 장비는 전체 인큐베이터의 약 40.3%에 해당하는 907대에 달했다. 

신생아 사망 사고가 발생한 이대목동병원에 마련된 인큐베이터의 제조연도는 19대 중 8대(42.1%)가 10년 이상 된 장비로 유사한 비율을 나타냈다. 

이번 신생아 사망 사고 원인이 인큐베이터 오작동과 같은 기계적 결함은 아닌 것으로 분석됐지만, 혹시 발생할지 모르는 장비 노후화에 따른 의료 사고를 미리 방지하기 위해 보건당국이 관련 기준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인큐베이터의 사용기한은 현재 법적으로 기준이 없는 상황이지만, 10년 이상된 장비의 경우 위생상 관점에서도 문제가 될 수 있다"며 "이런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사용기한 기준안 관련 내부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감염에 취약한 수술실·중환자실·신생아중환자실 등을 대상으로 정기 실태점검을 연 1회씩 시행할 전망"이라며 "신생아중환자실 장비를 비롯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등록된 장비정보를 최신화하고, 일정 기간 이상된 노후 장비에 대한 점검과 체계적인 관리도 진행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