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문제로 정부 비판하는 야당에 주는 메시지로 풀이돼

[공감신문] 자유한국당 나경원 의원의 평창동계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회 위원직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나경원 의원 평창올림픽 위원직을 파면시켜주세요’라는 제목으로 청와대 국민청원 및 제안에 오른 청원 동의자가 23일 오후 기준, 20만명을 넘었다. 남은 기간을 고려하면 동의자는 더욱 늘 것으로 전망된다.

23일 오후 기준 자유한국당 나경원 의원 평창올림픽 파면 청원

지난 20일 청원을 올린 작성자는 “이제 평창 올림픽이 2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2016년과 2017년 다사다난했던 대한민국을 생각하면 평창올림픽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동시에 있을 수밖에 없는 건 사실이다. 대한민국 국민으로 평창 올림픽이 크게 성공했으면 좋겠고 적자보다는 흑자를, 외면보다는 흥행을 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평창 올림픽 위원회를 맡고 있는 나경원 의원이 평창올림픽이 평양 올림픽이 될지도 모른다며 IOC, IPC에 단일팀 반대 서안을 보내고 한반도기 입장을 반대한다는 기사를 봤다. 어처구니가 없다. 나경원 의원, 위원직을 이렇게 개인적, 독단적으로 사용해도 되나? 국민을 믿지 못하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또 “평화를 바라는 국민이 대다수일텐데 북한의 공연단, 예술단, 단일팀이 선전체제를 앞세우고 있다는 건 도대체 무슨 말인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과연 똑똑한 대한민국 국민들이 북한 선전에 넘어 갈 거라는 말인가? 올림픽에 대한 상징, 국익보다 평창위원회 위원직을 갖고있는 국회의원 한명의 독단적 사고와 본인 위주의 흥행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나 의원의 파면을 요청했다.

자유한국당 나경원 의원

이번 청원에서 주목할 점은 단기간에 청와대 답변 요건인 20만명을 채웠다는 것이다. 때문에 나 의원의 위원직 파면을 요청하는 청원에 참여한 이들이 단지 위원직 파면만을 원하는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의 극성 지지자들이 청원에 참여해, 20만명을 넘긴 것이라는 부정적인 시각을 내놓기도 한다. 하지만 20만명이라는 인원은 적은 수가 아니다. 결코 무시할 수 없는 규모다. 늘어나는 동의자 속도를 봤을 때도, 이는 사실상 올림픽 문제로 정부를 비판하는 야당에 주는 메시지로 풀이된다.

그러나 국민청원의 상황과 다르게 나 의원이 소속된 자유한국당은 문재인 정부를 향해 ‘평양올림픽’을 치르려고 하고 있다며, 총 공세를 펴고 있다.

홍준표 대표는 지난 22일 당사에서 열린 중앙직능위원회 신년인사회에서 "(정부가) 평창 올림픽이 아니고 평양 올림픽을 하고 있다"며 "우리가 유치하고 자기들이 한 게 아무것도 없는데 숟가락만 달랑 들고 와서 그 숟가락도 지금 북한에 줘버렸다"고 비판했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

전희경 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국민의 땀과 노력으로 유치한 평창 올림픽이 평양 올림픽으로 헌납되는 것에 대한 국민의 분노와 절망감은 문재인 정부 지지자들이 온라인에서 아무리 덮고 옹호하려고 해도 가려지지 않는 형국"이라며 "지금이라도 '현송월 모시기'에 앞서 분노하는 민심을 되돌아보기 바란다"고 촉구한 바 있다.

한편, 여당 관계자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민주당 원내지도부와 오찬을 한 자리에서 "과거에는 큰 국가적 행사가 있을 때 보통 여야가 원만했는데 요즘은 그렇지 못한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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