댕댕이·야옹이와 뒹굴뒹굴, 주말추천 교양공감 포스트
[공감신문 교양공감] 힘들고 고단했던 이번 주도 끝이 났다. 스스로에게 “수고했어, 오늘도”라 위로를 건네보자. 기나긴 한 주를 마무리하는 퇴근길은 멀고 지치지만, 그래도 휴식을 위해 타박타박 걸음을 보채야 한다.
퇴근하는 길의 그 고생스러운 발걸음을 조금이나마 짧게 줄여주는 것들은 뭐가 있을까? 자가용으로 출퇴근을 하는 이들이라면 라디오가 밀리는 도로 위의 동행자가 되어 줄 것이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분들에게는? 문명의 이기, 현대 과학기술 발전 신봉자들의 총아, ‘스마트폰’이 있다.
지하철이나 버스 안에서 마주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네모나고 조그만 기계를 유심히 들여다본다. 무엇이 그렇게 재밌을까, 싶어 곁눈질로 슬쩍 훔쳐보면 드라마나 동영상, 인터넷 서핑을 하고들 있다. 그리고 바쁜 일과에 치여 못 본 웹툰을 보며 힘을 얻는 분들도 많이 계시다.
그렇게 힘을 주는 웹툰들 중에는 매력적인 캐릭터들의 알콩달콩한 로맨스 이야기도 있고, 한 컷의 그림에서 액션과 스릴이 느껴지는 공감각적인 이야기도 있다. 또 빼놓을 수 없는 장르는 일상, 드라마, 힐링 계열이다.
특히나 이 계열의 웹툰들은 둥글둥글 동화책 같은 그림체와 쓰담쓰담 어루만지는 듯 한 이야기로 조용한 감동을 자아낸다. 다른 뭔가에 빗대보자면, 귀여운 반려동물과 즐거운 한 때를 보내는 것과 같은 느낌이랄까? 그 녀석들이랑 함께 있을 땐, 그냥 그 자체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지니까.
오늘 소개해드릴 웹툰들은 세상 모든 멍멍이와 야옹이들처럼 저마다 참 사랑스럽고 귀엽다. 반려동물들을 주요 소재로 내세우고 있는 작품이기 때문이다. 이 작품들은 집에서 반려동물을 기르는 분들이라면 공감을, 그러지 않는 분들에게는 부러움과 로망을 심어주기 충분하다.
지구 뿌시고 싶은 귀여움! 고단한 퇴근길, 여러분이 ‘아빠 미소’를 짓게 만들어 주는 몇 가지 웹툰들을 소개한다.
※ 웹툰 장면 캡쳐는 부분 유료 웹툰의 경우 무료 공개 회차를 사용했다. 웹툰이 궁금하신 교양공감 포스트 독자 분들은 단행본을 구매하거나 유료 결제를 하는 등 올바른 소비생활을 해 주시리라 믿는다.
■ 환생동물학교 (네이버 웹툰) - 엘렌 심
동물을 사랑하고, 또 반려동물을 기르기까지 하는 분들이라면 이 웹툰에 주목하지 않을 수가 없겠다. 우리가 너무도 사랑했던 반려동물들이 무지개다리를 건넌 뒤 어떻게 지낼지에 대한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이 웹툰은 ‘환생’의 개념을 묻는 딸에게 아빠가 “착하게 살면 다음에도 다시 사람으로 태어난다”고 대답하면서 시작한다. 이어 딸이 “(강아지) 동동이는 언제나 착한 개 였으니 사람으로 다시 태어나는 것이냐”고 묻는다.
작품의 제목, 그리고 첫 번째 장면을 보면 이 웹툰이 어떤 이야기인지를 대강 짐작하실 수 있을 테다. ‘환생동물학교’는 우리가 떠나보낸 멍멍이와 야옹이 등이 인간으로 다시 태어나기 위해 학교에서 많은 것들을 배워나간다는 이야기다.
주인공 격 인물인 ‘선생’은 AH-27반의 신입 담임이다. 아직은 신입이기 때문에 여러모로 부족하지만, 그만큼 아이들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선생이다. 하지만 머루, 쯔양, 블랭키, 비스콧 등 학급의 아이들은 그런 선생의 노력을 아는지 모르는지, 늘 해맑고 천진난만하다.
이 작품은 바로 그런, 귀여운 AH-27반 아이들이 천방지축 날뛰고, 서로를 위하거나 위로하면서 씩씩하고 즐겁게 생활하는 모습들을 지켜볼 수 있다는 것이 매력 포인트다. 특히 해맑은 얼굴로 늘 촌철살인의 말을 뱉는 ‘아키’와 얌전하고 믿음직한 ‘블랭키’ 등 저마다 각각 다른 아이들의 모습도 모두 사랑스럽다.
■ 극한견주 (케이툰) - 마일로
대형견에 대한 로망을 품고 계신 분들이 많다. 소형·중형견만 키워보신 분들도 그렇고, 반려동물을 키워본 적이 없는 분들 중에서도 듬직한 대형견에게 매력을 느끼는 이들이 꽤 된다. 극한견주는 바로 그런 꿈을 꾸는 분들에게 코믹하게, 하지만 현실적으로 대형견을 기르는 고충을 소개하는 웹툰이다.
‘여탕보고서’라는 웹툰으로 알려진 마일로 작가는 자신의 실제 반려견인 사모예드 ‘솜이’와의 일상을 특유의 개그센스로 무장해 즐겁게 그려냈다. 만화 속 묘사에 따르면 솜이는 바보스러움과 얄미움을 동시에 겸비한 매력쟁이다. 그러나 제목이 ‘극한견주’인덴 다 이유가 있다. 덩치가 큰 만큼 힘도 상당하며, 사고를 치는 수준도 평범한 소형견과 차원이 다르다.
솜이가 이갈이를 하는 시절엔 방석, 이불, 테이블 등등 집 안에 멀쩡히 남아나는 물건이 없었단다. 또, 산책을 갈 때도 쏜살같이 ‘발사’되는 솜이 때문에 팔이 빠질 듯한 경험도 숱하게 해봤다고. 털을 뿜어내는 스케일도 무지막지해서, 심할 때는 하루 5번씩 청소기를 돌린단다.
커다란 반려견의 ‘멍충미’나 든든함만을 생각하고 대형견에 대해 환상을 품는 분들이 간과할 수 있는 여러 부분들을 마일로 작가는 위트와 귀여움으로 무장해 풀어내고 있다. 빙구같지만 귀여움이 넘치는 솜이의 모습과 더불어 반려견을 진정으로 아끼는 작가의 모습도 보기 좋은 힐링 웹툰이다.
■ 내 어린 고양이와 늙은 개 (네이버) - 초
이 웹툰은 언제나 집에서 기다리고 있는 반려동물이 조금 익숙해져서, 한때 그들을 아꼈던 마음도 한결 무뎌졌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에게 권하고 싶다. 완결된 지 조금 지난 이 작품은 반려동물을 다룬 웹툰 중에서도 상당히 유명하다.
‘내 어린 고양이와 늙은 개’라니, 제목부터 벌써 눈시울을 시큰해지게 만든다. 작품은 작가인 ‘초’와 그의 반려묘, 반려견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제목대로, 고양이 ‘순대’는 안락사를 당할 위기에서 초 작가와 만나 함께 살게 되는 어린 개체다. 늙은개, ‘낭낙’은 작가가 초등학생이던 때부터 함께 해온 푸들이다. 낭낙은 작품 초반부터 이미 시력을 잃은 상태로 등장한다.
웹툰은 작가 뿐 아니라 순대와 낭낙의 입장에서도 이야기를 진행시킨다. 그런 그들은 작가가 외출한 사이 외로움을 느끼고, 작가가 귀가할 때 행복해한다. 비록 그들이 사람이 아니기에 우리와 직접 대화할 수는 없지만, 만약 그들이 말을 할 줄 안다면 꼭 저렇게 “외로웠어, 어딜 갔다왔어?”하고 울먹일 것만 같다.
작가는 낭낙이 세상을 뜨기 전 마지막 추억을 기억하기 위해 이 작품을 그리게 됐다고 한다. 총 216회의 에피소드 중 순대의 이야기는 애잔함과 귀여움을 느껴지게 하지만, 낭낙의 이야기는 이별을 준비하는 서글픔과 그동안 곁에 있어준 것에 대한 고마움을 느껴지게 한다. 만약 반려동물을 떠나보낸 경험이 있는 분들이라면 이 웹툰을 감상하는 것이 그들을 그리워 할 수 있는 시간이 될 수도 있겠다.
■ 집사와 꽁냥꽁냥 - (저스툰) - 배성태
감성을 자극하는 그림체로 유명한 배성태 일러스트레이터 부부, 둘만의 달콤한 이야기로 염장질을 하는 것만으로 모자라 고양이까지 들이밀면서 염장질을 한다. 웹툰 ‘집사와 꽁냥꽁냥’은 두 꽁냥이들과 배성태 일러스트레이터 부부의 일상을 그리고 있다.
한때 “나만 없어, 진짜 사람들 고양이 다 있고 나만 없어”라는 문구가 유행을 했던 적이 있다. 이 처절한 문구는 온라인으로만 고양이 ‘덕질’을 하는 ‘랜선 집사’들의 고양이를 기르고 싶은 마음을 잘 표현해 인터넷에서 상당히 많이 퍼져나갔었다.
만약 고양이들로부터 간택을 받지 못한 분들이라면, 웹툰을 지켜보다 보면 “진짜 왜 나만 (고양이) 없냐”고 생각하게 된다. 망고와 젤리, 이름부터 귀여운 두 고양이들의 매력 때문이다. 또한, 이미 고양이를 모시는 중인 집사들은 공감하게 되고, 자신의 고양이를 더욱 사랑하게끔 만든다. 배성태 작가는 가뜩이나 귀여운 고양이들을 둥글둥글하고 뭉툭하게, 한결 더 귀엽게 묘사해냈다.
■ 반려동물과 행복한 주말을
어떠셨는지, 멀게만 느껴지는 퇴근길도 이 웹툰들과 함께라면 순식간에 지나가는 것처럼 느껴지지 않으신가? 그저 시간만 빨리 흘러가는 것이 아니라, 마음 속 동물에 대한 사랑도 퐁퐁 샘솟지 않나?
우리 대부분은 반려동물을 사랑한다. 그들이 돈을 벌어다 주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그저 그들이 우리 곁에 있어주는 것 만으로도 가슴 가득 행복감이 차오른다. 우리에게 그런 존재는 그리 흔치 않다.
이 웹툰 속 동물들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주인(혹은 주인공)을 사랑하고, 그들이 집으로 돌아오기까지 애타게 기다리며, 그들과 함께 놀 때 행복해한다는 점이다.
그리고 그런 점은 여러분의 어두운 집에 혼자 있을 여러분의 반려동물 역시 마찬가지. 그 녀석들도 문 밖이 어수선하면 귀를 쫑긋 세우면서 오매불망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들 나름의 언어로 “왜 이제 왔어! 얼마나 기다렸다구!”라 말하며 여러분을 반길 것이다. 어때, 발걸음이 조금 더 빨라지는 것 같지 않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