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시점에선 대외 여건 전개 상황과 영향 조금 더 지켜볼 필요 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30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 기자실에서 기준금리를 1.50%로 동결하기로 한 금융통화위원회의 결정 배경을 설몀하고 있다.

[공감신문] 유안나 기자=한국은행은 30일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를 열어 기준금리를 연 1.50%로 동결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이날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금융통화위원회 후 기자회견을 열고 “대외 여건 악화에 따른 거시경제 하방리스크에 대비해 지난달 기준금리를 인하했지만, 현시점에서는 대외 여건 전개 상황과 영향을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기준금리 동결 배경을 밝혔다. 

이 총재는 “향후 통화정책은 완화 기조를 유지해 나갈 것”이며 “추가 인하 여부는 앞으로 나오는 경제지표와 가계부채 증가세, 외환 상황 등을 주의 깊게 살펴보고 결정하겠다”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이날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어느 정도 여력은 있다고 답했다.

이 총재는 “한국은 정책금리 실효하한이 기축통화국보다는 높다는 점, 현재의 기준금리 수준이 낮아져 있는 점을 감안하면 과거에 비해 정책여력이 충분하다고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앞으로의 경제 상황에 따라 필요 시 대응할 수 있는 어느 정도의 여력은 갖고 있다고 판단한다”고 강조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그는 일본의 수출규제에 대해선 “한국과 일본의 연관성을 고려해 보면 갈등은 우리 경제에 적지 않은 부담을 줄 것”이라며 “다만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한 것의 영향을 현재로선 예단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디플레이션을 우려할 상황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그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석유류 가격 하락 영향에 일시적으로 0% 내외로 상당폭 낮아질 것이고, 두세 달 정도는 마이너스를 나타낼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만 최근 물가 상승률이 크게 낮아진 것은 공급 요인에 주로 기인한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덧붙였다. 

이 총재는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2.2%) 달성과 관련해선 “성장률 전망 달성을 어렵게 하는 대외 리스크가 커진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이를 수치로 바로 반영할 상황은 아니다”라고 전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30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이와 별도로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날 ‘통화정책방향’ 자료를 통해 통화정책의 완화기조를 유지해나갈 것이라는 입장을 내비쳤다. 

금통위는 “국내경제 성장세가 완만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수요 측면에서의 물가상승압력이 낮은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이 과정에서 향후 거시경제와 금융안정 상황의 변화를 면밀히 점검하면서 완화정도의 조정 여부를 판단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날 금통위에선 조동철·신인석 금통위원이 현행 1.50%에서 0.25%포인트(p) 내려야 한다는 의견을 냈지만, 이 총재를 비롯한 5명은 동결 쪽에 섰다. 이에 따라 한은 기준금리는 지난달 1.75%에서 1.50%로 0.25%p 인하된 다음 2개월째 같은 수준을 유지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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