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소야대, 양 극단 혐오 유권자의 전략적 선택"…"야당과 공조 필수"

[이은철 기자] 새누리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이 최근 4·13 총선 결과에 대해 여소야대 구도는 유권자의 전략적 선택일 수 있는 만큼 인위적 정계개편은 역풍을 초래할 수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간한 것으로 뒤늦게 파악됐다.

14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의도연구원은 지난달 말 발표한 '여소야대하 입법 생산성 및 당의 향후 과제'라는 보고서에서 "4·13 총선 결과 나타난 여소야대는 우연의 산물이 아니라 유권자의 의도적, 전략적 선택일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인위적인 정계개편 등을 통해 원내 과반의석을 확보하려고 할 경우 여론의 역풍을 맞을 우려가 있음에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연구원은 여소야대가 일반적 현상이 된 미국의 정치 상황에 대한 분석을 토대로 이렇게 진단했다고 설명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1953∼2000년까지 24차례 연방의회선거가 실시됐고, 그중 여소야대가 16차례나 나타났다. 특히 1980∼1998년까지 10차례 선거 중에서는 여소야대가 9차례나 됐다.

보고서는 "여소야대가 우연히 나타난 것이라면 왜 20세기 후반기에 출현빈도가 높아졌는지 설명이 어렵다"며 "여소야대는 양 극단을 싫어하는 유권자들의 전략적 선택의 결과"라고 분석했다. 또 "여소야대 상황에서는 극단에 위치한 정책이나 법안이 상대 당이나 대통령의 반대로 의회를 통과할 가능성이 적은 만큼 정책 기조도 온건·중도로 수렴하는 경향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여의도연구소는 이런 분석을 토대로 20대 국회 상황도 "(새누리당) 단독으로는 어떤 법안도 처리할 수 없어 당이 국회 입법 생산성에 기여하려면 야당과의 공조가 필수적"이라고 건의했다. 이어 "정책 공조를 위해서는 20대 국회가 당면한 정책과제, 국민에게 비전을 제시하는 정책과제들을 선점하고 보다 많은 유권자의 지지를 받을 수 있는 정책 포지션을 찾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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