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조·복기왕 “안·문 강조는 공정경선 분위기 흐리는 것”...朴 “도정·국정경험은 강점”

[공감신문] 지난 5일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이 충남도지사 출마를 공식 선언한 가운데, 박 전 대변인에 대한 다른 후보자들의 견제구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양승조 의원, 복기왕 아산시장 등 다른 후보들이 박 전 대변인의 견제를 위해 공동전선을 펼치는 이유는 그의 풍부한 국정·도정 경험 때문이다.

박 전 대변인은 지난 2010년 안희정 충남지사가 도지사에 출마할 당시 총괄선거대책본부장으로 활동하고, 충남 정책특별보좌관을 역임한 대표적인 친안계 인물로 꼽힌다.

또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발탁한 청와대 초대 대변인으로 약 9개월간 청와대의 ‘공식소통창구’로 활동해 친문계 인사로도 불린다.

실제 박 전 대변인은 지난 5일 충남도청과 국회 정론관에서 충남지사 출마선언을 하면서 문 대통령과 안 지사와 가까운 거리에서 국정과 도정을 도맡은 경험을 강하게 피력했다.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이 지난 5일 국회 정론관에서 충남지사 출마를 밝힌 후 기자들과 백브리핑 중이다.

박 전 대변인은 당시 출마선언 후 열린 백브리핑에서 ‘다른 후보와 차별화되는 강점이 무엇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안희정의 도정을 설계·창출하고 과정에 참여하고 국회의원 시절에도 안희정 충남 도정을 위해 헌신했기에 누구보다 충남도정을 잘 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대통령의 대변인으로서 짧은 기간이지만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기 위한 경제적 패러다임을 완전히 바꾸는 정책변화의 씨앗을 뿌리는데 참여하는 등 국정 운영목표를 설계하는데 함께 했다”며 풍부한 국정·도정 경험을 설명했다.

다른 후보들 입장에서 박 전 대변인의 이같은 경험은 경선에서 불리한 방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두 후보가 이를 중점으로 견제발언을 하는 것도 당연한 결과다.

지난 4일과 6일 복 시장 측은 “이번 도지사 선거가 안 지사와 더 친한 사람을 뽑는 자리가 아니다”, “안희정의 친구, 문재인의 입이라는 수사로 대한민국 민주주의 정통성을 운운하는 것에 실소를 금할 수 없다” 등의 공격에 나섰다.

4일 양 의원 측은 “박 전 대변인의 발언은 공정경선에 평지풍파를 일으킬 수 있는 내용인데, 실제로 안 지사로부터 출마를 권유받은 이는 저를 포함해 복 시장도 마찬가지”라고 반발했다.

복기왕 아산시장이 지난달 16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오는 지방선거에서 충남지사에 출마할 뜻을 밝히고 있다.

양 의원과 복 시장의 반발에도 박 전 대변인의 경험은 공약에서 이점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실제 박 전 대변인과 복 시장의 공통 공약인 ‘한중 해저터널’이 대표적이다. 앞서 천안시가 해저터널 사업과 관련된 용역 결과에 따르면 한중 해저터널의 길이는 325km에 달한다. 사업비는 120조원 중 우리나라가 부담해야할 금액은 60조원 이상이다. 사업기간도 최소 15년 이상으로 예상되는 대규모 사업이다.

박 전 대변인은 출마선언 기자회견에서 “한중 해저터널 건설이 문재인 정부의 장기 국책과제로 채택될 수 있게 할 것”이라며 “문재인 대통령이 충남도민께 약속한 공약이 잘 지켜질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백브리핑에서 “지방정부의 과제가 중앙정부의 국책사업이 될 수 있도록 연결하는 역할이 도지사의 역할인데, 이 점에서 존경하고 사랑하지만 다른 후보님에 비해 제가 우위의 강점을 가지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즉, 해저터널과 같은 국책사업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중앙정부가 나서야 하는데 자신의 경험을 잘 살려 중앙과 지방을 잇는 역할을 해낼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 4일 충남도지사 선거 출마를 선언 중인 더불어민주당 양승조 의원

현재까지는 청와대 대변인으로서 비교적 국민의 인지도가 높은 박 전 대변인에 양 의원과 복 시장 공동으로 대응하는 모양이 만들어지고 있다. 오는 6.13지방선거까지 이같은 구도가 고정될지는 알 수 없지만, 각 후보 간 치열한 각축전이 펼쳐질 것은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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