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식은 서울에서, 폐막식은 평양에서…시정 최우선원칙은 서울시민 안전과 한반도 평화”

박원순 서울시장이 전국체전의 남북 동시개최와 경평축구 부활을 북측에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감신문] 박원순 서울시장이 내년 100주년을 맞는 전국체전의 서울-평양 동시 개최와 경평축구 부활을 북측에 제안했다. 

12일 오후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시청 다목적홀에서 열린 ‘남·북 태권도 합동 시범공연’에 참석한 박원순 시장은 축사를 통해 전국체전 서울-평양 동시 개최를 북측에 공식 제안한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지난 주 평창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했다. 날씨는 추웠지만 결코 춥지 않았다”며 “뜨거운 가슴이 있었기 때문이다. 역대 올림픽 중 가장 작은 개최지라는 평창, 결코 작지 않았다”고 운을 뗐다. 

그는 이어 “강원도 작은 시골마을 평창에서 평화의 메시지를 쏘아올리고 전 세계의 환호, 평화의 거대한 강물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태권도에 대해 ‘우리 민족의 기상을 잘 보여주는 운동’이라고 표현한 그는 “지난주 평창 동계올림픽 사전행사에서 보여준 것은 전 세계에 큰 용기와 희망의 메시지가 됐다”며 “남북은 갈라져있지만 결국 하나”라고 밝혔다. 

박 시장은 “평화와 번영이 깃든 한반도를 우리 품 안에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제 책상 맨 윗서랍에 서울 평양 교류사업 문서가 들어있다”며 “전문가와 공무원이 머리를 맞대고 남북 교류를 논의해왔다. 이제 곧 빛을 볼 날이 오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12일 오후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열린 세계태권도연맹(WT)-국제태권도연맹(ITF) 합동 시범공연에서 남북 시범단이 공연을 마친 뒤 내빈들과 기념촬영하고 있다

그러면서 “지난해 6월 무주에서 합동공연을 한 남북 태권도는 어려운 시절에도 평창으로 가는 다리를 놓았다”며 “전국체전 100주년 행사를 서울과 평양에서 동시에 개최할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앞으로의 100년은 분단이 아닌 평화의 시작이어야 한다”며 “개막식은 서울에서 폐막식은 평양에서 열리기를 바란다”는 의견을 표했다. 

그러면서 “마라톤은 북측에서 출발해 군사경계선을 넘어 남측으로 왔으면 한다”며 “두 도시가 평화통일의 역군으로 등장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지난 11일 국립극장에서 열린 삼지연 관현악단의 공연에 참석한 이후 자신의 페이스북에도 이와 같은 의견을 한 차례 알린 바 있다. 

그는 페이스북에서 “내 옆에 마침 최휘 북한 국가체육위원장과 리선권 조국평화 통일위원장이 앉아있어 많은 대화를 나눴다”며 “특히 경평축구의 부활, 전국체전 참가 등의 교류방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내년 시가 개최하는 제100회 전국체전에 평양시 선수단을 초청하거나 선수단 단순 참가를 넘어 서울·평양이 체전을 공동개최하는 방안에 대해 검토해왔다. 

경평축구는 일제강점기 조선의 양대 도시인 경성과 평양을 대표하는 축구단이 장소를 번갈아가며 벌인 친선축구 경기로, 1929년에 시작해 20차례 열린 뒤 1946년 중단됐다. 

박원순 서울시장 페이스북 캡쳐화면

지난 11일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역시 이낙연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오찬에서 “경평축구를 다시 하면 좋지 않겠는가”라는 뜻을 전하기도 했다. 

박 시장은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남북 간의 교류가 반복되고 확장돼 신뢰를 쌓고 협력을 쌓아나간다면 한반도는 평화와 번영의 플랫폼이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서울시정의 최우선 원칙이 서울시민의 안전이고 한반도의 평화”라고 밝힌 그는 “한반도 평화와 번영을 위한 문재인 정부의 발걸음에 서울시와 저는 발을 맞춰 늘 함께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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