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 받은 생물체가 파트너 뇌 신경회로를 스트레스 받은 상태로 변화시켜

'스트레스도 전염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Pixabay / CC0 Creative Commons]

[공감신문] 스트레스가 전염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자신이 받은 스트레스가 상대방의 '뇌 신경회로'를 변화시킬 수 있다는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학술지 '네이처 신경과학(Nature Neuroscience)' 최신호에 따르면, 캐나다 캘거리 대학 연구팀은 동물실험을 통해 스트레스를 받은 생물체가 파트너의 뇌 신경회로를 스트레스 받은 상태로 변화시킨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암수 쌍을 이룬 쥐들을 대상으로 동물실험을 진행했다. 한쪽 쥐에게 상당 기간 스트레스를 준 뒤 짝에게 돌려보내고, 얼마간 함께 지내게 한 후 뇌를 해부했다.

그 결과, 스트레스에 대한 반응을 통제하는 뇌 신경세포가 두 쥐 모두 동일하게 변화했다. 당초 스트레스를 받은 쥐의 뇌 해마 부위 신경회로와 시냅시스(뇌 신경세포 간 연결부위)가 바뀐 것처럼 파트너 쥐도 따라 바뀐 것.

아울러 스트레스에 반응해 분비되는 호르몬으로 해마의 기억형성능력을 떨어뜨리고 혈압상승, 불안감, 피로 등을 발생시키는 코티솔이 분비됐다. 특히, 해마 특정 부위 신경세포가 활성화되면서 '경보 페로몬(alarm pheromone)'으로 명명된 화학물질도 분비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런 전염성 뇌 변화는 연속적으로 여러 파트너에게로 이어졌다.

동물실험 결과, 스트레스를 받은 생물체가 파트너의 뇌 신경회로를 스트레스 받은 상태로 변화시킨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Pixabay / CC0 Creative Commons]

토니 리 스터리 연구원은 "스트레스가 옮겨질 수 있다는 사실은 다른 문헌에서도 밝혀진 바 있으나, 이번 연구는 스트레스를 받은 생물체가 파트너의 뇌 신경회로를 스트레스 받은 생태로 변화시킨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의 주목할만한 발견은 한 가지 더 있었다. 파트너에게서 스트레스가 전염된 암컷 쥐의 경우, 스트레스를 받지 않은 다른 파트너와 접촉하는 것만으로도 뇌 변화가 원 상태로 돌아갔다. 하지만 수컷 쥐는 스트레스가 없는 다른 암컷을 접촉해도 변하지 않았다.

연구팀은 이런 암수의 차이 등이 추가 연구를 통해 밝혀진다면, 성별에 적합한 스트레스 장애 치료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결과는 다른 사람의 경험이나 스트레스가 우리가 충분히 이해하거나 인식하지 못하는 방식으로 우리를 변화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Photo by Firesam! on Flickr]

연구팀은 "이번 연구결과는 다른 사람의 경험이나 스트레스가 우리가 충분히 이해하거나 인식하지 못하는 방식으로 우리를 변화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스트레스도 감기처럼 전염된다는 연구결과들은 여러 번 발표된 바 있다. 그 예로 스트레스를 받은 사람의 주변 사람들에게도 비슷한 감정 변화가 일어나는 것을 관찰하거나,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티솔·타액 속 관련 효소 수치 등을 측정한 연구 등이 있었다. 

또 스트레스는 어조, 표정, 자세 등을 통해서도 전달되며 상대에 대한 감정이입도가 높을수록 간접적 스트레스 반응이 더 크게 나타난다는 결과도 보고된 바 있다.

충격적 일을 경험한 뒤 나타나는 외상 후 스트레스 증후군(PTSD)에 시달리는 사람의 경우, 학습과 기억에 관여하는 뇌 부위인 해마 크기가 줄어든다거나, 그 가족도 PTSD를 앓는 경우가 많다는 연구 결과도 발표됐었다.

하지만 이들 연구에서는 스트레스가 전염되는 이유가 단지 심리적인 것인지, 아니면 뇌까지 변하는 것인지 확인되지는 않았다. 이번 연구를 통해 실제로 스트레스가 상대방의 뇌로 옮겨진다는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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