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두면 쓸데있는 다정한 정보’...대표적인 에일맥주 5종류의 맛과 특징 분석

[공감신문]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발효주이자 대중적인 술인 맥주는 전 세계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음료 중 하나다.

톡톡 튀는 탄산에서 느껴지는 특유의 청량감과 씁쓸한 홉의 맛에는 다른 음료에서는 느낄 수 없는 매력이 있다. 도수가 낮아 술에 약한 사람들이 마시기에도 부담이 없어 애호가들이 정말 많다.

이렇게 큰 사랑을 받고 있는 맥주는 브랜드별로 색과 맛의 차가 매우 뚜렷하다.

수제맥주의 유행으로 다양한 맥주를 쉽게 접할 수 있게 된 것은 기쁘지만, 동시에 선택의 어려움도 커졌다. IPA, 바이젠, 페일에일 등 이름부터 생소한 에일 맥주를 보면 어떤 맛일지 감조차 잡히지 않는다.

수십 가지가 넘는 맥주들이 나열된 메뉴판에 빙글빙글 돌아가는 눈과 함께 뭘 골라야 할지 난감한 경험이 있었던 분들은 공감신문 알쓸다정을 주목하시라.

오늘 알쓸다정은 대표적인 에일 맥주 5종류의 맛과 특징을 분석한 ‘에일 맥주 안내서’다.

맥주의 맛과 색, 향은 '몰트'에 의해 결정된다. [Pixabay / CC0 Creative Commons]

우선 맥주의 맛과 색에 영향을 주는 요소들부터 알아보자.

맥주의 알콜과 탄산은 ‘효모’에 의해 만들어진다. 효모는 저마다 활동하는 온도가 다르다. 어떤 효모를 어느 정도의 온도에서 발효시키느냐에 따라 ‘라거’와 ‘에일’로 구분된다.

맥주의 맛과 색, 향은 ‘몰트’에 의해 결정된다. 물에 담가 싹을 틔운 보리를 건조시킨 것이 바로 몰트다. 이 몰트를 어떤 방식으로 사용하느냐에 따라 맥주의 풍미와 색이 결정된다. 몰트는 건조 방법에 따라 비스킷이나 빵, 꿀 등 부드러운 맛에서부터 커피와 카라멜, 초콜릿 등의 강렬한 맛까지 다양항 맛을 낼 수 있다.

이 효모와 몰트를 조합한 수백 가지의 에일맥주는 크게 ▲바이젠 ▲벨지안 에일 ▲페일 에일 ▲인디안 페일 에일 ▲다크 등 5 종류로 분류할 수 있다. 그럼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나에게 맞는 에일맥주’를 찾아보자.

1. 바이젠(WEIZEN): 헤페바이젠, 윗비어

헤페바이젠(HEFE-WEIZEN) #바나나 #탄산 #밀_본연의_맛

풍부한 거품과 탄산, 그리고 부드러운 바나나향을 가진 바이젠은 부담 없이 마실 수 있어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독일어로 바이젠(Weizen)이 ‘밀’을 뜻하는 만큼, 밀 맥아 함량이 50% 이상이다. 

가장 대표적인 바이젠 맥주인 헤페바이젠은 맥주 하단에 효모가 가라앉아있는 것이 특징이다. 잔에 맥주를 3분의 2 가량 따른 후 병을 흔들어 남은 맥주와 효모를 천천히 따라주는 것이 이 맥주를 가장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방법이다.

대표적인 헤페바이젠: 파울라너 헤페바이스비어, 바이엔슈테판 헤페바이스비어, 에딩거 바이스비어

호가든은 향긋하고 부드러우며 상큼한 오렌지향을 가지고 있다. [호가든 공식홈페이지 캡처]

윗비어(WITBIER) #부드러움 #오렌지향 #향긋함

헤페바이젠이 ‘독일식 밀맥주’라면, 윗비어는 좀 더 향긋하고 부드러운 ‘벨기에식 밀맥주’다. 오렌지 껍질이 첨가돼 화사한 향과 상큼한 맛을 가지고 있다. 여자들이 많이 좋아하는 ‘호가든’과 ‘블랑’이 바로 윗비어다.

대표적인 윗비어: 블루문 벨지안 화이트, 호가든, 크로넨버그 1664 블랑

 

2. 벨지안 에일: 벨지안 블론드, 벨지안 스트롱

벨지안 블론드 에일(BELGIAN BLONDE ALE) #과일향 #드라이 #황금빛

‘블론드’라는 이름처럼 황금빛을 띄고 있는 대중적인 스타일의 맥주다. 도수는 6~7.5%로 일반 맥주보다는 약간 높은 편이며 깔끔하게 떨어지는 끝맛이 특징이다. 오렌지, 레몬 등 옅은 과일향과 가벼운 목넘김을 갖고 있어 입문용으로 벨지안 에일을 추천한다.

대표적인 벨지안 에일: 레페 블론드

벨지안 골든 스트롱 에일 '듀벨'은 10%에 가까운 높은 도수를 자랑한다. [Pixabay / CC0 Creative Commons]

벨지안 골든 스트롱 에일(BELGIAN GOLDEN STRONG ALE) #깔끔함 #풍부한_거품 #높은_도수

이름에서부터 알 수 있듯이 도수가 아주 강하다. 10%에 가까운 높은 도수를 자랑하는 이 맥주는 꽃과 과일향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탄산이 풍부하고 바디감이 가벼워 높은 도수에도 불구하고 깔끔하게 마실 수 있다.

대표적인 벨지안 골든 스트롱 에일: 듀벨

 

3. 페일 에일(PALE ALE): 영국‧미국식 페일 에일

영국식 페일 에일(ENGLISH PALE ALE) #허브 #밸런스 #쌉쌀함

영국식 페일 에일은 허프, 풀내음, 그리고 몰트의 달큰함이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것이 특징이다. 밸런스가 훌륭해 여러 잔 마시기에 좋다. 과거에는 ‘페일 에일’이라고 하면 영국식이 기본이었으나, 미국식 페일 에일의 등장으로 ‘영국식’이라는 표기를 더하게 됐다. 쌉쌀한 맛을 중심으로 조화를 이루는 향을 느껴보고 싶다면 영국식 페일 에일에 도전해보자.

대표적인 영국식 페일 에일: 구스 아일랜드 혼커스 에일, 풀러스 ESB

조화로움을 추구하는 영국식과 달리 미국에서 생산되는 홉 특유의 화사한 향과 깔끔한 끝맛을 강조한 맥주다.

미국식 페일 에일(AMERICAN PALE ALE) #상쾌함 #시트러스 #화사

조화로움을 추구하는 영국식과 달리 미국에서 생산되는 홉 특유의 화사한 향과 깔끔한 끝맛을 강조한 맥주다. 화려한 열대과일과 시트러스의 느낌이 가득하다. 덴마크 브루어리 미켈러와 한국의 크래프스 맥주회사 더 부스가 만든 ‘대동강’은 여기에 드라이한 끝맛까지 갖춰 깔끔함을 자랑한다.

대표적인 미국식 페일 에일: 대동강 페일 에일, 시에나 네바다 페일 에일

 

4. 인디아 페일 에일(IPA): 영국‧미국식 IPA

영국식 인디아 페일 에일(ENGLISH INDIA PALE ALE) #캐러맬 #쌉쌀함 #과일향

인도가 영국령이던 시절 인도에 거주하는 영국인들을 위해 장기간의 여행길에도 맥주가 상하지 않도록 도수를 높여 만든 것이 인디아 페일 에일의 기원이다. 도수는 6.5~7.5%로, 꽃과 과일, 풀의 은은한 향과 캐러멜의 달달한 맛, 씁쓸한 뒷맛이 특징이다.

대표적인 영국식 인디아 페일 에일: 브루클린 이스트 인디아 페일 에일

IPA는 쓴맛이 강하니, 에일을 처음 시도하는 분들에게는 추천하지 않는다. [Pixabay / CC0 Creative Commons]

미국식 인디아 페일 에일(AMERICAN INDIA PALE ALE) #열대과일 #쌉쌀함 #쓴맛

미국 홉 특유의 오렌지와 자몽, 열대과일, 꽃향이 풍부하다. 첫맛은 몰트의 은근한 단맛이며 중간에는 강렬한 쓴맛, 끝에는 쌉쌀한 여운이 감돈다. 에일 맥주를 처음 접한다면, 이 맥주는 향이 풍성하고 쓴맛이 강하니 조금 더 부드러운 에일부터 시작하길 권한다.

대표적인 미국식 인디아 페일 에일: 브룩클린 펑크 IPA, 로스트 코스트 인디카 IPA

 

5. 다크: 포터, 스타우트

포터(PORTER) #초콜릿 #캐러멜 #영국

영국의 노동자들에게 사랑받아 짐꾼(Porter)이라는 이름이 붙은 맥주다. 다크 에일 답게 검게 태운 보리로 만들어져 색이 어두우며 진하고 쓴맛을 가지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통칭 ‘흑맥주’라고 불리는 부류에 속한다. 코코아, 캐러멜 등 몰트의 단맛을 느낄 수 있는 것도 포터의 특징이다.

대표적인 포터: 풀러스 런던 포터

영화 킹스맨에 나온 맥주가 바로 기네스다(오른쪽). 너무 맛있어서 콜린 퍼스가 다 마셔버렸다. [영화 킹스맨 캡처]

스타우트(STOUT) #커피 #구운_보리향 #묵직

스타우트는 포터보다 조금 더 검게 태운 보리로 만들어져 구운 보리와 다크초콜릿, 커피의 향을 느낄 수 있다. 크림처럼 부드러운 거품이 매력적이다. 포터보다 부드러운 맛을 가지고 있다. 영화 킹스맨의 콜린 퍼스가 멋진 액션신을 펼치고 나서 마신 맥주가 바로 스타우트의 대명사격인 기네스다.

대표적인 스타우트: 기네스 드래프트

취향에 맞는 맥주를 찾아 어서 에일 맥주의 세상으로 빠져보시길 바란다.

자, 여기까지 대표적인 에일 맥주 5종류를 알아봤다. 깔끔한 맛, 과일 향, 초콜릿 향, 진한 맛 등 취향에 맞는 에일 맥주를 찾았으리라 생각한다. 하지만 먹어보기 전엔 맛을 알 수 없는 법. 아직도 감이 잡히지 않는 분들을 위해 1번부터 5번까지 진입 장벽이 낮은 순서대로 배열해놨다. 그러니 에일 맥주에 도전하시는 분들, 자신 있게 ‘바이젠!’을 외치며 에일 맥주의 세상으로 빠져보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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