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조달액 큰 폭으로 늘어날 듯…WSJ “ICO 통한 사업 대부분 계획 단계, 가치평가 어려워”

가상화폐 비트코인의 부진에 투자자들이 ICO로 눈을 돌리고 있다. [PxHere / Creative Commons CC0]

[공감신문] 현재 대표적인 가상화폐인 비트코인이 부진한 모습을 보이는 가운데, 투자자들이 ICO(initial coin offering‧가상통화공개)로 눈을 돌리고 있다. ICO는 올해 들어 1조원을 훌쩍 넘는 자금 조달액을 보이며 큰 인기를 끌고 있었다. 

ICO는 가상화폐 개발을 위해 펀딩을 받는 것을 의미한다. 투자자들은 스타트업 회사에 미래의 가치를 계산해 투자를 하고, 거기에 따른 보상을 받는다. 개발자는 가상토큰을 발행해주고 투자자들로부터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가상화폐를 받는 것이다. 

2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리서치업체 토큰 리포트가 조사한 결과 연초 이후 ICO를 통한 자금 조달액은 약 16억6000만 달러(한화 약 1조8000억원)에 달한다. 두 달도 채 안 돼 작년 한 해 ICO 조달액인 65억 달러의 4분의 1을 넘어선 것이다.

하지만 이는 암호화 메신저 ‘텔레그램(Telegram Inc)’과 블록체인 전문업체인 ‘블록닷원(Block.one)’의 집계는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올해 ICO 조달액은 큰 폭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텔레그램은 ICO를 통해 8억5000만 달러를, 블록닷원은 15억 달러를 조달했으며 현재 추가 자금조달도 진행 중에 있다. 

WSJ은 “ICO를 통한 사업 대부분이 계획 단계이고, 실제 제품이 출시되는데 1년 이상 걸릴 수 있어 ICO의 가치평가가 어려울 수 있다”고 평가했다. [Pixabay / CC0 Creative Commons]

지난해 여름 이후 블록닷원이 조달한 금액은 트위터가 2007~2011년 9차례 펀딩 라운딩을 통해 조달한 금액과 맞먹는 것으로 알려졌다. 작년과 올해 기업공개(IPO)건 가운데 블록닷원의 ICO를 능가한 사례는 4건에 불과했다. 

이러한 ICO의 인기는 지난해 12월 중순 최고액을 기록한 후, 반토막이 난 비트코인과는 전혀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23일 오후 3시(한국시간) 기준 비트코인의 가격은 9805달러로, 지난해 12월 18일 1만9511달러에 비해 절반가량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비트코인의 매수세 약화에도 ICO가 인기를 끄는 이유는 비트코인 초기 투자 때와 같이 일확천금을 꿈꾸는 이들이 ICO에 과감하게 투자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ICO의 인기에 힘입어 새로 등장한 무료 가상화폐 서비스도 인기를 끌고 있었다. 미국 증권거래 애플리케이션 ‘로빈후드 마켓’은 전날 수수료가 없는 비트코인, 이더리움 거래서비스를 개시하자 가입자가 증가하고 있다. 

로빈후드 가입자는 지난해 4월 200만명이었으나, 가상화폐 거래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힌 지난해 11월에는 300만명으로 치솟았으며, 지금은 400만명을 웃돌고 있다.

ICO는 가상화폐 개발을 위해 펀딩을 받는 것을 의미한다. [Pixabay / CC0 Creative Commons]

일각에서는 ICO의 인기가 금방 사그라들 수도 있다고 예측하고 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등 각국 당국이 ICO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있기 때문.

글로벌 회계법인 언스트앤영은 “현재 가상화폐 가치평가는 금 가치평가나 제한된 공급이 높은 수요를 맞추지 못하는 성수기 의류상품과 비슷하다”고 지적했다. 

WSJ은 “ICO를 통한 사업 대부분이 계획 단계이고, 실제 제품이 출시되는데 1년 이상 걸릴 수 있어 ICO의 가치평가가 어려울 수 있다”고 평가했다.

김진화 한국블록체인협회 이사는 “ICO가 성공할 확률은 상당히 낮다”며 “발전 가능성이 있는 기술력을 ICO에 쏟는 것은 미래를 위한 투자로 볼 수 있으나 어떤 기술인지 알아보지도 않고 묻지마식으로 투자하는 것은 곤란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ICO는 관련 백서부터 토큰 알고리즘, 향후 발행 계획 등이 공개된 만큼, 이를 꼼꼼히 살펴본 뒤 투자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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