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신문 교양공감] 평창 동계올림픽이 성공적으로 막을 내렸다. 30년 만에 국내에서 치러진 올림픽에서 선전했던 우리 선수들을 보면서 본능적으로 가슴이 뜨거워졌던 경험, 다들 해보셨을 것이다.

비단 이번 올림픽뿐만이 아니다. 유망주에서 세계적인 클래스로 발돋움 한 테니스 선수인 정현 선수를 보면서도 비슷한 감정을 느꼈을 터. 정현 선수는 아시아 선수들에겐 너무나 높은 장벽이었던 테니스 종목에서 그 이름을 굳건히 했다. 

사실 우리가 알지 못할 뿐이지, 전 세계에서 위상을 드러내는 한국인들이 꽤 많다. 소설가 한강 역시 문학계 최고 귄위인 맨부커상을 수상하며, 국내 대중의 관심을 다시금 받은 인물이다. 

TV에서 실시간으로 중계되는 운동 경기에서 역량을 드러내거나, 대형 기획사 출신의 아티스트는 아니지만 자기 색깔과 노력으로 조금씩 입지를 다졌기에 오히려 더욱 대체할 수 없는 인물들이 여기 있다. 오늘 교양공감에서는 우리는 잘 몰랐지만, 전 세계인들은 열광한다는 한국인들을 만나보자. 

 

■ 세계가 주목하는 천재 피아니스트 
- 이름? 조성진
- 직업? 피아니스트
- 나이? 1994년생, 만 23세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우승하며 혜성같이 떠오른 조성진

5년마다 개최되며 전 세계적인 권위를 가졌다고 알려진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우승하며 혜성같이 떠오른 한국인이 있다. 그가 바로 조성진이다. 

20세기 이후 최고의 피아니스트 중 한명이라 손꼽히는 폴란드 출신의 크리스티안 짐머만은 ‘앞으로도 조성진이라는 이름은 오랫동안 널리 기억될 거라 생각합니다. 그는 매해 발전을 거듭할 겁니다’라고 언급했었다.

여느 한국의 평범한 아이들처럼 유치원 때에 피아노 학원에 가서 처음 피아노를 접했던 그는, 7세에는 바이올린을 시작했다. 그리고 3년 뒤에 자신이 피아노에 재능이 남다르다는 사실을 발견하고는 본격적으로 피아노를 치게 됐다. 

15세 때 모스크바 국제 청소년 쇼팽 피아노 콩쿠르에서 1위의 쾌거를 거두며 전 세계 음악팬들에게 존재감을 드러내던 그는 2015년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아시아인으로서는 3번째이자 한국인으로서는 최초로 우승하게 된다. 

안드레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과 조성진

작년 2월엔 꿈의 무대라 할 수 있는 뉴욕 카네기홀에서 공연을 성공리에 마쳤으며, 11월엔 베를린 필하모닉과 협연도 했다.

그는 자신이 상당히 게으른 편이라 말한다. 장시간 연습하는 스타일은 아니지만 매일 4~5시간씩 꾸준히 연습한다고.

클래식 음악의 본고장에서 이미 그 존재감이 대단한 조성진은 이제 겨우 20대 초반이다. 앞으로 그가 우리에게 어떠한 선율을 보여줄 지 기대해 보지 않을 수 없다.

쇼팽 콩쿠르 파이널에서 그의 연주 동영상 유튜브 조회수는 750만을 넘었다. 클래식 연주 비디오로서는 이례적인 조회수다.

■ 세계 일렉트로니카 음악의 중심
- 이름? 예지(Yaeji)
- 직업? DJ, 뮤지션
- 나이? 1993년생 25세.

일렉트로니카 음악 장르에서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예지’

요즘 일렉트로니카 장르의 음악은 ‘예지’로 뜨겁다. 이 열풍은 작년부터 시작됐다. 2016년 데뷔한 그녀는 2017년 발표한 ‘Drink I'm Sippin On’, ‘Raingurl’이 두곡으로 세간의 관심을 받게 된다. 

한국계이지만 줄곧 뉴욕에서 자라 활동한 그녀는 비주얼 아트 전공이다. 저예산 비디오이지만 몽환적이며 감각적인 뮤직비디오는 패션과 미술업계의 주목을 끌었다.

Yaeji 'Raingurl' Official Video 중에서

거기에 상당히 독특한 색깔의 음색과 음악 역시 전 세계 패션과 일렉트로니카 팬들의 마음을 샀다. 그녀가 작년 10월에 발표한 곡 ‘Drink I'm Sippin On’은 한국어 가사인데, ‘그게 아니야 그게 아니야’라는 구절이 반복돼 묘한 중독성이 있다. 

영국 BBC에서는 2018년 주목받는 신인 중 하나로 그녀를 지목했다. 최근엔 국내에서도 요즘 팬들이 꽤 생겨나는 추세다.

 

■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한국 댄스팀
- 이름? 저스트 절크(Just Jerk)
- 직업? 힙합을 기본으로 하는 댄스팀

저스트 절크는 힙합을 기본으로 하지만 팝핀, 크럼핑, 락킹, 비보잉, 한국 무용에 이르기까지 장르에 구애 받지 않는 퍼포먼스를 보여준다.

사실 춤으로 세계를 놀라게 한 한국인은 이전에도 있었다. 세계 비보잉 콘테스트가 열릴 때마다 한국인들이 우승을 휩쓰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저스트 절크는 비보잉 댄스팀과는 차이가 있다. 힙합을 기본으로 하지만 팝핀, 크럼핑, 락킹, 비보잉, 한국 무용에 이르기까지 장르에 구애 받지 않는 퍼포먼스를 보여준다. 또 멤버 중에는 싱어송라이터도 포함돼 그들의 퍼포먼스에 맞는 음악을 직접 만들고 있다.

이전에도 여러 매체를 통하여 인상적인 무대를 선보여 왔었던 저스트 절크는 ‘아메리카 갓 탤런트 시즌12’에 출연하면서 미국은 물론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한국 댄스팀이 됐다. 

저스트 절크는 ‘아메리카 갓 탤런트 시즌12’에 출연하면서 미국은 물론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한국 댄스팀이 됐다.

저스트 절크의 무대는 상당히 강렬하며 대단히 한국적이다. 이마에 태극무늬를 그려 넣고 화랑을 연상시키는 의상을 입는다. 한국의 전통적인 서정성과 한, 용맹스러움이 녹아있는 대단한 무대로 세계를 열광시키고 있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성화 봉송 직후 무대에 올랐던 저스트 절크는 자신들의 영향력을 더욱 넓히고 있다. 

 

■ 최고의 실력을 갖춘 LOL 프로게이머
- 이름? 이상혁(페이커)
- 직업? 프로게이머(e스포츠 선수)
- 나이? 1996년생, 만 21세

LOL이라 불리는 리그 오브 레전드 프로게이머 이상혁(페이커)

LOL이라 불리는 리그 오브 레전드 프로게이머인 그는 아마추어 시절부터 굉장한 플레이를 선보였다. 2013년 롤챔스 서머(summer)에서 기량을 널리 인정받기 시작한 그는, 이제 국내는 물론이거니와 전 세계에서도 최고 실력의 선수라 인정받고 있다. 

이상혁(페이커)은 LOL 종목에서 가장 많은 상금을 획득했다.

세계적인 선수라면, 물론 상금도 역대급이지 않냐고? 그러하다. e스포츠어닝스닷컴(esportsearnings.com)에 의하면, LOL 종목에서 가장 많은 상금을 획득한 건 ‘이상혁’ 선수이며 지금까지 받은 상금은 약 105만 달러, 한화로 약 11억9000만원 정도에 달한다. 다시 밝혀 두지만 1996년생인 그는 겨우 만 21세 밖에 되지 않았다. 

■ 힙합 본고장에서 더 유명한 한국 뮤지션

- 이름? 키스 에이프(Keith Ape)
- 직업? 래퍼
- 나이? 1993년생, 만 24세

It G Ma(잊지마)라는 노래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힙합 뮤지션 키스 에이프

국내에서 유명하고 인기 많은 래퍼들은 많다. 전 세계적인 인기를 누리는 한류 뮤지션도 많다. 요즘 가장 핫하다는 방탄소년단, 지드래곤, 빅뱅, 싸이 등 국내 아티스트들의 해외 인기는 대단하다. 

하지만 힙합의 영역은 살짝 다르다. 국내에서 아무리 저명한 힙합 뮤지션이더라도 본고장에서의 ‘힙합’ 음악 자체로 인기를 누리기란 쉽지 않은 일. 그런데 키스 에이프는 그 어려운 것을 해냈다. 그는 ‘쇼미더머니’ 출신도 아니요, 대형기획사 출신도 아니다. 그렇다고 유명 프로듀서의 프로듀싱을 받은 것 역시 아니다. 

Keith Ape에 대해 다룬 뉴욕 타임즈의 기사, [The New York Times 캡쳐]

돌연 미국에 가서 활동을 시작한 키스 에이프. 싸이가 ‘강남스타일’ 열풍을 이끌었을 때 전 세계인들은 그 의미를 모르면서도 ‘강남스타일’을 따라 외쳤다. 마찬가지로 키스 에이프의 팬들은 그가 소리치는 ‘잊지마!’의 뜻은 모를지언정 함께 ‘잊지마’를 외쳤다.

키스 에이프는 캐나다, 한국, 미국 등에서 투어 공연을 펼치며 스크릴렉스와 같은 유명 아티스트와 함께 무대에 오르기도 한다. 

한 매거진과의 인터뷰에서 It G Ma(잊지마)가 국내 시장보다 해외 시장에서 인기 있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생각하냐는 질문에 “당사자인 나도 잘 모르겠다”며, “아마 동양인이 이런 사운드를 낸다는 것에 놀라워하는 것 같다”고 밝혔다. 현재 그의 대표곡 ‘잊지마’ 뮤직비디오의 유튜브 조회 수는 5000만이 넘은 상황이다. 

■ 호나우지뉴가 싸인 요청한 한국인
- 이름? 우희용
- 직업? 축구 프리스타일러
- 나이? 1964년생, 55세

세계 프리스타일 축구 연맹의 회장인 우희용

전 세계 사람들은 ‘정말 한국인들이 우희용을 모른다고?’하며 놀랄지 모른다. 우리가 그의 묘기를 보고 놀라워할 때처럼 말이다.

세계 프리스타일 축구 연맹의 회장인 우희용은 1989년 헤딩 오래하기로 세계 신기록을 세워 기네스북에 등재됐다. 당시 기록한 시간은 무려 5시간 6분 30초다.

그는 총 5번의 월드컵 공연에 참가했었고, 세계 여러 기업의 광고에 출연하기도 했던 월드스타다. 

‘스타들의 스타’이기도 한데 세계적인 축구스타인 브라질의 호나우지뉴가 그에게 싸인을 받으려는 사진이 공개되면서 국내에서 큰 화제가 됐었다. 

호나우지뉴에게 싸인을 해주는 우희용

초등학교 시절 축구 선수로 축구에 입문했던 그는 부상으로 인해 더 이상 선수 생활을 할 수 없게 됐다. 하지만 지금 그는 그 어떤 축구 선수들보다 활발히 월드컵에 참가하고 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전 감독인 알렉스 퍼거슨에게 한국 기자들이 한국의 연예인을 아느냐는 다소 진부한 질문을 하자 그는 연예인은 모르고 ‘미스터 우’를 안다고 대답했다. 바로 우희용을 이야기한 것. 그만큼 그는 스타들의 스타, 대단한 퍼포머이자 월드스타다.

 

■ 자기 분야에서 책임감을 갖고 최선을 다하자

다양한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세계인들의 주목을 받는 한국인들은 훨씬 더 많을 것이다.

우리는 잘 몰랐지만 각자의 자리에서 묵묵하게 자신들의 역량을 발휘하던 이들이 이렇게나 많았다. 

분명한건 이들 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세계인들의 주목을 받는 이들은 훨씬 더 많을 것이다. 

한국인들의 ‘근성’은 세계적으로도 알아주는 수준이다. 그들을 보며 우리도 용기와 자긍심을 얻어, 자기의 분야에서 책임감을 가지고 최선을 다하자는 마음이 샘솟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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