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공공도로서 테스트 중단” vs “기술의 발전 막아서는 안 돼”…안전성 논란 증폭

시험 운행 중인 자율주행차에 치여 보행자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Wikimedia/Creative Commons Attribution]

[공감신문] 세계 최대 차량공유업체 우버(Uber)의 자율주행차량에 치여 보행자가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업계와 학계, 시민단체 등이 자율주행차 시험 운행 안전성과 관련한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

19일(현지시간) 다수의 미국 언론들은 우버의 자율주행차가 미국 애리조나 주 피닉스 교외의 한 교차로에서 보행자를 치여 숨지게 하는 사고를 냈다고 보도했다. 자율주행차 시험운행과 관련된 첫 보행자 사망 사고가 발생한 것. 

지난 18일 저녁 10시께, 피닉스 인근 도시 템페에서 운전석에 운전자가 앉은 채 자율주행 모드로 운행하던 우버 차량은 템페 시내 커리 로드와 밀 애버뉴 교차로에서 길을 건너던 여성 보행자 엘레인 허츠버그(49)를 치였다. 

현지 경찰에 따르면, 자율주행차는 커리 로드 북쪽 방향으로 운행 중이었으며 보행자는 서쪽 편에서 횡단보도 바깥쪽으로 걸어가고 있었다. 차에 치인 허츠버그는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이내 숨졌다.

사고가 난 지점은 모든 방향의 복수의 차선이 있는 차로로 복잡한 교차로였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사고 차량에는 운전석에 앉은 시험 운전자 외에 다른 승객은 없었으며, 경찰은 우버 측이 사건 수사에 협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지 언론은 “보행자가 횡단보도 바깥쪽으로 건너고 있었던 상황으로 자율주행 모드에서 차량이 보행자 주의가 필요한 구역이 아닌 것으로 인식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미 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의 에릭 웨이스 대변인은 현지에 조사팀을 급파해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라고 전했다. 

우버는 피닉스와 템페를 포함 피츠버그, 샌프란시스코, 토론토 등지에서 진행하던 자율주행차 시험 운행을 전면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이번에 발생한 사고로 자율주행차의 안정성에 대한 논란은 더욱 커지고 있다. 

듀크대학의 로보틱스 전문가 미시 커밍스는 “운전자 없는 차량 운행 기술의 급속한 전환은 위험하다. 컴퓨터 버전의 자율주행 모드는 익숙하지 않은 운행 환경에서 매우 불안정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연방 차원의 기준이 필요하다. 도로교통안전국(NHTSA)이 자율주행차 운행에 관한 분명한 기준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 언론은 연방 교통당국이 자율주행차 시험 운행이 허용된 주에서는 자발적인 안전 보고서만 제출받고 있는 상황이라고 문제를 꼬집었다.

이번 보행자 사망 사고로 인해 향후 법적 책임 문제도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노트르담대학의 티모시 캐로인 교수는 “자율주행차 시험 운행이 일반화하면 이런 사고는 점점 더 늘어날 것”이라며 “그렇지만 도로 주행만이 유일한 시험방법이란 점이 문제”라고 말했다.

소비자 단체인 컨슈머 워치독의 존 심슨 국장은 “자율주행차의 안전성이 완전히 입증될 될 때까지 모든 공공도로에서 테스트를 중단해야 한다. 이런 비극이 재발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미 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의 에릭 웨이스 대변인은 현지에 조사팀을 급파해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라고 전했다. [기사 내용과 무관한 이미지]

하지만 사고로 새로운 기술의 발전을 막아서는 안 된다는 반론도 나왔다. 

미래 에너지 관련 단체의 자율주행차 전문가 로비 다이아몬드는 “자율주행차는 여전히 교통사고 사망자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방법”이라며 “연방기관이 조사해 정책 결정자들이 안전하게 테스팅 조건을 갖출 수 있도록 보완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버는 애리조나 주 피닉스와 템페에서 지난 몇 개월 동안 자율주행차 시험 운행을 하고 있었다. 사고가 발생하자 우버는 피닉스와 템페를 포함 피츠버그, 샌프란시스코, 토론토 등지에서 진행하던 자율주행차 시험 운행을 전면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템페 시의 마크 미첼 시장은 “장애인, 노약자에게 필요한 자율주행 기술의 유망성 때문에 시 차원에서 자율주행 테스트를 환영해온 것”이라고 말했다. 

다라 코스로우샤히 우버 최고경영자(CEO)는 트위터에 “애리조나에서 들려온 믿을 수 없이 슬픈 소식을 접했다. 희생자 유족을 생각하며 법집행기관과 함께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파악하려 하고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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