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신문]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방중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과의 정상회담이 공식화되자 일본 정부가 패닉에 빠졌다.

일본은 그동안 ‘대화를 위한 대화는 안 된다’며 대북강경론을 밀어붙여왔으나 북한이 한국, 미국에 이어 중국과의 관계 개선에 나서면서 ‘재팬 패싱’의 위기에 처하게 됐다.

오는 4월 말 남북정상회담에 이어 5월 북미정상회담이 예정되며 1차 충격을 받았던 일본은 북중정상회담까지 성사되자 그야말로 공황상태에 빠졌다.

28일 참의원 예산위원회에 출석한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김정은 위원장의 방중에 대한 정부의 입장을 묻는 질문에 “중대한 관심을 갖고 정보 수집과 분석을 하는 중”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그는 “중국 측으로부터 제대로 설명을 들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이날 참의원 예산위원회에 출석해 김정은 위원장의 방중에 대한 정부의 입장에 대한 질문을 받자 “중대한 관심을 갖고 정보 수집과 분석을 하는 중”이라고 답변했다.

일본이 김 위원장의 방중에 대해 중국 측으로부터 사전 설명이나 언질을 받지 못했음이 드러난 것이다.

반면 미국은 김 위원장의 방중을 중국에게서 사전 통보 받은 사실이 알려져, 최근 한반도를 둘러싸고 일본이 소외되는 ‘재팬 패싱’ 현실화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아베 총리는 이날 일본이 대북 대화 분위기를 끌어내는 데 공헌했다는 '역할론'을 제기했다.

그는 “한반도를 둘러싼 이런 변화는 중국과 러시아를 포함해 국제 사회의 강력한 결의로 북한에 최대한의 압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일본 정부의 기본 방침에 따른 결과”라 자평하며 “일본이 리더십을 갖고 대응한 결과 북한이 대화를 하고 싶다고 나오게 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본이 대북 경제제재 등 국제사회의 압력 강화를 주도해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끌어냈다는 주장이나, 설득효과는 크지 못했다.

오히려 ‘재팬 패싱’ 논란을 회피하기 위한 아전인수식 해석이 아니냔 지적이 잇따랐다.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 일본 정부는 한국‧미국 측과 주중 북한대사관 등을 통해 북한에 아베 총리와 김정은 위원장과의 회담의사를 밝혔지만 별다른 진전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베 총리는 “중요한 것은 대화를 위한 대화가 아니라, 북한이 핵과 미사일을 완전하고 검증하며, 되돌릴 수 없게 폐기해 나가는 것”이라며 “구체적 행동을 하기 전에는 대북제재를 포기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일본 정부는 북한이 미국, 한국에 이어 중국과의 관계개선에 나섬으로써 압력강화 노선을 주도해 온 일본을 비핵과 협상의 장에서 제외시키려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에 휩싸이게 됐다.

이번 북중정상회담을 계기로 중국이 북한에 대한 경제제재를 완화하면서 한반도를 둘러싼 대화국면에서 미국에 맞서 주도권을 확보하려 할 수 있다는 점도 일본 정부의 고민거리다.

요미우리 신문은 이날 김 위원장의 방중을 두고 “외무성 간부가 예상 밖 사태에 충격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산케이신문도 “설마 김정은이 방중하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는 외무성 간부의 말을 인용했다.

아베 총리는 다음달 17일부터 2박 3일간 미국을 방문하고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일본의 입장을 전해 양국의 협의를 긴밀히 하기 위한 목적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