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넷마블 지난달부터 시행, 넥슨·스마일게이트 논의…중소업체, 개발시간 감소 우려

[공감신문] 오는 7월부터 법정 근로시간 단축에 따라 ‘주 52시간’ 근무체계가 본격적으로 시행될 예정이다. 이에 근무가 잦은 것으로 유명한 게임업계가 유연 근무제나 탄력근무제 등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밤샘 근무가 잦은 것으로 유명한 게임업계가 유연근무제나 탄력근무제 등 대책을 서둘러 마련하고 있다.

15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엔씨소프트와 넷마블은 올해 초 잇따라 선택적 근로 시간제와 탄력근무제를 도입했다.

엔씨소프트는 올해 1월부터 1주 40시간 근무를 원칙으로 출퇴근 시간을 유연하게 설정할 수 있는 유연 출퇴근제(선택적 근로 시간제)를 시범 운영했으며, 3월 중순부터 정식으로 모든 근무지에 적용했다.  

오전 7시부터 10시까지 30분 단위로 개인이 출근 시간을 선택해 하루 9시간(점심시간 포함)을 근무하는 방식이다. 또 신규게임 출시 등을 앞두고 집중 근무가 불가피한 경우를 위해 개발, 관리 등 일부 직군에서 3개월 단위 탄력근무제도 함께 실시했다. 

넷마블도 지난달 13일부터 한 달 기본 근로시간 내에서 코어타임(오전 10시∼오후 4시, 점심시간 1시간 포함) 5시간을 제외한 나머지 업무시간을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선택적 근로시간제'를 시행하고 있다.

넷마블 전 직원은 사전 연장근로를 신청하지 않으면 야간(평일 오후 10시∼익일 오전 8시), 휴일은 물론 월 기본 근로시간을 초과하는 연장근무도 금지된다.

'구로의 등대'라고 불리는 넷마블에서 재작년 직원이 돌연사, 과로사하는 일이 연달아 발생하면서 게임업계 근무 환경 문제가 이슈화된 바 있다.

스마일게이트 역시 직군별 업무 특성에 따른 맞춤형 '유연근무제' 도입을 준비 중이다. 구성원 공청회를 통해 의견을 수렴하고, 불필요한 연장근무가 발생하지 않도록 보고문화 개선‧효율적 근무환경 조성 등 캠페인에 나설 방침이다.

이 외에 넥슨, 블루홀, 컴투스 등 다른 300인 이상 게임업체들도 근무 제도를 자사에 맞게 정비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앞서 넷마블 근로조건 문제가 불거진 이후, 대형업체를 위주로 자정 노력을 해온 터라 이번 근무 시간 단축에 크게 당황하지 않는 분위기다. 오히려 직원들의 '워라밸'이 보장되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밤샘 근무와 야근이 일상화됐던 게임 산업이 고도성장하던 시기와 달리 회사 규모도 많이 커졌기 때문에 직원들 삶을 신경 쓰는 제도를 갖출 필요가 있다"며 "직원 만족도가 크게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관계자도 "개발 기간 등을 현실적으로 짜고 업무 문화를 바꾸면 충분히 근로시간을 줄일 여력이 있다고 판단된다"고 전했다.

오는 7월부터 법정 근로시간 단축에 따라 ‘주 52시간’ 근무체계가 본격적으로 시행될 예정이다. [Pixabay/CC0 Creative Commons]

하지만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대형업체와 달리 중소업체는 개발시간 감소로 인한 고충이 클 것으로 보고 있다.

크런치 모드(게임 출시 직전 고강도 근무체제를 유지하는 것), 게임 출시 이후 서버 관리 문제 등 게임 산업의 특수성 때문에 근무 시간을 정해진 틀에 맞추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걱정과 중소업체들의 향후 적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기 때문.

업계 관계자는 "대형 게임 타이틀 같은 경우 출시 전 크런치 모드, 출시 후 서버 및 보안 관리 등을 합쳐 3개월 단위의 탄력근무제도 부족하다"며 "탄력 근로 시간제 단위 기간이 현 최대 3개월에서 더 늘어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게임개발자연대 김환민 사무국장은 "대기업 위주로 전반적으로 노동시간 단축이 정착하는 모양새"라면서도 "대신 중소업체로 비용과 노동 문제가 전가된다는 추측이 나오고 있고, 중소업체들은 개발시간 감소로 인한 고충을 호소하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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