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3구는 평균 5억원대…연초 매매가격 급등-전세 약보합세 영향

서울 아파트 갭투자 비용이 2011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공감신문]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이 크게 떨어지면서 전세를 끼고 아파트를 구입하는 ‘갭투자 비용’이 2011년 이후 최대로 늘어났다. 이에 따라 이전에 갭투자로 아파트를 구입했던 다주택자들이 역전세난을 겪게 될 것이란 우려도 제기된다. 

16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갭투자 비용(재건축 대상 제외)은 평균 2억3100만원으로 전년(1억9250만원)대비 20.5%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2011년 2억5243만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갭투자는 시세차익을 목적으로 주택의 매매가격과 전세금 간의 차액이 적은 집을 전세를 끼고 매입하는 투자 방식이다. 갭투자 비용은 매매가 평균에서 전세가 평균 금액을 뺀 차액을 말한다. 

서울 아파트 갭투자 비용은 2008년 매매가격이 급등하면서 3억2253만원까지 벌어진 이후 하락세를 그렸다. 

2015년에는 전세가격 오름폭이 매매가격 상승분을 상회하면서 1억2715만원까지 축소됐다. 1억원 안팎의 현금으로도 전세를 끼고 집을 추가 구입하는 갭투자가 유행을 타기 시작한 것도 이 시기부터다. 

이후 전셋값은 안정세에 접어들고 주택 거래량 증가로 매매가격은 크게 뛰어오르면서 2016년 갭투자 비용은 1억4403만원, 2017년에는 1억9250만원으로 늘어난 데 이어 올해는 2억원을 넘어서게 된 것이다. 

연초 매매가 급등과 전세가 약보합세가 맞물리면서 갭투자비용이 늘어났다는 분석이다.

갭투자 비용이 이처럼 증가하는 것은 연초 급등한 매매가격은 크게 하락하지 않았지만 수도권 아파트 입주물량의 증가로 전세가는 연초부터 약보합세에 머무르고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114 통계 기준 올해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재건축 제외)는 6억8490만원으로 작년 말보다 6.79% 오른 반면, 전세가는 평균 4억5291만원으로 같은 기간 0.89% 상승하는 데 그쳤다. 

전세가율을 보더라도 갭투자 비용이 최고치에 다다랐던 2008년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가율은 37.38%에 불과했지만, 근래 최저 갭투자 비용을 기록했던 2016년에는 78.89%까지 뛰어올랐다. 

하지만 이후 전세가율도 떨어지기 시작해 지난해 말 70%에서 이달 들어서는 66.14%까지 떨어졌다. 갭투자 비용은 전세가율이 낮을수록 늘어난다. 

구별로 보면 강남3구의 갭투자 비용이 특히 높았다. 서초구는 5억4450만원으로 전년(4억5203만원)대비 1억원 가까이 늘어난 데 이어 강남구와 송파구는 각각 5억3479만원, 4억9026만원으로 3구 모두 서울 평균의 2배를 웃돌았다. 

강남3구의 갭투자 비용은 서울 평균의 2배를 웃돌았다.

비강남권에서는 용산구의 갭투자 비용이 4억3261만원으로 가장 높았다. 이어 양천(3억61만원), 성동(2억9403만원), 광진(2억6547만원), 마포구(2억4188만원) 순으로 나타났다. 

지방에서는 세종시가 1억8313만원으로 가장 높았고, 제주(1억1258만원), 부산(1억12만원) 등의 지역도 갭투자 비용이 1억원 이상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문가들은 올해 입주물량 증가로 전셋값 약세가 지속될 경우, 갭투자자에 나섰던 다주택자들이 역전세난 등의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를 내놓는다. 

특히 전세에 이어 매매가격까지 약세를 나타낼 경우 갭투자자들이 샀던 주택들이 시장에 급매물로 등장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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