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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신문 교양공감] 암 보험 광고의 숨은 매커니즘

[공감신문 교양공감] 위암, 폐암, 대장암, 전립선암, 유방암… 그리고 갑상선암, 기타피부암, 제자리암, 종양 등. 아마도 남녀노소 꽤 익숙하게 들어보았던 '암'의 명칭들일 것이다. 그리고 이런 질병명을 알고 있는 까닭은 대체로 광고 때문일 수 있다.

위암이나 폐암, 대장암 등의 경우에는 이전부터 한 번쯤 들어봤을 기회가 꽤 많았었지만, 기타피부암이나 제자리암과 같은 용어는 이제 10대들에게도 낯설지가 않다. 구체적인 질병명을 제시하는 이러한 암 보험 광고들의 범람으로 인한 결과다.

질병 이름이 구체적으로 드러나는 암 보험 광고. 그 이유는 무엇일까? [pixabay/cc0 creative commons]

왜일까? 광고에 노출되는 이들이 거부감을 느낄 수도 있을 법 한데, 어째서 이름만으로도 거북한 질병명을 전면에 노출하는 것일까? 다른 상품 광고들과 비교해 생각해보자면 명쾌한 답이 나올지 모른다.


■ 대부분의 광고는 이미지를 앞세운다

대부분의 상품 광고는 이미지를 강조한다. 단시간 내에 소비자에게 강렬하게 어필하기 위해서다. 또한 대중들이 좋아할만한 연예인을 모델로 내세우는 경우도 눈길을 끌기 위해서다.

이들은 제품을 소개하는 광고 카피를 쓰기도 하는데, 이런 카피들은 대부분 성적 이미지를 연상시키는 경우가 많다. 가장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자연주의'를 내세우는 요즘 화장품들 [Pixabay / CC0 Creative Commons]

여성들이 주로 이용하는 화장품 광고에서도 이미지는 중요하다. 특히나 여성들 피부에 직접 닿는 여성용품의 경우는 더욱 그러하다. 이전에 생리대 광고에서는 착용감과 흡수를 강조 했었기에, 스포츠를 즐기거나 하는 이미지가 주를 이루었었다.

최근엔? ‘한방’이나 ‘자연친화적’인 느낌을 강조한다. 최근엔 ‘안전한 생리대’를 찾아 쓰는 여성들이 늘고 있다. 더 비싸더라도 걱정 없는 생리대를 쓰겠다는 것이다. 소비자가 어떤 것을 원하는가에 따라 광고는 각각의 이미지를 제시한다.

자동차 보험 광고의 경우는 수호천사 같은 이미지다. 늘 우리 곁에서 언제든지 달려올 수 있을 것 같은 이미지를 강조한다. 그런데 왜, 암과 같은 질병 관련 보험 광고는 이러한 것일까?


■ 질병 이름 자체가 광고효과를 낼 수 있다고?

코미디의 왕이었던 故이주일씨의 금연 공익 광고 방영 이후 금연 효과. [sbs뉴스]

사실 암이나 치과 등 질병 보험 광고는 심리 효과를 이용하고 있다! 보험이란 사전적 의미로 재해나 각종 사고 따위가 일어날 경우의 경제적 손해를 대비하고자 하는 것이다. 보험이 팔리려면, 소비자들이 예상치 못한 재해에 대비하려는 심리를 가져야 한다.

우리가 일상에서 이러한 질병에 대해 대비하고자 하는 생각을 그리 많이 하는 건 아니다. 주변에서 질병 때문에 힘들어 한다는 안타까운 소식을 들으면, 그때서야 한번쯤 생각해보곤 한다. 매일 일상에서 이러한 질병이나 암에 대해 생각한다면 너무도 힘들 것이다. 특히나 우리가 거의 들어보지 못했던 ‘기타 암’이나 ‘종양’들의 경우 더욱 그러하다.

그래서 광고에 이런 ‘질병의 이름’들이 나열되기 시작한 것이다. ‘이렇게나 많은 질병들이 있다!’는 것을 강조하는 것. ‘사람이니까 언젠가 아플 수 있겠지?’라는 막연한 생각에 구체적인 이미지를 제시하는 것 자체가 광고 효과를 불러오는 것이다.


■ 구체적인 것들을 제시하면, 그 중에서 고를 확률이 커진다

질병에 대한 불안감은 우리를 한 가지에 포커스를 맞추게 한다. ‘질병’! 그래서 그들이 제시하는 구체적인 선택지 중에서 선택해야할 것 같은 심리 효과를 갖게 한다. 이 보험을 들어서 대비할 것인가? 아니면 나중에 다른 보험을 알아볼 것인가? 혹은 그냥 신의 뜻에 맡길 것인가.

선택지를 구체적으로 제시하면 소비자들은 '그 중'에서 고르게 된다. [Pixabay / CC0 creative commons]

그들이 그렇게 구체적인 것들을 제시하며 우리의 선택지를 줄이는 것은, 다른 마케팅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마트에서도 마찬가지다. 동네 슈퍼에서 내가 먹고 싶은 맛의 콘 아이스크림이 없으면 다른 곳으로 갈 것이다. 하지만 이보다 조금 큰 마트의 경우라면 그렇지 않다. 이보다 더 여러가지의 콘 아이스크림을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여기에도 내가 먹고 싶은 맛의 아이스크림이 없을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그 중에서 고른다. 심지어 세일도 하니까.


■ 손실을 회피하고자 하는 심리가 광고에 적용된 것이다!

게다가 누구나 손실을 피하고자 한다. 이렇게 성실하게 하루하루 살고 있는데, 하루 아침에 큰 병이 닥치면 어떻게 되겠는가? 물론 잘 치료하고 호전되어 다시 건강을 되찾을 수도 있다. 하지만 거기에 만만치 않은 치료비가 들것이고, 여태껏 쌓아온 경력에도 지장을 줄 수 있다. 가장 무시무시한 건, 아무래도 가족의 희생이다.

가족들이 힘겨워하는 장면 역시 암 보험 광고에 숨겨진 또 다른 전략이다. [Pixabay / CC0 Creative Commons]

그래서 암 보험 광고에서는 힘들어하는 가족의 이미지도 슬며시 보여준다. 그들의 경제적인 부담이 어느 정도인지도. 이런 광고를 본 소비자들은 손실회피 성향(Loss aversion)을 드러낼 수 있다. 미국의 행동 경제학자 에이모스 트버스키는 이런 심리학적 이론이 마케팅과 결합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를테면 암 보험도 이런 것이다.

소비자들이 손실을 피하고 싶어서 구매할 수 있다는 것. 이를테면 필요치 않던 물건인데 엄청난 세일을 하면 ‘어머, 저건 사야돼!’라는 마음을 먹을 수도 있다. 왠지 안사면 나만 손해보는 것 같아서다.

병원에서의 조기 암 진단에 대한 광고도 마찬가지다. 주기적으로 건강을 검진하자는 문구보다, ‘조기에 암을 잡지 않으면 더 큰 화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한다. 그게 광고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은 손실을 피하고자 할 테니까.


■ 암 보험 광고 속 매커니즘, 순응할 것인가 이용할 것인가

물론 미리 대비해두는 것이 좋지만, 심리적 효과를 그저 받아들이기만 해서는 안 될 터다. [Pixabay / CC0 Creative Commons]

한치 앞을 알 수 없는 앞날이기에 미리 대비하는 것은 좋다. 비가 올 때를 대비하여 미리 우산을 준비해두고, 겨울철에 수도가 동파 될까봐 조금씩 물 줄기를 떨어뜨려 놓았던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이제 이러한 심리적인 매커니즘을 알게 된 이상, 광고나 상품 마케팅이 기대하는 효과에 그저 순응할 리는 없게 될 거 같다. 하지만 또 반대로, 우리가 업무적으로 이용해보면 어떨까 싶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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