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헐적 폭우로 난민 숙소 일부 침수, 본격적 우기 시작되면 피해 커질 듯

[공감신문] 지난 2016년 10월, 2017년 8월. 2차례에 걸친 미얀마 정부군과 로힝야족 반군의 유혈 충돌로 70만명의 로힝야 난민이 방글라데시로 도피했다. 현재 방글라데시 난민촌에는 약 90만명 이상의 로힝야족이 거주하면서 세계 최대 규모의 난민촌을 형성했다. 

'인종청소'를 피해 로힝야족 난민이 방글라데시로 피신했지만, 몬순 강우가 시작되면서 난민촌의 침수가 우려되고 있다.

이 난민촌에 몬순 강우가 시작되면서 난민들이 자연재해에 노출됐다. 현재 방글라데시에 폭우가 내리면서 난민 숙소 일부가 침수됐으며, 일부 도로는 빗물이 고여 온통 진흙탕으로 변했다.

20일 AFP 통신에 따르면, 최근 방글라데시 남부 콕스바자르 등지에는 본격적인 우기를 앞두고 강력한 폭우가 간헐적으로 쏟아지고 있다. 

유엔 국제이주기구(IOM)의 피오나 맥그리거 대변인은 “난민촌 내에 물이 잠기는 지역이 목격됐으며 일부 도로들은 진흙 구덩이로 변했다”고 전했다. 

로힝야족 난민 누룰 하크는 “폭우가 내리면서 난민촌 도로가 깊은 진흙 수렁으로 변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유엔 난민기구는 방글라데시 난민촌에 있는 약 15만명의 로힝야족이 폭우가 유발할 수 있는 재난에 노출돼 있다며 10만명 가량을 안전지대로 대피시켰다. 

난민촌의 도로가 폭우로 물에 잠긴 모습.

이미 몇 달 전부터 난민 구호단체 등은 몬순 강우로 인한 난민촌의 피해를 우려해왔다. 

앞서 지난해 방글라데시에서 연중 강수량이 가장 많은 콕스 바자르에서는 몬순 기간에 산사태, 홍수 등으로 170명이 숨졌다. 폭우가 쏟아졌던 2012년에도 100명 이상이 목숨을 잃은 바 있다. 

난민 숙소는 민둥산 비탈에 대나무 비닐 천으로 얼기설기 지어져 있다. 폭우를 만나면 곧바로 쓸려 내려갈 만큼 위태로운 상황인 것이다. 특히 빗물이 고이는 저지대의 난민 숙소는 폭우가 내리면 물에 잠길 가능성도 높다. 

현장 구호전문가들은 “폭우에 대비해 콘크리트와 모래주머니 등으로 보강 공사를 해 놓았지만 큰비가 내린다면 재앙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아울러 난민촌에 콜레라 등 수인성 질병의 유행 위험도 커지고 있다. 우기에는 땅을 파 만든 간이 화장실이 넘쳐나기 때문.

난민촌에는 저지대에 숙소가 빼곡하게 들어서 있어 폭우가 내리면 고스란히 물에 잠길 가능성이 높다.

세이브더칠드런의 대프니 쿡 대변인은 “이번에 내린 비로 벌써 피해가 발생했다. 몬순 강우가 제대로 닥치면 더 큰 위험이 닥칠 것”이라며 “큰 폭풍이 닥치면 재앙과 다를 바 없는 상황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해 11월 미얀마와 방글라데시는 로힝야족 난민의 본국 상환에 합의했다. 하지만 난민들이 신변안전과 시민권이 보장되지 않은 본국행을 거부하면서 그 시점이 늦춰지고 있다.

최근 미얀마를 방문한 우르술라 밀러 유엔 인권담당 사무총장보는 로향야 난민의 본국 송환을 위한 미얀마 측의 준비가 미미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그는 “난민들이 계속 보건 서비스를 받기 어려우며 로힝야족 난민들이 신변보호나 이주에 대한 두려움을 갖고 있다”며 “난민을 위한 임시 수용소 시설도 한심한 수준”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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