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등 기관투자자, 주주제안 통해 정관개정하고 경영 정상화 해야"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공감신문] 갑질과 탈세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한진그룹 조양호 회장이 전날인 22일 사과문을 발표했다. 사과문에는 조현아 칼호텔네트워크 사장과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를 그룹 내 모든 직책에서 사퇴시키겠다는 내용이 포함됐지만, 그 진정성이 의심된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특히 조현아 사장이 ‘땅콩회항’ 사태로 대한항공 부사장 직에서 물러났다가 집행유예 기간이 채 끝나기도 전에 계열사의 임원으로 경영에 복귀한 사례가 있는데, 이점 때문에 조양호 회장이 더욱 진정성이 있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바른미래당 채이배 의원(비례대표)은 23일 논평을 통해 조양호 회장의 사과문 발표로도 갑집, 탈세 논란은 해결되기가 어렵다고 지적했다.

채이배 의원은 "현재 수면에 올라온 한진그룹 총수일가의 갑질과 탈세 문제는 재벌그룹 ‘가족경영’의 문제점을 보여주는 한 단면에 불과하다. 가족경영의 문제점은 대부분 제왕적이고 전횡적인 경영행태로 발현되는데, 그 대표적 사례가 안하무인식의 갑질과 법률조차 무시하는 행동이었던 것이다"고 꼬집었다.

조현아와 조현민(왼쪽부터)

한진그룹의 문제는 이번 논란에만 그치지 않는다. 채 의원에 따르면 조 회장은 재무상태가 좋지 않은 대한항공과 계열사로부터 성과에 관계없이 고액의 보수를 수령하고, 한진칼과 대한항공으로의 회사분할 후에는 양쪽 회사 모두에서 보수를 받았다.

대한항공의 퇴직금 지급 규정을 변경해 고액 퇴직금 수령 근거를 만들기도 했으며, 싸이버스카이, 유니컨버스 등 조 회장 자녀들이 지분을 보유한 회사에 일감을 몰아줘 대한항공의 이익을 편취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과징금을 부과받기도 했다.

채이배 의원은 “국민은 바보가 아니다.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려는 의지는 전혀 없으면서, 그저 소나기를 피하겠다는 생각으로 내놓은 임시 방편들로 국민을 두 번 속일 수는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조양호 회장에게 “최소한 자녀들의 갑질에 대해 책임을 느끼고 문제를 근본적으로 개선하고자 한다면, 회사의 정관을 개정할 것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회사의 정관 개정과 관련해 SK 텔레콤의 경우는 ‘금고 이상의 형의 선고가 확정된 때’에는 이사가 결원인 것으로 보도록 정관에 명시하고 있다. 실제 최태원 회장이 유죄 선고를 받은 이후, SK 텔레콤의 임원으로 복귀하지 못하는 상태다. 이에 한진그룹 역시, SK 텔레콤처럼 불법행위자가 경영진으로 복귀할 수 없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에 힘이 실리고 있다.

바른미래당 채이배 의원

채 의원은 “지금까지 한진그룹과 그 총수일가의 행태에 비춰 볼 때 자발적인 개선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결국, 근본적으로 기업의 지배구조개선을 위해서는 주주가 나설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올해부터 기관투자자들의 주주권 행사 지침인 스튜어드십코드가 시행되므로, 국민연금 등 기관투자자들은 투자기업의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서 부도덕하고 불법행위를 일삼는 경영진들을 견제하고 감시할 수 있는 역할을 해야 한다. 한진그룹의 경우도, 자발적 개선이 없다면 국민연금 등 기관투자자들이 주주제안을 통해 정관개정에 나설 것을 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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