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짝 월경·文대통령 靑초청·北수뇌부 거수경례 등 상호존중 행보 돋보여
[공감신문]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7일 진행 중인 남북정상회담에서 예상하지 못한 극진한 예우를 보이면서 감동적·역사적인 장면이 잇따라 연출되고 있다.
두 정상은 첫 만남에서부터 서로를 먼저 배려하고 친밀감을 표출하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깜짝 월경’, ‘김 위원장 청와대 초청’, ‘북한 군사 수뇌부의 거수경례’ 등 당초 계획되지 않은 연속된 순간은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9시 30분 남북분단 상징인 군사분계선(MDL)을 앞에 두고 김 위원장에게 “여기까지 온 것은 위원장님의 아주 큰 용단이었다. 우리는 역사적인 순간을 맞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김 위원장은 “정말 마음 설렘이 그치지 않고 대통령께서 이렇게 나와서 맞이해준 것에 대해 정말 감동입니다”라고 화답했다.
두 정상은 간단히 인사를 나눈 뒤 우리 측 땅에서 나란히 기념촬영을 했다. 이후 문 대통령이 “나는 언제쯤 북측으로 넘어갈 수 있겠느냐”라는 물음을 던지자 김 위원장은 “지금 넘어가 볼까요”라며 문 대통령의 손을 이끌고 북측 땅으로 10초간 넘어갔다.
양국 정상이 차례로 남북 땅을 밟는 모습을 보이자, 인근에 도열해 있던 남북 수행원들은 일제히 박수를 보냈다. 북측 기자 1명은 감동을 받은 듯 눈물을 흘렸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우리측 전통 의장대가 도열한 판문점 자유의집 우회도로를 통해 공식 환영식장으로 향했다. 의장대는 두 정상이 전통 가마를 탄 모양을 형상화한 모습으로 보이도록 편성됐다.
문 대통령이 환담에서 “오늘 보여드린 정통 의장대는 약식이라 아쉬운데, 청와대에 오시면 훨씬 좋은 장면을 보여드릴 수 있다”고 제안하자 김 위원장은 “아 그렇습니까. 초청해주시면 언제라도 청와대로 가겠다”라고 답했다.
특히 북한군 수뇌부가 문 대통령을 향해 거수경례를 하는 장면은 많은 이들에게 놀라움을 선사했다.
이날 오전 9시 40분께 치러진 의장대 사열 및 수행원 소개 시간에 리명수 총참모장과 박영식 인민무력상이 문 대통령을 향해 거수경례를 했다. 리 총참모장은 우리군 서열로 따지면 합참의장에 해당하며 박 인민무력상은 국방부 장관 격이다.
양 정상은 남북 수행원 소개를 끝낸 후 계획에 없던 즉석 기념촬영을 가졌다. 이는 김 위원장이 “사열 후 돌아가야 하는 분들이 있다”고 말한 데에 문 대통령이 배려차원에서 한 제안으로 성사됐다.
두 정상은 오전 10시 15분부터 평화의집 2층 회담장에서 시작된 정상회담까지 훈훈한 분위기를 이어갔다. 양 정상은 모두발언에서 회담에 대한 기대감을 여과 없이 표출했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게 ‘통 큰 대화를 통한 합의’를 제시했고 마무리 발언에서 “오늘 아주 좋은 논의를 많이 이뤘다”며 “남북 국민들에게 전 세계 사람들에게 아주 좋은 선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수시로 만나 마음을 합치자”며 “아직 빙산의 일각에 지나지 않겠지만, 오늘 첫 만남에서 이야기한 것이 발표되고 기대했던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만족을 드렸으면 한다”고 밝혔다.
남북정상회담 오전 일정은 11시 55분께 막을 내렸다. 김 위원장은 본인의 차량을 이용해 북측으로 돌아가 식사를 하고 오후 일정을 대비해 휴식을 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