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경선 교수, 페인트 스프레이 비산먼지 국회 토론회서 심각성 강조

[공감신문] 건물 외벽의 도장 방법인 스프레이건 방식으로 인해 발생하는 페인트 비산먼지가 주변의 민원 수준을 넘어설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페인트 몇 방울 튀는 정도를 넘어 대기환경 오염과 건강권 침해의 심각한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이다.

토론회를 참석한 더불어민주당 박병석 의원과 주최자인 신창현 의원, 박준선 공감신문 대표(왼쪽부터)의 모습. / 고진경 기자

1일 더불어민주당 신창현 의원과 공감신문이 공동 주최해 마련된 ‘스프레이 페인트 발생 비산먼지, 이대로 괜찮은가?’ 토론회에 참석한 유경선 광운대학교 환경공학과 교수는 페인트 비산먼지 문제가 생각보다 간단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유경선 교수에 따르면 페인트 도장기법 중 에어스프레이 도장이 도료의 손실률이 가장 높았다. 에어스프레이 도장은 29%~40%의 손실률을 보였다. 붓이나 롤러를 이용한 도장 기법의 도료 손실률이 4%~8%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는 매우 높은 수준이다.

문제는 손실된 도료가 공기 중에 그대로 퍼진다는 점이다. 특히 먼지발생량은 도료의 VOCs(휘발성유기화합물) 함량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는데, 유 교수는 건축용 수성도료의 먼지발생량이 가장 높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알렸다.

또 페인트 비산먼지 용제 증발로 인해 사이즈가 예상하는 것 보다 더욱 작을 수 있으며, 빠르게 건조가 일어난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유경선 광운대학교 환경공학과 교수 / 박진종 기자

유 교수는 지금까지 자신의 발언을 종합하며 건물의 외부 도장작업으로 인한 페인트 비산먼지 발생 문제가 단순한 민원 제기의 수준을 넘어설 수 있다는 점을 알렸다.

이처럼 위험이 예상되는 페인트 비산먼지지만, 건축현장에서 도장작업을 하는 대부분의 업체들은 시간과 비용을 맞추기 위해 법에서 정하는 비산억제 시설을 설치하지 않고 작업을 진행한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등도 특별한 규제 의지를 갖지 않고 민원이 발생하면 그제야 단속에 나서는 실정이다. 사실상 외부 도장 페인트 비산먼지를 막을 수 있는 뚜렷한 방법이 없는 상태다.

유 교수는 대기환경 문제로 심각한 중국은 미세먼지와 페인트 성분인 휘발성유기화합물에 대한 규제가 매우 엄하다는 것을 전했는데, 우리나라도 중국처럼 대기환경 문제가 심각하지만 규제나 대책은 미흡한 상황과 대비됐다.

정부 등 당국은 페인트 비산먼지로 작업자들이 어떤 영향을 받는지, 주변에는 어떤 영향을 주는 연구나 조사를 해야 한다. 그러나 조치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으며, 도장작업을 시행하는 업체들도 대기환경에 대한 인식이 매우 낮은 실정이다. 실제 도장을 하는 작업자들 역시 오직 작업 결과에만 집중한다.

결국, 국민의 건강권과 대기환경을 위한 연구·조사, 관리·감독이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페인트 스프레이 비산먼지 토론회에 참석한 환경부와 경기도청 관계자.

유 교수는 마무리 발언에서 “‘도료의 비산’ 문제를 해결하려면 사업자나 페인트 제조사에서 정확한 메커니즘(mechanism)과 데이터(data) 등 정보를 공유해야 한다. 중장기적으로는 비산먼지 발생을 억제할 수 있는 도장 기법의 개발과 함께 도료의 함량기준을 지속적으로 낮춰 비산배출되는 휘발성유기화합물을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페인트 비산먼지에 대한 정부의 규제도 중요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사업자와 작업자의 태도라는 의미다. 도장 업체와 작업자들의 교육과 인식 제고 방안이 서둘러 마련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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