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과 인천시 위해 헌신한 청년 많은데 이번 공천은 이해되지 않아"

지난 20대 총선 김을동 후보 선거캠프에서 태극기를 흔들고 있는 정인갑 후보

[공감신문] 6.13 지방선거가 한 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인천광역시당의 공천이 불공정하다는 목소리가 큰 것으로 확인됐다.

인천 서구 마 선거구에 ‘가’번으로 공천 받은 정인갑 후보가 새누리당 출신이며, 지난 20대 총선에서는 민주당 후보를 낙마시키기 위한 선거활동을 펼친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정인갑 후보의 전력도 문제지만, 그가 민주당에서 공천을 받을만한 경력이 충분치 않다는 점에서 불공정한 공천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지난 4월 20일, 민주당 인천광역시당 홈페이지에는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공천심사결과발표’ 결과가 게시됐다. 여느 공천과 같이 다양한 의견이 나왔는데, 특히 정인갑 후보 공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컸다.

한 민주당 당원은 “서구 마 선거구 정인갑이 후보자로 자격이 있는지 의심스럽다. 한국당에 있다가 민주당원이 된 것도 올해 초이며 민주당 구의원 후보자가 될 만한 어떤 활동도 없었던 걸로 알고 있다. 민주당과 서구를 위해 어떤 일을 했는지. 어떤 심사 기준으로 선정 됐는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공천심사결과발표 / 더불어민주당 인천시당

다른 당원은 “지방선거 후보 발표를 보고 경악을 금할 수가 없다. 자유한국당에서 맹활약하던 정인갑을 어떻게 가군 후보로 선정하나? 이번 선거는 지방자치분권의 기틀을 마련해 풀뿌리민주주의가 정착할 수 있는 기회인데 이런 공천은 이해할 수가 없다. 적어도 당을 옮기고 이곳에서 자숙하고 봉사하는 시간이 흐른 뒤 기회를 줘도 늦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정인갑 후보를 개인적으로 미워하지도 싫어하지도 않지만 '기회는 평등하게 과정은 공정하게 결과는 정의롭게'라는 문재인 대통령의 말씀을 다시 한 번 생각해야 한다. 민주당에 뼈를 묻고 지금까지 묵묵히 일해오신 예비 후보님들께서도 추풍낙엽처럼 떨어지는 마당에 이런 공천이 말이 되나”라고 역설했다.

이밖에도 “정인갑은 일전에 새누리당 중앙청년위원회 대변인이었는데 어떻게 민주당에서 공천을 받는지 모르겠다”, “그동안 민주당에 헌신한 인천 청년 분들이 많은데, 자한당에서 활동한 전력이 있는 청년을 공천하다니...” 등의 의견이 나왔다.

실제 정인갑 후보는 ▲2015년 새누리당 인천시당 미래세대위원장 ▲새누리당 김을동 전 국회의원의 비서로 20대 총선 선거캠프에서 활동하는 등 새누리당에서 활발한 정치 행보를 보인 바 있다.

새누리당 활동 당시 정인갑 후보

지방선거 공천과 관련한 문제는 각 지역에서 제기되고 있지만, 인천시 민주당원들은 이번 공천을 특히 남다르게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정부는 지방분권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막상 지방 정치는 전근대적인 방식으로 운영되는 느낌이 짙다는 이유에서다.

인천시당에는 민주당과 지역을 위해 봉사해 온 다수의 당원과 청년들이 존재한다.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이중에는 당과 인천시를 위해 헌신하면서 훗날에는 공천을 받고, 더욱 깊이 있는 정치 활동을 꿈꾸는 이가 적지 않다. 그런데 민주당에서 활동한지 얼마 되지 않음은 물론이고 상대 진영에서 활발히 활동하던 후보가 공천을 받는다면? 상대적 박탈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물론 민주당의 이번 공천이 공정하게 이뤄졌으리라는 점은 의심치 않는다. 그러나 불공정하다는 목소리가 나왔을 때는 반드시 귀를 기울여야하며, 왜 이들이 억울해 하고 불공정하다는 견해를 피력하는지를 알아야 한다.

익명을 요구한 제보자는 “정인갑 후보는 자유한국당·새누리당을 위해 일하던 사람인데 민주당에서 공천을 받았다는 게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이번 공천이 ‘민주당을 위해서였다’는 점을 감안 하더라도 박탈감과 실망감은 지울 수 없을 것 같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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