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투자자들, 구광모 상무에 대한 경영능력 명확히 검증·확인하고 표결해야"

LG 그룹이 후진적인 행태를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공감신문] 지배구조 면에서 비교적 모범적이라는 평가를 받아오던 LG가 승계문제에서는 후진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지난 17일 LG그룹 지주사인 '주식회사 LG'는 이사회를 열어 LG그룹 3세 경영자인 구본무 회장의 아들인 구광모 LG전자 비투비(B2B)사업본부 상무를 사내이사로 추천한다고 알렸다.

LG그룹은 지난 2003년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계열사 간 순환출자 구조를 해소하고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며, 모범적인 지배구조를 갖춘 대기업 집단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LG의 이번 승계 문제와 관련해서는 기존 대기업의 후진적 행태를 답습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구광모 LG전자 비투비(B2B)사업본부 상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바른미래당 채이배 의원은 18일 구광모 상무의 사내이사 추천건과 관련해 “이 결정이 과연 ‘공정한 대우’와 ‘실력을 통한 정당한 경쟁’을 핵심으로 하는 LG의 ‘정도경영’에 합당한지 반문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채이배 의원은 이날 논평을 통해 “구광모 상무는 내부에서조차 가시적인 경영성과를 보여준 게 없다는 평을 받고 있는데, 그럼에도 이사회는 그를 사내이사로 선임하기로 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특히, 채 의원은 구 상무의 LG주식 보유과정을 살펴보면 2003년 0.14%에서 구본무 회장의 양자로 입적되면서 2.8%로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구 상무가 2006년 그룹에 입사하고 휴직하는 동안 지분율은 2.8%에서 4.58%로 늘어났으며, LG전자로 복귀하면서부터는 친부인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과 고모부인 깨끗한 나라 최병민 회장의 증여로 6.24%의 지분을 보유함으로써 3대 주주가 되는 발판을 마련했다”고 지적했다. 즉, 가족 등의 도움으로 3대 주주가 됐다는 것이다.

채 의원은 구 상무가 본인의 능력으로 이뤄낸 것이 전혀 없는데, 대기업의 사내이사가 될 수 있는 상황이 연출됐다는 비판도 내놨다.

바른미래당 채이배 의원

그는 구 상무가 스스로의 실력으로 성과를 올린 적이 없다는 점을 지적하며 “전형적인 회사기회유용과 일감몰아주기를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주식을 매입한 것이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는 의문을 제기했다.

이어 “구 상무는 아버지를 잘 만나서 아무런 경쟁 없이 불과 12년 만에 시가총액 13.6조원인 회사의 사내 이사가 되는 것이다. 씁쓸하게도 최순실의 딸인 정유라의 ‘돈도 실력이다’, ‘능력이 없으면 니네 부모를 원망하라’는 말을 다시 떠올리게 한다”고 꼬집었다.

이밖에도 채 의원은 오는 29일에 임시주주총회가 개최된다면 기관투자자들이 구 상무에 대한 경영능력을 명확히 검증·확인하고 표결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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