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신당, 구체적 내용과 실천방안 전혀 안보여
지방선거 정당공천제… 부작용 보완하는 개혁방안 함께 모색돼야
 
“우리사회에 제3의 정치세력이 필요하다는 점에 대해서는 공감합니다. 하지만 안철수 의원이 말하는 ‘새 정치’에 대해서는 회의적입니다. 새 정치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도 없고, 어떻게 새로운 정치를 실현할 것인지에 대한 구상도 없습니다. 남녀간 연애할 때 무조건 행복하게 해주겠다는 말과 다를 게 뭐 있습니까?”
김재원 의원(새누리당 전략기획본부장)은 최근 본격화되고 있는 안철수 의원의 신당 창당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이었다. 국민들의 입장에서는 현재 양당 체제의 정치구도에 대한 불만족이 크겠지만, 안 의원이 말하는 새 정치가 그 대안이 되기에는 부족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다음은 그와 나눈 인터뷰를 정리한 내용이다.
 
-최근 안철수 의원의 신당 창당이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그 배경을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현재 국민들이 제3의 정치세력을 절실히 요구하고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저 역시 공감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해방 이후 정치구도는 산업화 세력과 민주화 세력이라는 양당 구도가 이어져 온 게 사실입니다. 지금 우리나라는 민주화가 완성됐음에도 불구하고 이후 민주화 세력이 대안을 찾지 못하고 과거의 민주화 투쟁의 영광에만 머물러 있는 것 같습니다. 한편 산업화 세력인 지금의 새누리당은 선진화와 복지국가라는 비전을 갖고 있지만, 결국 이러한 산업화와 민주화 내지 선진화 세력들이 조직화를 통해 사회의 발전적 대안을 마련하는 데 성공하지 못했다고 봅니다. 오늘날 우리나라에는 지역대결구도와 극한적인 이념대결구도 등의 형태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러한 양대 세력의 각축구도에서 현대정치가 이뤄졌으며 지금은 1대1 구도로 굳어졌습니다. 김대중·노무현정부를 거치며 좌우이념의 대결구도가 굳어졌고, 좌우세력이 균등해짐으로써 1대1 구도가 된 것입니다. 문제는 새누리당과 민주당이라는 두 정당이 극한의 대립을 한다는 것입니다. 일본의 경우 보수진영이 조금 분열되면서 생긴 정당들이 이념구도가 아닌 인물대결구도 또는 정책대결구도로 가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좌우이념의 대결구도로만 가고 있습니다. 각각 이념의 뿌리가 민주화와 산업화라는 다른 뿌리를 두고 있어서인지 그 해결이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따라서 현재 양당에서 담아내지 못하는 사회적인 갈등구조 속에서 제3의 정치세력이 정치에 대해 회의를 느끼고 있는 많은 국민들의 의견을 담아낼 수 있다면 그 존재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안철수 의원이 외치고 있는‘새 정치’라고 하는 것이 현재 진보와 보수라는 대결구도에서 포섭되지 않은 새로운 패러다임을 담아낼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하고, 또 그것을 정치적 성과물로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솔직히 안 의원이 그런 능력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회의적입니다. 제가 말씀드린 요구에 충실한 제3의 세력을 만들려고 했던 분은 바로 박세일 교수입니다. 박 교수는 이러한 이념구도를 가지고 제3의 세력을 만들려고 했습니다. 그 당시 새누리당과 민주당은 엄청난 정치적 격변기를 거치며 많은 국민들의 마음을 떠나게 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박세일 교수의 신당이 여러 좋은 대안을 내세웠지만 국민들은 무조건적으로 따라가지 않았습니다. 안 의원은 박 교수가 갖지 못한 대중성과 약간의 홀릭피플과 같은 측면에서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새 정치가 무엇인지, 어떻게 새 정치를 실천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아무런 이야기가 없습니다. 이것이 무리수라고 생각합니다. 남녀간 연애할 때 무조건 행복하게 해주겠다는 말과 같은 말이죠.”
 
-여야의 장기적 대치국면에서 최근 김황식 前 국무총리가 국회강연을 통해‘국회를 해산해야 할 상황’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어떻게 보십니까?
“아마 현재 여야 대치국면이 답답해서 그런 이야기를 하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실제로 국회를 해산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닌데도 그런 표현을 했다는 것은 국민들에게 과거식 정치로 인식될 수 있다고 봅니다. 국민의 선택으로 선출된 대의기관을 해산해야 한다는 발언은 어떤 의미가 담겨있든 좋은 모습으로 비춰지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
 
 
 
-현재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이신데, 한식의 세계화에 대한 입장을 전해주신다면.
“한식을 세계적인 식품산업으로 발전시키자는 근본 취지를 위한 여러 정책적 방향 자체는 온당하다고 봅니다. 특히 농업과 축산, 수산과 임산 등 우리 국민의 먹을거리를 담당하는 농림축산식품부가 이름 그대로 식품까지 관할하게 됐으니까요. 식품산업을 발전시키는 진흥업무를 맡으며 정책적 기획을 잘해야 하는데, 지난 정부 당시 영부인이 한식에 관심이 있다고 해서 단기적 실적을 내기 위해 이벤트 성향을 지나치게 띤 것 같습니다. 한식 세계화 사업이 관료들의 편협한 시각에 그치면서 장기적이고 기획적인 사업으로 나가지 못하고 당장 윗사람들이 생색내기 위한 것으로 전락해버렸습니다. 이러다보니 한식 세계화 사업 전반에 문제를 일으켰습니다. 지금부터라도 생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담뱃값 인상에 대해서도 여러 차례 견해를 피력하셨는데요.
“담뱃값 인상에 대해서는 제가 국회에서 법안을 제출하면서 논란이 일었는데, 물론 찬반이 엇갈리기는 했지만 그 당시 정부가 긍정적인 의견을 가지고 추진했으면 탄력을 받아 충분히 성공할 수 있었던 정책이었다고 봅니다. 흡연율을 낮추기 위해서는 가격인상은 불가피하다고 봅니다. 소득기준으로 담배가격을 비교했을 때 우리나라는 선진국의 절반도 못미치는 낮은 가격입니다. 심지어 아프리카에 비교해도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입니다. 이 상태에서 금연정책을 펼친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습니다. 법안 제출 당시 정부에서 자신감이 없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던 것이 지금도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
 
-내년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는데, 당 전략기획본부장으로서 각오를 전해주신다면.
“새누리당에서는 나름대로 훌륭한 후보들을 많이 보유하고 있습니다. 특히 서울과 경기에서는 석권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광역단체장은 물론 기초단체장에서도 눈에 띄는 압승을 예상하고 있습니다.”
 
공천제 부작용 보완하는 개혁방안 모색돼야
-기초단체장과 기초의원 선거에 있어서 정당공천제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습니까?

“정당공천제 폐지는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으로서 마땅히 이행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단순히 공천제 폐지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지방자치제 전반에 대해 여러 측면에서 살피고 짚어보는 계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공천제가 폐지되고 나면 단체장들이 포퓰리즘성 정책을 강화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지방 재정건전성을 도모하는 정치적 장치도 마련하고, 지방재정 낭비를 견제하는 장치에 대한 충분한 검토가 필요합니다. 더불어 특별시나 광역시에 설치된 구의회가 과연 제 기능을 하는지에 대해서도 검토가 필요하며, 도의회의 기능에 대해서도 본질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결론적으로 정당공천제의 부작용에 따른 제도적 개혁방안이 함께 모색돼야 할 것입니다.”
 
 

-지역구 현안에는 어떤 부분들이 있나요?
“우리 지역구에는 주로 쌀농사를 짓는 분들이 많아 현재 제기되고 있는 쌀 목표가격 인상에 대한 현안이 가장 크다고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어르신들의 비중이 높기 때문에 노인복지에 대한 수요도 많은 편이고요. 인구가 적고 경제력도 크지 않다는 이유로 야간 응급실에 대한 주민들의 요구도 높은 편입니다. 앞으로 다방면에 걸쳐 주민들의 요구에 부합하는 정치를 펼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김재원 의원>
-1964년 12월 20일 출생
-대구 심인고 졸업
-서울대 공법학 학사
-서울대 행정학 석사
-제31회 행정고시 합격
-제36회 사법고시 합격
-서울지검, 부산지검 검사
-제17대 국회의원
-現 제19대 국회의원(새누리당, 경북 군위·의송·청송)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위원
     새누리당 전략기획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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