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구팀, 멕시코 '칙술루브 충돌구' 연구 분석 결과 발표
[공감신문] 약 6500만년 전, 지금의 멕시코 유카탄 반도 인근에 소행성이 떨어졌다.
이 소행성 충돌은 당시 지구 위에서 살아가던 공룡 뿐 아니라 대부분의 지구 생물을 사라지게 했을 만큼 큰 규모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학계는 이 소행성 충돌 지점의 생명체 회복이 수십만 년 가량 걸렸을 것으로 추정했지만, 그 추정을 완전히 뒤바꿔놓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텍사스대학 지구물리연구소의 크리스 로워리 박사 연구팀은 멕시코 유카탄 반도 '칙술루브 충돌구(Chicxulub Crater)'에서 시추를 진행, 암석시료를 채취해 분석했다.
그 결과 대충돌이 있었던 2~3년 뒤 해당 지역에서 조류(操類), 플랑크톤, 작은 새우나 벌레 등이 나타났던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31일 해당 소식을 과학 저널 '네이처'에 전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조류·플랑크톤은 육안으로 파악할 수 없을 만큼 작은 미화석(微化石) 형태로 파악됐으며, 작은 새우 등 보다 큰 유기체의 존재는 암석에서 발견된 굴 흔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멕시코 유카탄 반도의 칙술루브 충돌구는 직경 180km, 깊이 20km 규모의 크레이터(crater, 구덩이)다. 약 6500만년 전 이곳에 소행성이 45도 각도로 부딪혀 백악기 공룡들을 절멸시켰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로워리 박사의 연구팀은 이 대충돌 이후 산사태, 쓰나미 등이 발생해 바닷물에 침전물이 가득했을 것으로 추정, 이 침전물이 몇 년에 걸쳐 가라앉으면서 형성됐을 특정 지층에서 미화석을 발견했다.
로워리 박사는 "침전물의 양과 밀도, 수심 등을 알고 있기 때문에 스토크스의 법칙으로 불리는 방정식을 이용해 지층이 형성된 시간을 계산해 낼 수 있다"며 "우리는 이 지층이 몇 년 만에 형성된 것이란 점을 확신을 갖고 얘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또한 대충돌이 일어난 3만년 쯤 뒤부터 충돌구에는 해저·해수면의 다양한 유기체들에게 먹이가 되는 식물성 플랑크톤이 풍부해졌을 것이라면서, 이 덕분에 충돌구가 건강한 생태계를 유지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기존의 다른 연구팀은 대충돌로 인해 북대서양·멕시코만 등의 생태계 회복에 약 30만 년이 소요됐을 것이라는 연구결과를 내놓은 바 있다. 당시의 연구팀은 소행성 충돌로 유출된 유독성 금속이 인근 수역을 오염시켰을 것이라 추정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