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뉴스
HOME 칼럼공감 정환선의 궁궐이야기
[공감신문 정환선 칼럼] 청의정과 친경례 전통을 잇는 모내기

[공감신문] 2018년 6월 7일 창덕궁 후원 청의정 논에서 농촌진흥청과 문화재청 창덕궁관리소가 공동으로 친경례 전통을 잇는 모심기 행사가 있었다. 2011년부터 창덕궁 직원들 중심의 미미한 수준 행사였다. 이날 행사는 궁궐 밖 원서동 주민과 유치원 학생, 옥류천을 찾은 관람객들이 함께하는 행사였다. 한쪽에서는 떡메치기, 달걀 꾸러미 만들기와 같은 전통체험행사와 쌀로 만든 음식 시식회 등도 함께 이루어졌다.

창덕궁관리소 직원과 농촌진흥청 초청 인사의 합동 모내기 / [촬영=궁궐길라잡이 성주경]

세종은 “나라는 백성을 근본으로 삼고 백성은 먹는 것을 근본으로 삼는다. 농사짓는 일은 의식(衣食)의 근원이고 왕정(王政)에서 앞서 해야 할 바이다”라고 하며 농업을 나라의 근간으로 삼는 중농정책을 펼쳤다. 조선은 임금이 백성에게 권농하는 뜻으로 지금의 제기동에서부터 전농동 일대에 조성한 논인 ‘적전’에 나아가 친히 쟁기를 잡고 농사 시범을 보였다.

궁궐에서 유일한 초가지붕 정자 주위에 논을 만들고 조촐한 친경례 행사를 한다는 것은 여러가지로 뜻깊은 일이다. 모내기 행사는 농사의 중요성을 알리고 친경례의 전통을 상징적으로 재현한다는 의미가 있다. 가을에는 추수 행사를 하고 여기서 나온 볏짚과 모자란 볏짚을 사들여 이엉을 엮어 올려 초가지붕을 깨끗하게 단장하여 관람객들의 서정을 끌어내는 맛과 멋이 있다.

모내기를 위한 논의 흙을 갈아 정리한 모습

인조 14년(1636)에 조성된 옥류천 영역은 소요정(=탄서정), 청의정(淸漪亭), 태극정(=운영정)등의 상림 3정과 소요암이 있는 ‘금원’ 중의 ‘금원’이다. 정자의 ‘정(亭)’자는 경치가 좋은 곳에 놀기 위하여 지은 집이라는 뜻이다. 때문에 주로 사방이 탁 트이고 지대가 높은 곳에 내부를 텅 비운 상태로 지어진다.

숙종이 지은 상림삼정기(上林三亭記)에는 네모난 연못 안에 청의정이 있다. 정조가 지은 청의정 시에 “꽃 아래 돌에서는 거문고 타고, 물 가운데 정자에선 낚시질하네” 시 귀절과 동궐도에 그려진 청의정 주위 연못은 본래 농사를 짓는 논이 아니고 연못이었음을 알 수 있다.

동궐도 속의 상림 3정 연못 속에 청의정이 위치 하고 있다.

청의정의 “청의(淸漪)”는 ‘맑은 잔 물결’이란 뜻으로 정자 주위에 맑은 물이 흐르는 모습을 묘사하고 있다. 정자는 지붕이 둥글고 사각형 기단으로 천원지방(天圓地方)의 철학을 반영하였다. 팔각형 천장 단청은 화려하다. 주춧돌이 옥돌인 기둥에는 주련이 걸렸고 기둥과 서까래는 가느다랗고 날렵한 모습을 뽐내고 있다.

“봄옷 만들어지자 좋은 경치 지나버려 흐르는 물 따라 걸으며 맑은 물결 구경하네”라고 선조의 어필로 게판(揭板)하였다. 청의정 글씨 주위에 화려하게 단청을 한 게판을 창방 위에 세워 걸었다.

창방 위 게판 형식의 단청 속의 “청의정” 편액.

창덕궁 후원은 여러 가지 이름이 있다. 임금이 아니면 아무도 함부로 들어가 볼 수 없는 제왕의 숲이라는 의미의 ‘금원(禁苑)’이 그중에 하나다. 표암 강세황이 후원 규장각뒤에 위치한 희우정에서 정조의 안내로 후원을 관람하고 느낀 소회를 쓴 '호가유금원기(扈駕遊禁苑記)'에는 임금이 아주 각별하게 아끼는 신하들을 불러 후원 유람을 시켰다고 한다.

옥류천 일원은 지금도 관람하는 것은 그리 쉽지않다. 도시에서만 자라는 아이들이 "식탁에 오르는 쌀밥을 나무에서 수확한다"는 답변은 우리 모두를 어리둥절하게 한다. 창덕궁에서는 매년 6월 모내기와 가을 벼베기 행사와 같은 좋은 현장체험 활동프로그램을 마련해놓고 있다. 이번 가을 행사에 자녀들과 함께 교육적 체험 활동 프로그램에 적극 참가해 보기를 제안해 본다.

 

<저작권자 © 공감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여백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지식·공익·나눔 | 교양공감
여백
여백
시사공감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