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대표, 개표 직후 사퇴 시사...당 지도부 전원 교체되나

[공감신문] 자유한국당이 6.13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재보선에서 참패하면서 홍준표 대표의 정치적 치명상이 불가피하게 됐다.

당 지도부의 책임을 묻는 내부 목소리가 커지고 있어 한국당의 대변동이 예상된다.

자유한국당이 6.13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재보선에서 참패하면서 홍준표 대표의 정치적 치명상이 불가피하게 됐다.

선거 당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국당 당사에서 출구조사 결과를 지켜보던 홍준표 대표는 발표가 되자마자 굳은 표정으로 자리를 떴다.

잠시 후 홍 대표의 페이스북에는 “모든 책임은 내가 진다”는 뜻의 “THE BUCK STOPS HERE”이라는 글이 올라왔다.

인재영입위원장과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아 선거를 총지휘 해온 홍 대표는 광역단체장 6곳 수성을 자신했다. 6곳 이상 승리하지 못할 시 대표직을 내려놓겠다고 공언하기도 했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본 결과 대구·경북(TK)을 제외한 전국이 한국당에 등을 돌렸다. 한국당은 사실상 ‘TK 정당’이라는 오명을 쓰게 됐다.

국회의원 재보선에서도 보수의 심장인 경북 김천을 제외한 11곳을 민주당에 내줬다.

선거 기간 내내 홍 대표는 ‘막말’, ‘사천’ 논란에 휩싸이며 당내 분란을 자초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여파에 한반도 비핵화 국면까지 덮쳐 곤경을 치르던 한국당은 고민이 깊어졌다.

남북대화 기류 속에서도 “다음 대통령은 김정은이가 될는지 모르겠다”, “위장평화쇼” 등 보수 강경 발언을 쏟아내 국민의 반발심을 불러일으켰다.

이는 결국 선거운동 기간 일부 후보자들이 당 대표의 지원 유세를 피하는 ‘홍준표 패싱’ 현상으로까지 이어졌다.

선거 기간 내내 홍 대표는 ‘막말’, ‘사천’ 논란에 휩싸이며 당내 분란을 자초했다.

홍 대표가 주도한 공천의 실패도 책임론을 키운다.

그는 최측근인 조진래 후보를 공천한 창원시장 선거와 김대식 여의도연구원장을 ‘꽂았던’ 부산 해운대을 국회의원 재보선에서 완패했다.

‘문재인 정부 방송장악 저지’라는 명분을 내세워 공천했던 서울 송파을 배현진 후보와 충남 천안갑 길환영 후보도 여당 돌풍 앞에 무릎을 꿇었다.

홍 대표는 이르면 14일 오후 최고위원회의에서 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고 대표직에서 물러날 것으로 보인다.

당초 지방선거에서 광역단체 6곳을 확보해 당 대표로서 재신임을 받고 2020년 총선 공천권을 행사하며 차기 대선까지 직행할 것이란 시나리오였으나, 정반대의 불명예 하차를 맞게 된 것이다.

한국당 여의도 당사는 지방선거 참패를 예측한 방송 3사의 출구조사가 발표된 지 두 시간도 지나지 않아 홍 대표 사퇴 요구로 뒤덮였다.

한국당 여의도 당사는 지방선거 참패를 예측한 방송 3사의 출구조사가 발표된 지 두 시간도 지나지 않아 홍 대표 사퇴 요구로 뒤덮였다.

‘자유한국당재건비상행동’이라는 이름을 내건 원외위원장과 당원 10여명은 피켓을 들고 몰려와 “홍준표 대표와 당 지도부 전원은 즉각적이고 완전히 사퇴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홍 대표는 당권 농단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당의 전통과 규정을 무시하며 1인 독재체제를 구축했다”며 “저질스러운 언행을 통해 명예를 중시하는 보수의 품격에 심각한 손상을 입혔고 당을 국민의 조롱거리로 만드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비난했다.

비상행동 회원 명단에는 나경원, 이주영, 원유철, 정우택, 유기준, 이완영, 김성원 의원 등 현직 의원 11명과 당협위원장 52명의 이름이 올랐다.

나경원 의원은 "참여 의사를 밝힌 적 없다"며 삭제를 요청했다.

한국당 안팎에서 홍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 전원이 책임을 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만큼 대변화가 예상된다.

앞서 방송 3사의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된 이날 오후 6시 한국당 종합상황실은 침묵 속에 빠졌다.

홍 대표는 굳은 표정으로 출구조사 결과가 담긴 TV화면에서 시선을 떼지 못했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눈을 감으며 침통한 표정을 지었다.

김 원내대표는 “참담하고 암담한 심정이다. 정당 역사상 이렇게 참담한 결과를 맞이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보수 혁신·변화에 대한 국민적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던 게 오늘 그 결과로 여실히 나온 것 같다. 말이 필요 없이 모든 결과를 겸허히 수용하겠다”고 말했다.

한국당 안팎에서 홍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 전원이 책임을 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만큼 대변화가 예상된다.

당 지도부가 사퇴할 경우 비상대책위 체제를 거쳐 조기 전당대회 개최를 통한 새 지도부 구성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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