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공 보수는 우리 가치 아니고, 좌파적인 분배 정의도 더 이상 올바른 진보 가치 아니다"

박주선 바른미래당 공동대표

[공감신문]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에 이어 바른미래당 지도부까지 6.13 지방선거에서 참패를 인정하고 동반 사퇴하면서 정치권이 요동치고 있다. 이 가운데 야당이 제대로 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중도개혁의 길을 걸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박주선 공동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망연자실하면서 당을 지지하고 당 역할에 기대했던 많은 국민께 참담한 심정으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최고위원 전원이 대표와 함께 동반 사퇴키로 결정했다"고 알렸다.

바른미래당 지도부 총사퇴에는 책임 정치라는 배경이 깔려 있었다.

박 공동대표는 "민주주의는 책임 정치라고 생각한다. 책임은 단호해야 하고 조건이 없어야 한다. 여러 견해가 있을 수 있지만 책임져야 할 사람 입장에서는 핑계에 불과하다"며 이번 선거 결과가 종국적으로는 지도부의 책임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날로 지도부가 총 사퇴한 바른미래당은 김동철 원내대표를 위원장으로 하는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려 당을 이끈다는 방침이다.

바른미래당 비상대책위원회를 맡은 김동철 원내대표

한국당과 함께 바른미래당까지 지도부가 모두 물러남에 따라 정치권의 지각변동이 예상되고 있다.

보수대통합 등 여러 의견이 나오고 있는데, 바른미래당 손학규 6·13 지방선거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은 야권이 중도개혁인 바른미래당을 중심으로 재편돼야 한다고 알렸다.

손학규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선대위 해단식에서 "민주주의는 견제와 균형의 미학"이라며 "사상 최대의 여당 승리로 균형이 무너질 위기에 처해있어 이제는 새로운 야당이 건설돼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남북 화해와 평화체제는 거역할 수 없는 시대적 과제이며 더 이상 반공 보수는 우리 가치가 아니다. 또 좌파적인 분배 정의는 더 이상 올바른 진보 가치가 아니며,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는 게 우리 사회의 중요 가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은 낡은 진보의 표상이라고 지적하며, 그래서 성장과 분배의 조화를 찾는 중도개혁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바른미래당 손학규 선거대책위원장

손 위원장은 이번 지방선거 결과에 대한 의견도 전했는데 "농부는 땅을 탓하지 않고, 어부는 바다를 탓하지 않듯이 국민의 선택을 겸허히 받아들인다"면서 앞서 사퇴한 박 공동대표와 같이 결과를 모두 인정한다고 말했다.

이어 "중도개혁 세력으로서 새로운 정치를 펼치려고 했으나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아 국민과 지지자께 죄송할 따름"이라고 지지층 등 유권자에게 사과의 말을 전했다.

지방선거의 더불어민주당의 압승이라는 ‘역대급 결과’로 인해 야권의 재편이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한국당은 충격적인 결과에 내홍이 시작되는 형국이며, 바른미래당 역시 새 지도부 선출까지 난항이 전망되는 상황이다.

특히, 혼란의 결과가 2020년 총선을 2년 남짓 앞두고 나왔다는 점에서 야권의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다.

야권이 총선 전까지 재편에 성공해 정부와 여당을 제대로 견제할 수 있는 모습을 갖출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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