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질환자 범죄율, 일반인 15분의 1 수준…“‘잠재적 범죄자’ 낙인은 치료환경 악화시켜”

[공감신문] 최근 일부 범죄사건의 피의자가 조현병 환자였다는 사실이 전해지며, 조현병이 범죄발생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조현병으로 병원진료를 받은 사람은 최근 4년간 꾸준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조현병 진료인원은 12만70명으로 집계됐다. [Created by Jannoon028 - Freepik]

26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보건의료 빅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조현병 진료인원은 12만70명으로 집계됐다. 

조현병 진료인원은 2013년 11만3280명에서 2014년 11만4732명, 2015년 11만7352명, 2016년 11만9162명에 이어 지난해까지 꾸준한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조현병은 망상이나 환청, 와해된 언어, 정서적 둔감 등의 증상과 함께 사회적 기능에도 장애를 일으킬 수 있는 정신과 질환이다. 이전까지는 정신분열증이라 불리다가 병명 자체가 사회적 이질감과 거부감을 일으킨다는 지적에 따라 지난 2011년 개명이 이뤄졌다. 

사전적 의미에서 조현(調絃)은 현악기의 줄을 고르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는데, 환자의 모습이 마치 현악기가 정상적으로 조율되지 못했을 때의 모습처럼 혼란스러운 상태를 보인다 해서 조현병이라는 병명이 붙게 됐다. 

아직까지는 그 원인에 대해 명확히 규명되지 않았지만, 유전적요인과 스트레스 등의 환경적 소인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묻지마 연쇄폭행으로 경찰에 검거된 40대 남성 [KBS뉴스 캡쳐]

최근 주유소 기사와 택시기사, 행인 등 시민 4명을 이유 없이 연쇄적으로 폭행한 40대 남성과 자신의 두 자녀를 살해한 뒤 자해를 시도한 30대 남성 등이 조현병 환자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정신질환과 범죄의 연관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각종 연구자료에 따르면 정신질환자의 범죄율은 오히려 낮은 편이다. 

지난해 대검찰청이 발표한 범죄분석 보고서를 보면, 비정신질환자의 범죄율은 1.2%인 데 비해 정신질환자의 범죄율은 0.08% 수준이었다. 정신질환자가 범죄를 일으킬 확률은 비정신질환자의 15분의 1에 불과한 셈이다. 

국립정신건강센터 등의 연구에서도 반사회적 인격장애를 제외하고는 공격성이나 잠재적 범죄가 일반적인 증상으로 발생되는 정신질환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현병 등 정신질환자가 저지르는 범죄 대부분은 치료를 받기 이전에 나타나는 것으로, 정신과 치료가 이뤄진 이후에는 범죄 위험성이 94%나 떨어지는 것으로 전해진다. 

정신질환자의 범죄위험성은 치료 후 94%나 떨어지는 것으로 전해진다. [Created by Kjpargeter - Freepik]

조현병은 도파민 등 신경전달 물질 시스템의 이상 등으로 인한 질환으로, 환각·망상 등의 증상은 도파민을 차단하는 항 정신병 약물을 통해 완화할 수 있다. 

의료계 전문가들은 조현병 환자에 대한 사회적 편견이 심해질수록 환자가 자신의 질환을 숨기거나 약물 복용을 꺼려하게 돼 치료환경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경고를 보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조현병 환자들을 잠재적 범죄자로 낙인찍는 사회적 인식은 바람직 하지 않다”며 “조현병은 우리 생각보다 심각하지 않고 매우 흔한 질병으로 국내 50만명가량이 환자이거나 환자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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