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비투자 증가율, 내년 경제성장률, 지식재산생산물투자 증가율 등 일제히 하락

[공감신문] 한국은행이 올해 성장률 전망과 내년도 전망치를 모두 0.1%p씩 내려잡았다. 올초 30만명대로 내다봤던 올해 취업자수 증가폭도 10만명대로 크게 낮아졌다.

한국은행이 올해 성장률 전망과 내년도 전망치를 모두 0.1%p씩 내려잡았다.

한국은행은 12일 내놓은 ‘2018년 하반기 경제 전망’에서 한국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전망을 2.9%로 내다봤다. 4월 전망치(3.0%)과 비교해 0.1%p 낮아진 수치다. 내년도 경제성장률은 2.9%에서 0.1%p 내린 2.8%로 고쳤다.

한국은행의 올해 성장률 전망이 3.0%보다 내려간 것은 지난해 10월 이후 처음이다. 올해 1월과 4월 전망에서는 한국경제가 3.0% 성장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하향 조정 배경으로는 미·중 무역갈등 심화가 지목된다. 무역전쟁으로 우리 수출에 영향을 미치고 투자도 둔화할 것이란 판단이다.

미국과 중국은 이달 수차례 고율 관세 부과를 결정하며 보호무역의 파고를 키우고 있다. 이에 따라 세계교역을 둘러싼 하방 리스크가 커진 상황이다.

이 같은 세계 정세를 고려해 한국은행은 상품수출 증가율 전망도 4월 3.6%에서 이번 달 3.5%로 낮췄다. 설비투자 증가율은 2.9%에서 1.2%로 1.7%p나 낮게 전망했다.

한은은 그간 설비투자 증가세를 이끈 반도체 등 정보통신(IT) 분야에서 기저효과 등으로 증가율이 큰 폭으로 낮아질 것으로 진단했다. 신기술 부문, 자동화 설비를 제외한 모든 업종에서 증가세가 나타날 조짐이 요원한 상태다.

경제 불확실성도 커 기업들이 몸을 사리며 유지 보수 중심으로 보수적 투자만 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중국이 이달 수차례 고율 관세 부과를 결정함에 따라 세계교역을 둘러싼 하방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

지식재산생산물투자 증가율은 2.9%에서 2.7%로 0.2p 하락했다. 건설투자 증가율 전망치도 -0.2%에서 –0.5%로 낙폭이 커졌다.

한은에 따르면 주거용 건물은 입주 물량 확대로 증가 폭이 꺾이고 비주거용 건물도 올해 감소로 전환할 전망이다. 중앙정부, 공공기관의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이 줄어 토목 감소세가 지속할 우려도 크다.

민간소비 증가율 전망은 4월 전망 때와 같이 2.7%를 유지했다.

양호한 소비 심리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 청년 일자리 추가경정예산(추경)·기초연금 인상 등 정부 정책이 소비 증가세를 뒷받침할 것이란 측면에서다.

다만 한은은 고용 여건 개선 지연, 가계부채 원리금 상환 부담은 민간소비 증가세를 제약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올해 국내 경제는 투자가 둔화하겠으나 수출이 양호한 증가세를 이어가고 소비도 개선 흐름을 보이면서 꾸준한 성장세를 지속할 것"이라며 "2019년에도 수출, 소비 증가세가 이어지면서 잠재 수준의 성장률을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경제 상방 리스크로는 주요국의 확장 재정정책과 투자 증가세 확대와 정부의 경제 활성화 대책에 따른 내수 여건 개선이 꼽혔다.

반대로 보호무역주의 확산에 따른 수출여건 악화와 주요국 통화정책 정상화 가속에 따른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는 경기 하방 리스크를 키울 수 있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한은은 올해 취업자가 전년 대비 18만명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한은은 올해 취업자가 전년 대비 18만명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증가폭은 1월 30만명에서 4월 26만명에 이어 또다시 큰 폭으로 깎였다. 자동차 등 업황 부진과 구조조정이 취업자 증가에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올해 실업률 전망치는 이전과 동일한 3.8%, 고용률은 전보다 0.1%p 떨어진 60.9%로 나타났다. 내년 취업자 증가는 29만명에서 24만명으로 축소됐고, 실업률 전망은 3.7%에서 3.8%로 소폭 올랐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6%를 지켰다. 여기에는 배럴당 70달러를 넘어가는 국제유가와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는 명목임금이 영향을 미쳤다.

식료품·에너지제외 지수와 농산물·석유류 제외 지수 등 근원물가 상승률은 모두 1.6%에서 1.4%로 0.2%p 떨어졌다.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 역시 2.0%에서 1.9%로 내림세를 보였다.

국제유가 강세와 원화 약세에 따른 수입 물가 상승이 물가 상방 리스크로 작용했다. 하방리스크로는 국제유가 하락, 교육·의료 등 복지 확대에 따른 서비스물가 하락 압력이 꼽혔다.

한은은 올해 경상수지 흑자 규모 전망을 650억달러로 제시했다. 국제유가 상승으로 원자재 수입이 늘면서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4월(705억달러)보다 줄어들 것으로 진단됐다. 내년 경상수지 흑자 예상치는 이전 전망보다 60억달러 줄어든 640억달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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