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커버그 CEO 자산, 19조원 증발…이용자 수·성장률 둔화 우려가 폭락 원인

페이스북의 2분기 실적 발표 이후, 주가가 24%나 폭락했다.

[공감신문] 세계 최대 소셜미디어 페이스북은 가짜 뉴스 파문과 정보 유출 스캔들 등 잇단 악재로 이용자 수와 성장률 둔화가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에 시달려왔다.

하지만 이같은 우려가 25일(현지시간) 장 마감 직후 발표된 2분기(4~6월) 실적을 통해 사실로 확인됐다.

실적 발표에서 페이스북은 "매출은 42% 증가한 132억3000만달러, 순이익은 31%가 늘어난 51억달러를 기록했다"라고 밝혔다. 타 기업이라면 훌륭한 실적이라 볼 수 있지만, 페이스북의 사업 핵심과 미래 전망을 들여다보면 달갑지 않은 결과라 할 수 있다.

먼저 매출은 월가 예상치인 134억달러를 하회했다.

일일 이용자 수는 인도네시아, 인도 등 아시아 시장의 성장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11% 늘어난 14억7000만명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도 애널리스트의 예측치인 13%에 못 미쳤다.

유럽 이용자 수는 오히려 전분기보다 300만명 감소한 2억7900만명에 불과했다.

페이스북은 이날 주가가 장중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가 불과 두 시간 만에 24% 추락했다.

데이비드 위너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투자자들과의 컨퍼런스 콜에서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그는 "핵심인 페이스북 플랫폼이 감소하고 있다. 3·4분기에는 분기 대비 매출 증가율이 한 자리 숫자로 떨어질 수 있다"라고 전망했다.

이렇듯 매출 전망은 어두웠지만 비용은 증가하고 있었다. 2분기 총비용은 74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50% 증가했다. 이러한 비용 증가는 페이스북 플랫폼 게시물에 대한 감독을 철저히 하기 위해 들어간 비용 때문이었다.

비용 증가와 매출 하락에도 저커버그 CEO는 페이스북의 보안 문제 해결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사람들을 안전하게 지킬 책임이 있다. 앞으로 보안과 사생활 문제에 대한 투자를 계속해 나갈 것"이라면서 "회사가 보안 문제에 더 신경을 쓸 것이기 때문에 이익이 더 타격을 입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페이스북은 악성 게시물 등 콘텐츠 감시 관리를 위해 올해 말까지 2만명의 모니터 요원을 신규 채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페이스북의 직원은 3만275명으로 지난해 이후 47%가 증가했다.

월가에서는 페이스북의 정보보호가 이용자 수 감소와 광고 매출 저하로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페이스북이 준비 중인 새로운 보안 규정이 적용된다면 이용자들이 광고를 차단할 수 있는 권한을 갖게 돼 광고 수입과 회사의 핵심 비즈니스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진단이다.

월가에서는 페이스북의 정보보호가 이용자 수 감소와 광고 매출 저하로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실적 발표 이후 페이스북은 시간 외 거래에서 주가가 24% 폭락했다. 시가 총액으로 보면 무려 1500억달러(한화 약 168조원)가 날아간 것이다. 이 금액은 헝가리의 국내 총생산과 맞먹는 액수로 알려졌다.

이날 페이스북은 장중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가 불과 두 시간 만에 주가가 폭락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20% 안팎으로 낙폭이 줄었지만, 만약 26일 정규 거래에서도 이러한 수준의 낙폭이 유지된다면 창사 이후 최악의 주가 하락으로 기록된다.

페이스북의 주가 폭락으로 마크 저커버그 CEO의 자산 역시 168억달러(19조원)가 증발했으며, 부자 순위 3위에서 6위로 밀려나게 됐다.

주가 폭락과 관련해 뉴욕타임스(NYT)는 "2016년 대선 당시 러시아의 개입 등 잘못된 정보의 주요 배포자인 것이 드러났고 최근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 파문으로 수천만명의 개인정보 유출 사실이 폭로됐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저커버그 CEO가 의회에 출석해 사과까지 했지만, 지난 2년간 방탄조끼를 입은 것처럼 건재했었다. 하지만 이번 실적 결과로 여러 악재가 쌓이면서 페이스북도 상처를 입기 시작했음을 보여줬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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