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발전 지표, ‘안전’으로 삼을 것”… 디디추싱 운전자가 저지른 성범죄 사건 14건에 달해

여성 승객 피살 사건으로 디디추싱이 위기에 처한 가운데, 창업자들이 공개 사과했다.

[공감신문] 중국판 우버라 불리는 디디추싱(滴滴出行) 이용자가 운전기사에 의해 살해당하는 사건이 계속 발생하면서 거센 비난을 받고 있다.

디디추싱이 창사 이래 최대 위기에 봉착한 가운데, 회사의 창업자들은 공개 사과를 발표했다.

29일 디디추싱의 공동 창업자인 청웨이(程維)와 류칭(柳靑)은 성명을 통해 “며칠 동안 우리는 깊은 침통함을 느꼈다. 회사 창업자이자 총재로서 우리는 자책감을 느낀다. 피해자와 가족, 모든 사람에게 죄송하다고 말씀드린다”라고 사과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세상이 거는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디디는 다시는 ‘규모’, ‘성장’을 발전의 척도로 삼지 않고 ‘안전’을 핵심 발전 지표로 삼을 것이며, 회사 조직과 자원을 안전과 고객 서비스 체계에 쏟아붓겠다”라고 덧붙였다.

창업자들은 공개 사과를 통해 핵심 발전의 지표를 '성장'이 아닌 '안전'으로 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25일, 그리고 3개월 전인 5월에도 디디추싱 등록 차량을 이용한 여성이 성폭행 당한 후 살해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특히 지난 25일에 발생한 사건의 경우, 피해자의 친구들이 디디추싱에 전화를 걸어 운전자의 정보 제공을 요청했지만 회사 측은 “경찰에 먼저 신고하라”라는 답변만 내놓아 더 논란이 되고 있다. 

위급한 상황임에도 디디추싱의 고객센터가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한 것이다.

또한 사건이 발생하기 전날에 한 승객이 살해범의 차량을 이용했다가 이상한 낌새를 눈치채고 디디추싱에 신고했지만, 회사는 아무런 조처를 하지 않았다.

중국 소비자들은 사건 발생의 원인이 디디추싱에 있다고 지적하며 ‘보이콧’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번 사건으로 올해 기업공개(IPO)로 수백억달러를 조달하려는 디디추싱의 계획에는 큰 차질이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

2건의 피살 사건 이외에도 유사한 사건이 한 차례 더 있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디디추싱은 더욱 궁지에 몰리는 모양새다. 

지난해 5월, 충칭시에서 디디추싱 운전기사 쩡(曾)모씨는 여성 승객 저우(周)모씨와 말다툼을 벌이게 됐고, 승객을 살해했다.

하지만 쩡씨는 유족과 금전 보상 합의를 했고, ‘사형유예’ 선고를 받았다. 중국 특유의 사법 제도인 사형유예는 사형 집행을 2년간 유예하고 이후 죄인의 태도를 고려해 무기 또는 유기 징역으로 감형해주는 것이다.

지난 27일 중국의 경제지 차이신(財新)은 법원 자료를 인용해 디디추싱 운전기사가 고객을 상대로 저지른 성범죄 사건이 최소 14건에 달한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불만 여론이 거세지자 중국 당국은 디디추싱에 무거운 책임을 묻겠다고 공표했다.

중국 교통부와 공안부 측은 “관리 책임을 철저히 이행하라”고 압박했고, 이에 디디추싱은 ‘순펑처’ 담당 총경리 황제리(黃潔莉)와 고객서비스 담당 부총재 황진훙(黃金紅)을 면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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