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2000년 정상 왕래 정례화 논의...18년 만에 실현 가능성 높아져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19일 평양 백화원 영빈관에서 평양공동선언을 발표한 후 악수하고 있다.

[공감신문] 19일 평양에서 열린 제3차 남북정상회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서울 방문 결단을 내리면서 양국 정상 간 왕래가 정례화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이날 정오께 문재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9월 평양공동선언문’을 채택한 뒤 발언에서 ‘김 위원장 서울 방문’을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저는 김정은 위원장에게 서울 방문을 요청했고 김 위원장은 가까운 시일 안에 서울을 방문하기로 했다”며 “이는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올해 안에 방문한다는 뜻이다”고 말했다.

이어 “김 위원장의 서울 방문은 최초의 북측 최고지도자의 방문”이라며 “남북관계에 획기적 전기가 마련될 것이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 역시 “저는 문 대통령에게 가까운 시일 안에 서울을 방문할 것을 약속했다”고 공언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오후 평양 옥류관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오찬을 마친 뒤 잠시 테라스로 나와 대동강을 바라보고 있다.

두 정상의 약속은 ‘공동선언문’ 내에도 명시됐다. 선언문에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문재인 대통령의 초청에 따라 가까운 시일 내로 서울을 방문하기로 하였다’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는 문 대통령의 의지가 강력히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자신의 저서에서 과거 정상회담 준비위원장을 맡았던 시절에 대해 “딱 하나 이루지 못한 게 정상회담 정례화였다”고 회상했다.

북한 지도자의 최초 서울 답방이 기정사실화되면서 양국 정상의 왕래가 정례화될 수도 있다는 기대가 표출되고 있다.

앞서 지난 2000년 김대중 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정상회담에서 이같은 내용을 처음으로 합의했다. 당시 정상회담의 결과물인 ‘6.15 공동선언’은 김정일 위원장의 방남 내용을 포함했다.

하지만 북한 지도자의 서울 방문은 실제 추진되지 못한 채 역사 속에 파묻혔다. 이후 2007년 열린 정상회담에서도 정상 왕래에 대한 내용을 구체화하지 못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19일 오후 평양 옥류관에서 열린 오찬에서 대화하고 있다.

특히 매번 평양, 판문점 등 통제된 상황에서 정상회담을 연 북한 지도자가 반대 여론이 거센 서울을 방문한다는 결단을 내린 것은 남북관계 개선에 강한 의지를 가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일각에서는 김정은 위원장이 이전 지도자보다 유연한 사고를 가졌기에 이같은 결심을 내릴 수 있었다고 판단하고 있다. 

실제 김 위원장은 공동선언문 채택을 전 세계에 생중계하는 데 동의했고, 처음으로 육성을 통해 한반도 비핵화를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김 위원장의 서울 방문이 무사히 진행되고, 문 대통령이 다시금 북한을 방문하는 상황이 연출되면 정례화 가능성이 없진 않다. 두 정상의 노력이 남북관계에 획기적인 활력을 불어넣을지 행보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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