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 USTR 부대표 “관세와 함께하는 길고 고된 여정…양측 심하게 다친 후에 해법 도출될 것”

세계 경제 1, 2위국인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전면전에 치닫고 있다. 이 무역전쟁이 양국이 서로 심각한 타격을 입을 때까지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공감신문] 세계 경제 1, 2위국인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이 격화하는 가운데 무역협상이 결렬될 확률이 높아지면서 돌파구가 마련될 조짐이 보이지 않고 있다.

양국의 무역전쟁에 대해 전직 미국 무역대표부(USTR) 전 부대표는 서로 심각한 타격을 입을 때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웬디 커틀러 전 USTR 부대표는 중국 톈진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의 한 모임에서 “가까운 미래에 우리는 관세 세상에 있게 될 것이고 전쟁이 커지는 것을 보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웬디 커틀러 전 USTR 부대표. 그는 트럼프 행정부의 불안에는 공감하지만 관세부과 결정은 지지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커틀러 전 부대표는 “관세와 함께하는 길고 고된 여정에 들어섰다. 이 관세전쟁의 확산으로 미국과 중국 양측이 너무 심하게 다치면서 결국에는 협상에 따른 해법이 도출될 것이다”라고 진단했다. 

현재 미국과 중국은 서로 500억 달러(한화 약 56조원) 규모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미국은 오는 24일부터 2000억 달러(약 224조원), 중국은 600억 달러(약 67조원) 미국산 제품에 추가관세를 부과한다고 예고하기도 했다.

미국은 외국 기업에 대한 기술이전 강요, 지식재산권 절도, 수출기업 보조금 지급 등을 중국의 불공정한 통상 관행으로 지적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은 미국의 개선 요구가 자국 경제의 생장점을 해치려는 패권유지 전략으로 받아들이고 거부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커틀러 전 부대표는 미국과 중국이 협상 테이블로 쉽게 돌아오지 못할 고도의 ‘강대강’ 대치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달 하순으로 예정됐던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에 대해 중국은 아직 명확하게 협상 거부 의사를 밝히지는 않은 상황이다.

커틀러 전 부대표는 “중국 관행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불안에는 공감하지만 관세부과 결정은 지지하지 않는다. 그런 조치가 중국과 세계의 이목을 사로잡고 있지만 미국 노동자, 소비자, 기업을 해치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미 500억 달러 관세가 한두 달 전에 부과 됐고, 여기에 2000억 달러 관세가 부과되기만 하면 세율이 10%일지라도 큰 액수다. 그건 산업과 소비자 양면에서 수입에 악영향을 미치고 시간이 갈수록 미군이 관세로부터 점점 더 많은 타격을 입는 것을 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양국의 관세전쟁은 미국에 유리할 것이라고 전망됐다. 지난해 미국의 대중 수출액은 1304억 달러, 중국의 대미 수출액은 5056억 달러다. 반면 중국의 대미 수입은 1539억 달러(중국 통계국 기준‧미국 상무부 기준 1239억 달러)로 맞불 관세 카드가 한계가 있는 것이다. 

하지만 미국에서도 수입물가 상승이 소비자들의 부담으로 전가되면서 경제에 큰 부담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중국이 보복관세를 예고한 목록 중에는 가구, 식품류, 의류, TV 등 가전, 장난감 등 소비자가 대거 올랐기 때문.

이에 트럼프 대통령이 며칠 내로 관세 부과 대상을 중국 수입품 전체로 확대하는 절차를 개시하도록 지시할 예정이라는 보도가 나오면서 양국의 무역전쟁은 쉽게 해결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저작권자 © 공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